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트럼프 “국제법 필요 없다…날 막을 건 내 도덕성뿐”

김지은 기자 2026. 1. 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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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인터뷰
왼쪽 사진은 지난해 1월 10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위치한 티우나 요새 군 기지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 중 제스처를 취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오른쪽 사진은 지난 3일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 위치한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베네수엘라 내 미군 작전 이후 기자회견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AFP/연합뉴스

연초부터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미국으로 끌고 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의 도덕성뿐”이라고 말했다. 전날 유엔 산하 기구 등 66개 국제기구에서 미국을 탈퇴시키는 대통령 포고문에 서명하는 한편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획득 의지도 날로 구체화하고 있어, “국제법은 필요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충격을 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무대에서 당신의 권력에 대한 견제 수단이 보이냐”는 질문에 “하나 있다”며 “나 자신의 도덕성, 나의 마음만이 나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건 매우 좋다”며 “나에겐 국제법이 필요 없다. 나는 사람들을 해치려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기자가 재차 “당신의 행정부가 글로벌 무대에서 국제법에 따라야 한다고 보느냐”고 묻자 “그렇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당신이 말한 국제법의 정의가 무엇이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마약 운반선으로 추정된다는 이유로 공해상에서 100명 넘게 사망케 하고, 주권 국가를 침공해 대통령을 미국으로 압송하는가 하면, 쿠바와 베네수엘라, 이란을 향해 위협을 멈추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인한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8일 공개한 관련 인터뷰 영상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가 “1951년 합의문에 따르면, 미국은 원한다면 언제든 (그린란드 내) 군기지들을 다시 열 수 있다. 군인은 원하는 대로 얼마든 보낼 수 있는데,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왠가?”라고 질문하자 “제대로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기자는 “제대로라는 게 소유하는 것인가?”라고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 내게는 오너십(소유권)이다. 오너십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너십이 중요한 이유를 두고는 “내가 성공을 위해 심리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며 “오너십은 리스나 조약으로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오너십은 그냥 군기지를 가질 수 있다는 문서에 서명한 것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들 요소들을 준다”고 말했다.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대응해 그린란드 섬 전역에 군 기지를 세운 미국은 세계대전 뒤에도 섬에 남았다. 이후 미국은 1951년 덴마크와 방위협정을 맺고 그린란드 공군기지에 미군을 주둔시켰는데,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한때 최소 12개의 기지에 10000여명의 병력이 머무르기도 했다. 현재는 ‘비두픽 우주기지’(옛 툴레 공군기지)만 남아 200명가량이 미사일 경보·방어 작전 등을 수행하고 있다.

국제 질서를 무시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각국에서는 우려와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덴마크 총리는 미국이 그린란드 획득을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끝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7일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해 “세계가 강도들의 소굴로 변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가장 비양심적인 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져가고, 일부 지역이나 국가 전체가 소수 강대국의 소유물로 취급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8일 “미국이 점차 일부 동맹국에서 등을 돌리고 있으며 스스로 주도했던 국제 규범들로부터 벗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유엔기구들에서 탈퇴하기로 한 데 대해 성명을 내어 유감을 표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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