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서 소외된 은행株…언제쯤 볕들까
정부 장기연체자 빚 탕감에
ELS 과징금 엎친데 덮친격
내달 분기배당 규모가 관건
주주환원 덕에 반등할까 주목

국내 주요 은행주들이 지난해 4분기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과 채권 평가손실 등 잇단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단기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내년 자기자본과 배당 등 주주환원 모멘텀이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코스피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주 소외 현상도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8일까지 한 달 새 KB금융 주가는 5.51% 하락했다. 신한지주(-3.37%), 하나금융지주(-3.47%), 우리금융지주(-4.39%) 등 다른 주요 금융주들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1.03% 오른 것과 대조된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가총액 1~9위 은행주들의 지난해 4분기 합산 당기순이익 전망은 3조415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나온 4분기 합산 순이익 전망이 3조5267억원이었던 데 비해 1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여러 악재가 몰리면서 은행주 실적이 컨센서스를 대폭 하회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날 한화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이들 은행주의 4분기 합산 순이익은 2조633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컨센서스를 20% 이상 밑도는 수준이다.
이는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과 과징금 이슈로 인한 대손비용 등을 예상해 반영한 결과다. 작년 11월 말 금융감독원이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곳에 총 2조원 규모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사전에 통보하면서 전망이 크게 악화됐다.
아울러 정부의 장기 연체자 빚 탕감으로 은행권이 지난해 말까지 배드뱅크 출연금으로 총 3600억원을 납부했다고 알려지면서 부담을 더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 금융지주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예고했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관련 과징금도 4분기 실적에 선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약 4500억~5500억원,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은 2000억~2500억원 내외, 우리금융지주는 1000억~1500억원 정도의 비용을 인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대출 성장세 둔화도 부담 요소다. 은행권 이자마진(NIM)은 기대와 달리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하거나 1bp(0.01%포인트)가량 소폭 하락하는 정체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다만 배당과 직결되는 자기자본(CET1) 비율은 대규모 과징금과 비용 반영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시장의 눈길은 당장 2월 초 실적 발표와 함께 공개될 분기 배당금(DPS)이나 주주환원 정책에 쏠리고 있다. 최 연구원은 "은행주 주가는 밋밋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지만 과징금 손익 반영으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추후 과징금 최종 규모가 확정되면 투자심리가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며 "결산 DPS 상승, 상법 개정안 1월 임시국회 처리 예정 등이 은행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소외 현상이 장기화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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