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단상] ‘홍익인간’이 한국의 근본 정치철학
민심의 강물 봉쇄·역행하면 미래도 없다

2025년은 말 그대로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정치적으로는 불법 계엄을 단행했던 대통령이 탄핵 되었고, 평화롭고도 민주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대통령이 뽑혔으며, 온갖 의혹과 비리를 밝히기 위해 국회에서 특검이 통과되고 새해가 되도록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올해는 다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정치(政治)란 무엇인가? 막스 베버는 권력을 차지하려는 투쟁이면서, 국가 재원의 재분배라고 정치의 의미를 설파했다. 그러나 한문 권역에서의 정치란 정의를 세우는 일이며 불의를 바루는 일이면서 백성의 뜻을 하늘의 뜻처럼 여겨 만인을 이롭게 하는 행위였다. 그래서 홍익인간(弘益人間)이 한국의 기원인 고조선의 건국이념이었다.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개념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국만의 독특한 정치철학이다.
지금 세계의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을 살펴보면 다른 나라를 침략해서 자본을 약탈해 자국의 부를 축적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 미국은 아프리카에서 사람을 잡아 와 노예로 삼아 농업의 부를 축적했고,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 이후 스페인으로부터 괌, 푸에르토리코, 필리핀 등을 획득하며 영향력을 확대했으며 이라크와 전쟁을 일으켜 세계 석유 산업을 쥐락펴락했다. 프랑스는 서아프리카 및 중앙아프리카 국가들인 모리타니, 세네갈, 말리, 기니, 코트디부아르, 부르키나파소, 베냉, 니제르, 차드와 그 외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북아프리카 국가들, 동아프리카 및 인도양 국가들, 중동과 인도까지 속국을 두어 자본을 약탈했다. 영국은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오세아니아, 유럽의 여러 국가를 점령해 자본을 수탈했다. 일본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들의 약소국 침략과 수탈은 더 이상 예를 들 필요도 없다. 세계사에서 우리나라만 다른 나라를 침략하거나 약탈과 수탈 없이 스스로의 노력과 기술, 문화 역량으로 오늘날 선진국에 진입한 유일한 나라다.
정(政)이란 바른 것을 추구하는 것이며, 법규를 통해 어긋나고 잘못된 것을 바루는 뜻이다. 또한 치(治)는 물의 흐름을 따르는 이치이니, 양심과 도덕을 숭상하고 민의를 흐르는 강물처럼 역행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물을 다스리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치수천하(治水天下)'라는 말이 있으니, 중국의 고대 왕조 하(夏)나라의 시조 우(禹) 임금이 있었다. 우 임금의 아버지 곤(鯀)은 항해의 대홍수 때에 제방으로 물을 막는 봉쇄(封鎖) 방식을 사용하다 실패했지만, 우는 물길을 터서 바다로 흘려보내는 방식을 사용해 백성으로부터 칭송을 받아 임금이 되었다.
이처럼 정치에 있어서 치(治)란 언론의 입을 막고, 국가적 폭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며, 정치적 대결 점에 선 이들을 제거하려는 뜻이 아니라 더 넓고 더 크게 포용하는 바다의 심정이 되어야 마땅함을 설파한 것이다. 그렇다고 잘못을 방기하거나 비리에 눈감으라는 말이 아니다. 무엇이 잘못된 길이고 무엇이 옳은 길인지 아는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는 것이 정(政)이니, 적법한 절차에 어긋남이 없어야 하며, 자신과 남에게 모두 평등한 잣대를 대해야 하며, 공정한 법 집행이 이루어지도록 권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 정치의 본령인 홍익인간의 이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민심의 강물을 봉쇄하거나 역행해서는 국가의 미래도 없음을 알아야 한다.
/도정 승려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