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K뷰티 관광' 지형도…닦고 먹는 것까지 쓸어간다

최수진 2026. 1. 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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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선호하는 바디용품, K-관광상품으로
올리브영 찾는 외국인, 미용기기·미스트에도 관심

“한국 헤어케어, 특히 샴푸 제품들이 새로운 K-스킨케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모폴리탄, 엘르, 에스콰이어, 하퍼스 바자, 세븐틴 등을 보유한 세계 최대 잡지그룹 허스트 매거진이 최근 평가한 K뷰티 트렌드다. 방한 관광객들이 스킨케어를 넘어 두피케어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두피제품뿐만 아니다. 신체에 무엇을 바르고 어떤 것을 먹는지까지 모든 게 ‘머스트 바이(반드시 사야 하는) 리스트’에 오르고 있다. 외국인 고객의 K뷰티 소비가 이전보다 더 ‘한국 소비자 밀착형’으로 이뤄진 영향이다. 

 ◆ 스키니피케이션, 관광템까지 바꿨다

외국인 관광객의 K뷰티 구매 목록이 달라진 것은 외국인 구매 금액 1조원을 돌파한 올리브영을 통해 알 수 있다. 올리브영이 엔데믹 이전인 2022년과 2025년 외국인 고객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한 마스크팩이나 미용소품 등 중심에서 한국식 스킨케어 루틴에 맞춰 여러 카테고리의 상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외국인 구매 상위 10위 상품은 △마스크팩 △패치 △선케어 △세럼·에센스 △크림 등 5개 카테고리뿐이었지만 2025년 들어서는 △클렌징폼 △미용기기 △미스트 등이 추가됐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K뷰티 인기가 지속됨에 따라 실제 한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경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뷰티 트렌드로 올라선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의 K헤어·보디케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스키니피케이션은 두피나 몸의 피부를 얼굴처럼 꼼꼼하게 관리하는 개념이다. 노화 방지 차원에서 모발·손톱 등 세세한 신체 부위까지 제품을 바르는 게 특징이다. 2022년까지만 해도 외국인 매출 상위 100개 상품 가운데 헤어·보디 상품 수는 4개에 불과했지만 2025년에는 15개로 약 4배 늘었다. 

뷰티 플랫폼 화해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2025년 9월 화해 글로벌 웹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K뷰티 검색어는 ‘Korean Shampoo(한국 샴푸)’였다. 특정 제품명을 검색하는 행위 외에도 ‘한국 헤어 샴푸 추천’이나 ‘한국 두피 관리 제품 후기’ 등 헤어 관련 카테고리, 순위, 후기 등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해는 “미국 소비자들의 K뷰티 관심이 얼굴·피부 관리에서 두피·모발 관리(K헤어) 분야까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K뷰티의 강점인 성분 과학과 임상적 접근 방식이 헤어케어에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게 화해의 설명이다. 특히 해외에서 관심 받는 브랜드로는 릴리이브, 헤막 등이 있다. 이들 제품은 탈모 증상에 도움을 주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워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 올리브영에서도 성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세라마이드, 히알루론산 등 수분감 유지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이 함유된 립에센스, 두피 관리에 도움이 되는 헤어토닉·앰플의 인기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 닦고 먹는 것도 K뷰티’…한국 자체가 트렌드

새로운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K-신체 관리’도 하나의 관심사다. 딥 클렌징, 각질 관리, 수분 공급 등으로 이어지는 ‘보디 트리트먼트 루틴(신체 관리)’이 주목받으면서 찜질방, 사우나까지 관광 코스에 포함되고 있다. 

미국 패션잡지 글래머(Glamour)는 2025년 최고의 한국산 보디 스크럽 8가지 브랜드를 소개하며 “서양 제품과 달리 한국 제품은 스파 경험을 집에서도 누릴 수 있게 한다”며 “모든 피부 타입에 적합한 순한 성분으로 구성됐으며 단순 각질 제거만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민감성 피부에 적합하고 트러블을 완화한다는 점을 한국 스크럽 제품의 장점으로 꼽았다. 스킨푸드, 토니모리 등의 브랜드를 추천했다. 

먹는 제품도 ‘K뷰티 구매 목록’에 올랐다. 건강한 식습관, 영양제 등을 통해 피부를 속부터 가꾸는 ‘한국식 이너뷰티 관리법’이 글로벌 트렌드로 올라섰다. 

방한 외국인 가운데 58%는 6개 이상의 K브랜드를 구매하고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2025년 기초화장품 외에도 색조, 피부 건강 식품, 건강 라이프, 퍼스널 등 모든 카테고리를 함께 구매한 고객은 전년 대비 64% 늘었다.

이 역시 한국인을 따라 하려는 트렌드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셀프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몸과 정신의 조화를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확산했다. 1~2년 사이에 웰빙·행복·건강을 합친 개념인 ‘웰니스’가 유행하면서 건강기능식품, 뷰티 디바이스, 보디케어 관련 제품도 인기를 얻었다. 서울시는 한국에서 시작된 웰니스 트렌드에 따라 2025년 10월 최초로 ‘서울 뷰티 및 웰빙 관광 톱100’을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인을 따라 관련 상품을 찾고 있다. 올리브영 외국인 매출 상위 100개 상품 가운데 헤어토닉·앰플, 건강 스낵, 먹기 간편한 젤리 형태의 슬리밍 상품, 슬리밍 기능성 유산균 등이 새로운 상위 제품군으로 포함됐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K뷰티의 최신 트렌드와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뷰티에 관심이 많은 국내외 소비자들이 올리브영을 찾도록 매장에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하고 매력적인 상품을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K뷰티 트렌드를 주도하는 한국콜마 건강기능식품 계열사 콜마BNH에 따르면 이너뷰티 트렌드는 2027년까지 연평균 2%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콜마BNH는 “전 세계적으로 피부, 모발, 장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너 뷰티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해의 10월 K뷰티 검색어 상위권에는 ‘나이아신아마이드 스무딩 바디 로션’과 ‘바이오렉트라 아연 셀레늄’(건강기능식품) 등이 올랐다. 화해는 “화해팀에도 놀라운 클릭 트렌드였다”며 “특히 바이오렉트라 아연 셀레늄은 전통적인 K뷰티 카테고리인 스킨케어나 메이크업 제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사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상위권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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