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빈혈엔, 먹는 약보다 정맥주사”…철결핍성빈혈 300만

김영섭 2026. 1. 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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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남녀 빈혈 환자 470만 명 추정…여성 환자의 80%, 철분결핍성빈혈
여성이 빈혈로 어지러움을 느끼고 있다. 심한 다이어트나 생리 때의 과다출혈, 영양 불균형 등으로 철결핍성빈혈을 겪는 여성이 많다. 국내 빈혈 환자는 약 470만 명이고 그 가운데 약 300만명이 철결핍성빈혈 환자로 추정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심한 다이어트와 생리 때의 많은 출혈 등으로 철결핍성빈혈(IDA)을 겪는 여성들에게는 기존의 먹는 빈혈 치료제보다 한두 번의 정맥주사 빈혈 치료제가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 의대 연구팀은 18~51세 미국 여성의 생리 주기와 철분 요구량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구용 철분제는 저렴해 보이지만 흡수율이 낮고 부작용이 많아 실제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맥주사 철분제는 체내 흡수율이 100%에 달해 철 저장량을 빠르게 회복시키고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맥주사 철분제는 경구 철분제보다 헤모글로빈 상승 효과가 약 75% 더 크고, 의미 있는 치료 반응을 보일 확률도 약 45%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경구제는 위장 부작용으로 약 35%가 복용을 중단하는 반면, 정맥주사제는 중단률이 훨씬 낮다.

이 연구 결과(Cost-Effectiveness of First-Line IV Versus Oral Iron for Iron Deficiency Anemia in Women with Heavy Menstrual Bleeding)는 8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블러드 어드밴시스(Blood Advances)》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빈혈 환자의 대부분이 여성이고 먹는 약 중심의 치료 관행이 고착된 국내 의료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국내 인구 약 5150만 명 중 약 470만 명(약 9%)이 빈혈을 겪는 것으로 추산된다. 성별로는 남성의 약 3%, 여성의 약 15%가 빈혈 환자이며 여성이 남성의 4~5배나 된다.

특히 가임기 여성에게 빈혈이 많이 나타난다. 여성 빈혈의 가장 흔한 원인은 철분 결핍이다. 한국 여성의 빈혈 중 70~80%가 철결핍성빈혈로 분류된다. 이를 전체 인구에 적용하면 한국인 300만 명 이상이 철분 부족으로 인한 빈혈을 앓고 있는 셈이다.

생리로 인한 만성적 혈액 손실, 임신·출산 과정에서의 철분 요구량 증가, 다이어트와 영양 불균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여성의 철결핍성빈혈 위험을 높인다. 국내에서도 빈혈이 확인되면 대부분 경구용 철분제가 1차 치료로 권장된다.

이 먹는 철분제는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이라 '보충제'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철결핍성 빈혈 치료용 의약품이다. 물론 철분 보충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형태의 철분제도 시중에 많지만, 이는 치료 목적이 아닌 보충·예방용이다.

반면 정맥주사 철분제는 단 한 번이나 몇 번의 투여만으로 체내 철분을 빠르게 보충할 수 있다. 미국 연구는 정맥주사 철분제가 경구제보다 장기적으로 더 비용 효율적이라는 점까지 제시했다. 경구제를 수개월 복용하는 비용과 병원 방문에 따른 시간 손실을 고려하면 정맥주사 치료가 훨씬 더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국내에는 정맥주사 철분제 사용률을 보여주는 공식 통계가 없다. 다만 임상 현장에서는 "정맥주사 철분제가 필요한 빈혈 환자에게 충분히 쓰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미국에서도 일반적인 철결핍성빈혈 환자보다는 암·심부전·콩팥병 등 특정 환자들에게만 정맥주사 철분제가 주로 쓰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이런 구조가 사회적 비용을 키운다고 지적한다. 경구제 부작용으로 복약을 중단하거나 철분 저장량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 빈혈이 반복되면 생산성 저하, 임신 합병증, 만성 피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기적 부담이 뜻밖에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과다월경을 겪는 여성은 철분 손실량이 많아 경구제만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사례도 많다.

해외에서는 이미 정맥주사 철분제를 1차 치료로 고려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국 혈액학회는 철결핍성빈혈 환자에게 정맥주사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고칠 예정이다. 빈혈은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이다. 하지만 방치하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임신·출산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맥주사 철분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적 전환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경구용 철분제와 건강기능식품 철분제는 어떻게 다른가요?

A1. 경구용 철분제는 철결핍성 빈혈을 치료하기 위한 일반의약품(OTC)이며, 체내 철분을 직접 보충하는 치료 효과가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철분제는 영양 보충·예방 목적으로 쓰이며, 빈혈 치료 효과는 의약품만큼 강하지 않습니다.

Q2. 왜 한국에서는 정맥주사 철분제 사용률 통계가 없나요?

A2. 한국 정부나 학회가 정맥주사 철분제 사용률을 별도로 집계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부 연구는 특정 질환군(예 심부전)의 사용률을 제시하지만, 전체 빈혈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공식 통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Q3. 정맥주사 철분제가 모든 빈혈 환자에게 필요한가요?

A3. 경구 철분제로 충분히 치료되는 환자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다월경, 임신·출산, 위장 장애 등으로 심한 빈혈을 겪는 환자에게는 빠른 철분 보충이 필요하며 정맥주사 철분제가 더 효과적입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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