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래오래 전 하르방과 이어진 수선화 이야기

식물을 들여다보는 버릇이 있습니다. 회수에서 보통이 넘은 수선을 찾았습니다. '몰마농'(수선화)과 같이 피어 있었습니다. 반듯한, 배우처럼 생긴 수선이었습니다.
우연히 또 '배우 수선'을 만났습니다. '검은여' 인근 낡은 하우스 속에서 줄지어 피어 있었습니다. 재배식물이었나? 앞선 사람이 발견해 재배식물로 변하는 중일까. 이름은 있을까, 가격도 알고 싶었습니다. 눈이 쏟아지는 길을 헤쳐 집으로 가며 야생화의 쓰임과 시장을 생각했습니다.
찻자리에는 다른 손님, '배우 수선'이 와 있었습니다. '금잔옥대'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근사했습니다. 모르는 단어를 배울 때의 반가움, 나와 차 사이에 금잔옥대가 들어왔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금잔옥대를 키웠습니다. 많이 번졌습니다. 우리 우영에도 많았습니다. 장개 가기 전 일입니다. 어머니는 꽃을 비어내고 가지를 심었습니다. 배부름이 먼저였습니다.
수선화를 좋아했던 추사, 추사는 금잔옥대라는 말을 알았을까. 추사는 금잔옥대라 하는 수선화를 좋아한 것 같습니다. 전하는 그림도 그러합니다. '수선화부'의 수선이 금잔옥대입니다. 뿌리를 같이 그렸습니다. 중국에는 접시에서 수선화를 기르는 풍습이 있습니다.
죄를 지어 대정에서 벌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수선화 관련 글을 남기셨습니다. 그리고 또 불편함이 있었는지 수선화를 '골겡이'로 메고 마소에 멕인다고 나무랐습니다.
중국에서 자라는 수선은 중국 사정이 있고, 대정에서 자라는 수선은 대정 사정이 있고. 대정 어르신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쉐가 몰마농을 먹카예?'
'아니여.'
우리 하르방, 오정빈 하르방은 추사 보다 120년도 더 전에 태어나셨습니다. 하르방은 대정에 유배 온 사람을 스승으로 모시고 곁에 살면서 여러 해 공부를 했습니다. 이곳에 자라는 수선을 보았을 겁니다. 수선에 대한 시를 쓰셨습니다. '로응향'이 나옵니다, 시비가 토평에 있습니다.
추사는 '대정 수선'을 '옥영롱'이라고 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옥영롱이 금잔옥대 보다 값이 더 높습니다.

시비 앞에서, 하르방이 앞에 계신 듯 중얼거립니다. 옆에 심은 수선화는 손지 거우다예. 가득 심어신디 누게가 해코지 허멍 망첨신고예. 금잔옥대우다, 사람들이 좋아헙니다. 좋지예? 매엉강 잘 질우민 그것도 좋지예? 근디예 무사 글을 한자로 써수과. 손지의 손지도 하르방 달마그네 요망 집니까. 누가 있어, 시를 말끔히 풀어 하르방 마음이 나타난다면 얼마나 좋으쿠가. 하르방을 자랑하고 싶은디예. 그리고 로응향은 검색해서 알안마씀. 좋은 수선이 생기면 몇 분 가정 다시 오쿠다예. / 오충근 두가시한라봉 농장(식물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