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 美 CES서 ‘엄지척’…수사 앞두고 출국에 외유성 행보까지
증거인멸 정황 포착된 가운데 경찰은 뒤늦게 통신영장 신청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공천 헌금'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앞두고 출국한 김경 서울시의원이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시의원이 미국에서 증거인멸을 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경찰은 뒤늦게 통신영장을 신청했다.
9일 MBC에 보도에 따르면, 김 시의원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행사장을 방문했다.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김 시의원은 행사장에서 대기업 관계자들과 '엄지 척'을 하며 밝은 모습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도피성 출국'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김 시의원이 외유성 일정까지 소화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부적절한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 시의원은 서울시 산하 기관인 서울관광재단과 서울경제진흥원(SBA)을 통해 CES 출입증을 발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SBA는 CES에서 서울관을 운영 중이다.
SBA 측은 "관광재단이 작년 11월 초 유선으로 연락해 김 시의원의 CES 출입증 신청을 요청했다"며 "문제가 불거지기 전이라 거절할 이유가 없어 신청을 해줬고, 출입증 발급 및 등록은 김 시의원이 개별적으로 했다. 대가가 오가거나 한 것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시의원은 2022년 4월 지방선거 국면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강선우 의원의 보좌관이자 사무국장을 통해 1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는다.
지난해 12월29일 강 의원이 김병기 민주당 의원에게 이를 실토하는 내용의 녹취록이 보도되면서 경찰에 고발장이 접수됐고, 경찰은 12월31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져 있지 않았던 김 시의원은 경찰이 사건을 배당한 당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 시의원은 주변에 '미국에 거주 중인 아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라고 출국 사유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현재 그에게 귀국을 종용하고 있으며, 김 시의원은 이번 주말께 입국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의원이 미국에서 증거를 인멸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김 시의원은 지난 7일 밤 텔레그램에 재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 텔레그램을 사용하고 있던 김 시의원은 탈퇴해 메시지를 모두 삭제한 후 재가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톡에서도 김 시의원이 새 친구 목록에 등장한 것을 보면 이 역시 탈퇴 후 재가입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휴대전화 통신조회 가능 기간은 1년이기 때문에 공천 헌금 사건이 발생한 2022년의 통신 기록을 전산상으로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때문에 당시 사건 관련자 간의 통화나 메시지 등을 확보하려면 실물 휴대전화나 PC 확보가 필수다. 그러나 지금처럼 키맨인 김 시의원이 해외에 나가 메시지 삭제 등 증거를 인멸하고 있고, 강제수사 착수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핵심적인 물증 확보가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김 시의원의 증거인멸 행위가 포착된 전날에서야 통신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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