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품질, 적당한 거리감까지...소소하지만 확실한 쇼핑 만족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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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질수록 소비자는 지갑을 닫고, 주요 유통 브랜드의 매출도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성장을 이어가는 브랜드가 바로 다이소, 올리브영, 유니클로다.
전문가들은 다이소·올리브영·유니클로의 공통된 성공 요인으로 불황기에 최적화된 소비자 심리 공략을 꼽는다.
이어 "다이소는 초저가 전략으로, 올리브영은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과 트렌드를 결합한 방식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며 "유니클로 역시 유행을 덜 타는 기본 아이템 중심 구성으로 구매 실패 위험을 낮추면서 경쟁력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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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속 실패 줄이는 소비 문화 확산
다이소는 가격, 올리브영은 큐레이션 승부
유니클로 기본 중심 전략으로 매출 회복


초저가 전략이 만든 국민가게
다이소는 500원부터 최대 5000원을 넘지 않는 '균일가 정책'으로 고물가 시대에 '국민가게'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연매출은 2023년 3조 4604억 원에서 2024년 3조 9700억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4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망된다.
도내 다이소 매장은 모두 118곳으로 상권을 가리지 않고 연일 쇼핑객이 몰린다. 10대 학생부터 주부, 어르신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생활용품과 문구류, 화장품은 물론 의류까지 장바구니에 담는다.
노형진(29) 씨는 "다이소는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물품을 한 번에 살 수 있어 자취생에게는 필수"라며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출시도 활발해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다이소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가격이다. 일반적인 유통 구조가 제품 원가에 유통비와 판매 수수료를 더해 가격을 정하는 방식이라면, 다이소는 정해진 가격에 제품을 맞춘다. 용기 등 포장재 비용을 낮추고 원재료를 조정해 품질은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전략이다. 특히 2010년대 매출이 1조 원을 돌파한 이후에는 품질 경쟁력도 함께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저렴한데 품질도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소비자 선택을 받았다.

또, 월 600개 이상 신제품을 출시하며 빠른 상품 회전으로 소비자에게 '보물찾기' 같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상품기획자(MD)들은 매일 시장조사를 통해 특정 세대의 트렌드를 포착하면 가격·기능·디자인을 모두 고려한 상품을 신속하게 들여온다. 다이어리 꾸미기 용품과 DIY(만들기) 키트 등은 10대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 발길 끄는 '발견형 쇼핑'
올리브영은 국내 H&B(헬스앤뷰티)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압도적 1위 브랜드다. 2024년 매출액은 4조 7899억 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1~3분기 매출도 4조 25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했다.
올리브영은 도내 주요 상권에 65개 매장을 운영하며 소비자 발길을 끌고 있다. 최나은(28) 씨는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 시간이 남으면 자연스럽게 올리브영으로 향한다. 그는 "올리브영은 다른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인기 제품이 많고,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상품 구성이 강점"이라며 "접근성이 좋아 시간이 뜰 때마다 구경하게 된다"고 말했다.
올리브영의 성장 배경에는 실력 있는 국내 중소·인디 브랜드와의 동반 성장이 있다. 자체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한 브랜드를 적극 발굴하며 판로를 열어주고, 올리브영은 우수한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이다. 지난해 올리브영 채널에서 연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입점 브랜드는 116개로, 2020년 36개에서 5년 만에 3.2배 늘었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 방식도 핵심 경쟁력이다. 올리브영은 고객이 요청하기 전까지는 말을 걸지 않는 이른바 '하프(half) 응대'를 도입해 왔다. 과거 다른 브랜드가 매장 밖까지 나와 고객을 붙잡던 방식과는 상반된 전략이다.

올리브영의 진열 방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리브영은 브랜드 중심이 아닌 이너뷰티·스킨케어·색조 등 카테고리와 트렌드 중심으로 진열 방식을 바꾸며, 중소 브랜드도 소비자의 눈에 띄는 위치에 배치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일부 대기업 제품에 한정되지 않고, 우수한 제품을 새롭게 발굴하는 재미를 느낀다.
로고 없는 패션의 힘
한때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유니클로는 2024년 국내 매출 1조 601억 원을 기록하며 재도약에 성공했다. 불매운동 여파로 한때 매출이 6000억 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브랜드 강점을 앞세운 판매 전략과 운영 개선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유니클로는 현재 도내에 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할인 기간이 겹친 주말이면 계산대 앞에 30분 넘게 대기 줄이 늘어서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정연준(26) 씨는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 아이템을 중심으로 디자이너 협업 제품이나 트렌디한 의류까지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여 자주 찾게 된다"며 "속옷부터 패딩, 양말까지 한 매장에서 해결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접근하기 좋다"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화려한 디자인보다 소재와 기능에 집중하며 실속형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히트텍·에어리즘·캐시미어 등 기능성 소재를 앞세운 라이프웨어 철학은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 아이템 수요를 흡수했다.
이 전략의 중심에는 '생필품 같은 옷'이라는 지향점이 있다. 화려한 디자인과 과도한 로고를 배제하고 단순함과 실용성에 집중한 전략은 불황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는 기반이 됐다. 한편으로는 화이트 마운티니어링·니들스 등 디자이너 협업 컬렉션은 패션 고관여층까지 끌어안았다.
유니클로의 합리적인 가격은 생산 구조에서 나온다. 자체 공장을 두지 않고 100% 협력업체를 통해 생산하되, 대량 주문과 전량 매입을 전제로 품질 관리에 깊숙이 개입한다.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 덕분에 소품종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일부 제품은 100만 개 단위로 생산된다. 이런 구조가 합리적인 가격과 기본에 충실한 제품 구성을 가능하게 했다.
전문가들은 다이소·올리브영·유니클로의 공통된 성공 요인으로 불황기에 최적화된 소비자 심리 공략을 꼽는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구매 실패 가능성을 더욱 따지게 되는데, 이들 브랜드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그 불안을 낮췄다는 분석이다.
김상덕 경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불황기에는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자가 충동 구매보다 실패 가능성을 먼저 따진다"며 "크게 두 가지 선택을 하는데, 하나는 실패해도 부담이 적은 초저가 상품이고 다른 하나는 가격 대비 효용이 검증된 가성비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이소는 초저가 전략으로, 올리브영은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과 트렌드를 결합한 방식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며 "유니클로 역시 유행을 덜 타는 기본 아이템 중심 구성으로 구매 실패 위험을 낮추면서 경쟁력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이원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