필리핀서 4층 높이 쓰레기 산 와르르… 6명 사망·수십명 매몰
지진과 폭우로 지반 약해졌을 가능성

필리핀 중부 세부시 쓰레기 매립지에서 4층 건물 높이 쓰레기 더미가 붕괴해 노동자 6명이 숨졌다. 당국은 생존 징후가 포착된 구역을 중심으로 수색·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8일 세부시 비날리우 마을의 한 민간 매립지에서 발생했다. 흙과 각종 잔해가 섞인 쓰레기 더미가 갑자기 무너지며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와 관리사무실을 덮쳤다.
이 사고로 이날 오전까지 6명이 사망했고, 최소 34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구조된 12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망자와 실종자, 부상자 모두 매립지와 폐기물 처리 시설에서 근무하던 노동자다. 사고 현장에서는 평소 110명이 근무했으며, 하루 평균 약 1,000톤의 폐기물이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은 산사태를 방불케 했다. 현지 당국이 공개한 사진에는 거대한 쓰레기 더미가 무너져 폐기물 분류 작업 창고의 철판 지붕과 철골 구조물이 심하게 파손된 모습이 담겼다. 제이슨 모라타 세부시 홍보담당 보좌관은 “쓰레기 더미 높이는 4층 건물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당국은 여전히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네스토르 아치발 세부시장은 “특정 구역에서 생존 신호가 확인됐다”며 11일 50톤급 크레인과 구조대원 500여 명을 현장에 추가 투입해 수색을 이어간다고 전했다. 다만 구조 여건은 열악하다. 무너진 양철 지붕과 철근, 가연성 쓰레기 더미가 뒤엉킨 데다 아세틸렌 가스 누출 위험과 불안정한 지반으로 구조대원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사고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무직원 제이로드 안티구아(31)는 “날씨가 좋았는데 아무 전조 없이 순식간에 쓰레기 벽이 쏟아져 내렸다”고 AP에 전했다. 다만 지난해 잇따른 지진과 태풍으로 매립지 지반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아치발 시장은 지난해 9월 규모 6.7 지진과 11월 태풍 갈매기를 언급하며 “쓰레기는 스펀지처럼 물을 흡수하는데, 아래에 물이 고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매체에 말했다.
필리핀에서 쓰레기 매립지 붕괴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 7월 마닐라 인근에서는 폭우로 쓰레기 더미가 무너지며 판자촌을 덮쳐 200명 이상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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