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창] 우크라이나 한국교육원 수료식을 마치고

지난 연말 2025년 12월23일은 우크라이나 한국교육원 수료식이 있었다. 전쟁 중인 나라에서 교육원 수료식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전쟁의 어려움 가운데서도 14세 이상 여러 계층의 우크라이나 사람 600여 명이 한국어, 한국역사, 한국무용, 한국노래, K-POP댄스 등을 9월부터 15주간 한 학기 공부하고 익힌 것을 발표하고 수료증을 받는 날이었다.
우크라이나 한국교육원은 2017년 3월 개원하였다. 교육부 산하의 기관으로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보급하고 2~3만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고려인을 교육한다는 취지로 개원했는데 2022년부터 전쟁으로 줌(ZOOM)을 이용한 온라인 수업이지만 해마다 인기가 높아 교육원 수강은 무료이지만 신청 경쟁률이 대단히 높다.
해외에서 한국어를 보급하고 한국 문화 및 K-POP을 전파하는 기관은 교육원 외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원, 세종학당, 코이카, 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문학번역원 등이 있으며 한국의 대학별로 자체적으로 교환교수나 교환학생을 통해 한국어를 보급하기도 한다.
수료식 오픈 행사에서 정창윤 한국교육원 원장은 오늘 아침 공습경보와 단전 단수로 제대로 세면도 못 하고 나왔다며 양해를 구하고 한 학기 수업에 참여한 여러분께 축하와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장기 자랑과 수료식이 진행되는 동안 필자는 묘한 감정에 빠져들었다.
1960~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원조받던 나라였다. 지금은 우리나라에 외국인이 많지만 필자 어렸을 때만 해도 외국인은 미군과 미국평화봉사단원 그리고 선교사가 거의 전부였고 어쩌다 외국인을 보면 미국 사람이라 생각하고 "헬로 기브 미 껌"하고 따라다녔고 좀 커서는 "헬로 미스터 몽키"라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지껄인 적이 있다.
1980년대 대학에 가서는 그래도 외국어를 공부하는 대학에 다녀 영국, 미국 문화원에도 가보고, 프랑스 문화원이나 괴테 인스티튜트라고 불리던 독일 문화원에 가서 영화도 보았다. 그때는 그런 문화원이나 외국어 교육기관이 있는 나라는 무척 잘사는 선진국이라 생각했었다.
장기자랑에서 첫 무대를 장식한 우크라이나 여학생 3인으로 구성된 태권도 팀은 품세와 율동이 뛰어나 최소한 검은 띠는 넘는 실력이라 생각했는데 공연 후 물어보니 WTO공인 2단이라고 얘기해서 놀랐다. 여러 공연 팀이 있었는데 주로 K-POP노래와 댄스를 선보였다. 그중에는 연세 드신 고려인 어른들의 노래자랑이 있었는데 원장의 기타 반주에 맞추어 노래한 사람 중 몇 분은 필자가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분이었다.
우크라이나 한국교육원에서는 연중 1,2 학기 정기 수업 외에 매년 전 우크라이나 한국어 말하기 대회와 K-POP 경연대회를 진행하고, 분기별로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치르고 있다. 지금까지 초급 중급 고급 한국어 교재를 편찬하였고 우크라이나의 한국어 및 문화 보급에 진력하고 있다.
전 세계에 있는 한국교육원과 한국문화원은 한국어와 문화 전파의 첨병이다. 중국의 공자학원이나 일본국제교류기금보다 더 효율적이고 능동적으로 운영하여 전 세계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목말라하는 외국인과 한국이라는 나라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부드럽게 소개하고 가르쳐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올해는 전쟁이 끝나고 우크라이나에도 평화가 찾아와 한국어와 문화가 여러 사람에게 더 많이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아마 올해는 650명 이상에게 한국어와 문화 교육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교육원 원장의 바람이 필자의 바람이었다. 원장님 이하 14명의 강사님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석원 우크라이나 키이우국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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