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 광주 북구청장, 사퇴 돌연 철회…‘안갯속’ 광주시장 선거 영향?
정치권 일각, ‘구청장 3선 도전’ 뒷문 개방 의심의 눈초리
문 구청장 “시·도 통합 논의 전념…시장 출마에 변동 없어”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문인 광주 북구청장이 6·3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예고했던 사임 시점을 불과 하루 앞두고 돌연 철회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 구청장은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는 상황을 입장 변화의 배경으로 들었다.
속도전의 광주전남 행정통합의 불똥이 광주 일선 구청장 사퇴 보류 논란으로 튀고 있는 양상이다. 문 구청장은 급변하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에 직을 유지하면서 구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행정통합에 매진하기 위해 철회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6월 지방선거 북구청장 출마 예정자들은 "행정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의 비판 지점에는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따라 자칫 안갯속에 빠질 가능성도 있는 광주시장 선거 출마 대신 북구청장 3선에 도전하기 위한 정치적 셈법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깔려 있다.
재선인 문 구청장은 그동안 6·3지방선거에서 체급을 높여 광주시장에 출마하겠다며 구청장직 사퇴의 배수진을 쳤다. 이를 위해 지난달 30일 북구의회에 사임통지서를 제출했다.

'광주시장 출마' 사임→퇴임식 하루 앞두고 입장 번복
8일 광주 북구 등에 따르면 문인 북구청장은 광주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이날 예정했던 사퇴를 돌연 철회했다.
문 구청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퇴임 연기 안내문'에서도 "광주전남의 생존과 발전에 사활이 걸린 시도통합 문제가 중차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하여 엄중한 시기에 소임의 다하고자 퇴임식을 부득이 연기한다"고 썼다.
문 구청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광주와 전남은 시도 통합이라는 중대한 역사적 전환점 앞에 서 있다"며 "성공적인 통합 추진에 기여하기 위해 기존에 밝힌 사임을 우선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의 거취를 앞세울 시점이 아니라 북구민의 결집된 목소리를 통합 논의 과정에 담아내야 하는 시기라고 판단했다"며 "공동의 과제인 통합에 우선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구청장은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이는 오는 9일 이재명 대통령과 지역구 국회의원들 간 청와대 오찬 논의 내용을 지켜보려고 사퇴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출마예정자 "북구청장 자리, 개인 정치의 보험 아냐"
이에 대해 북구청장 선거 출마예정자들은 일제히 문 구청장의 행보를 비판했다.
문상필 북구청장 출마예정자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도 통합을 핑계로 한 사임 철회는 책임 있는 결단이 아니다"며 "정치적 계산기를 두드린 끝에 나온 비겁한 회군이자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정달성 북구의회 의원도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은 단순한 판단 변경이 아니라 주민과의 약속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드러낸 것이다"며 "북구청장 자리는 개인 정치의 보험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출마예정자인 정다은 광주시의원도 자신의 SNS 계정에 글을 올려 "행정 최고 책임자의 말과 행동은 천금보다 무거워야 한다"며 "새털처럼 가벼워서는 안 된다"고 썼다.

지역 정치권에선 문 구청장의 갑작스런 입장 변화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선 문 구청장이 광주전남 행정통합 성사시 구도가 불투명해질 광주시장 선거 출마 대신 북구청장 3선에 도전하기 위해 '뒷문'을 열어 놓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문 구청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로지 시도통합만 바라보고 내린 선택이었다"며 "일각에선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 있겠으나 순수한 뜻에서 내린 사퇴 철회에는 정치적인 것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광주시장 선거 출마 대신 북구청장 3선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시장 선거 출마에는 변동 없다"며 "공직선거법에 저촉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동안 준비했던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고 답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사퇴하려면 사퇴 예정일로부터 10일 전 지방의회 의장에게 서면으로 사임 통지서를 제출해야 한다. 문 구청장의 사임 통지서는 지난해 12월 30일 수리됐다.
전날 문 구청장으로부터 사임 철회 통지서를 전달받은 북구의회는 사임 철회가 의회의 의결·승인이 필요한 것이 아닌데다가 사퇴 예정일 전 철회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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