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나무 껍질에 숨은 미생물, 메탄 먹기도 내뿜기도

이채린 기자 2026. 1. 1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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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사이언스 표지에는 호주 습지를 대표하는 나무인 페이퍼바크(Melaleuca quinquenervia) 껍질 사진이 실렸다.

호주 모나쉬대, 호주 서던크로스대 등 공동연구팀은 나무 껍질에 사는 미생물들이 공기 중 메탄, 수소, 일산화탄소를 흡수하거나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8일(현지시간)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최근 나무 껍질에서 메탄이 배출·흡수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어떤 미생물이 관여하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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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제공

이번 주 사이언스 표지에는 호주 습지를 대표하는 나무인 페이퍼바크(Melaleuca quinquenervia) 껍질 사진이 실렸다. 사진 속 페이퍼바크는 호주 보강가르의 습지에서 촬영된 것이다. 넓은 잎을 가진 페이퍼바크는 점토질이나 습지 토양에서 잘 자란다. 

호주 모나쉬대, 호주 서던크로스대 등 공동연구팀은 나무 껍질에 사는 미생물들이 공기 중 메탄, 수소, 일산화탄소를 흡수하거나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8일(현지시간)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나무 껍질에 미생물이 서식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그 종류와 기능, 환경적 역할은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나무 껍질에서 메탄이 배출·흡수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어떤 미생물이 관여하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호주에 있는 나무 8종의 껍질을 채취해 분석했다. 습지에서 페이퍼바크 3종뿐 아니라 카수아리나, 맹그로브, 뱅크시아, 유칼립투스 2종의 껍질을 습지, 해안, 지상 등에서 수집했다. 

연구팀은 껍질 내부의 메탄, 수소,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고 껍질 DNA 분석을 통해 미생물 종류를 파악했다. 그 결과 수소는 대기의 약 8배인 1.17~14.46ppm, 일산화탄소는 대기의 약 200배인 0.66 ~ 13.98 ppm, 메탄은 대기의 약 600배인 136~3378 ppm이 있었다. ppm은 농도 단위로 100만분의 1을 뜻한다. 

나무 껍질 1g당 세균 DNA가 약 53억 개 존재했다. 껍질 1㎡당 최대 6조 마리의 미생물이 사는 셈이다. 연구팀은 "나무 껍질의 DNA 양은 토양과 비슷한 수준이고 물보다 약 200배 이상 많다"라고 밝혔다. 나무 껍질이 거대한 미생물 서식지라는 뜻이다. 

연구팀이 채취한 껍질의 미생물을 실험실에서 분석한 결과 산소가 충분할 때는 미생물이 수소·일산화탄소·메탄을 흡수했다.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산소가 부족하면 미생물이 수소와 메탄을 오히려 생성했다. 즉 저산소 환경에서는 나무 껍질 미생물이 지구온난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실제 숲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나무 껍질이 온실가스를 흡수·방출하는 기후 시스템의 일부라는 점을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환경 조건에 따라 미생물이 기체를 흡수하기도 배출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기후 시스템이 고정된 메커니즘이 아니라 조건에 따라 변화하는 동적 구조임을 시사한다.

<참고자료>

- doi.org/10.1126/science.adu21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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