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없는 베네수엘라, 더 심해진 공포정치…美는 석유에만 관심
트럼프 "정치범 석방은 나중 문제, 지금은 석유부터"…인권 외면 논란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된 베네수엘라에서 역설적인 공포정치가 번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두로의 심복이었던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정부는 내부적으로 마두로의 몰락을 환영한 반체제 인사들을 색출하기 시작했다.
로드리게스 임시 정부는 마두로 축출 직후 90일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는 보안군에게 미국의 공격을 지지하는 모든 사람을 즉시 수색하고 체포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한다.
NYT는 인권 단체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베네수엘라 보안군이 최근 며칠간 검문소에서 시민들을 심문하고 버스에 올라 승객들의 휴대폰을 검사하는 등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거리에는 소총으로 무장한 친정부 민병대 '콜렉티보'와 경찰 병력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들은 시민들의 휴대폰에서 메신저 앱을 열고 '침공' '마두로' '트럼프' 같은 단어를 검색하며 마두로 체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는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언론인 최소 14명과 시민 6명이 구금됐으나 대부분은 석방됐다.
이런 공포 분위기는 시민들의 삶을 옥죄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서부 술리아주에서 농산물 노점으로 생계를 잇는 한 56세 남성은 "독재자가 이제 감옥에서 춤을 출 수 있겠다"고 외치며 기뻐했다. 이틀 뒤 경찰관 2명이 그의 노점에 찾아와 그를 체포했다. 가족들은 그의 석방을 위해 경찰에 뇌물 1000달러와 과일, 채소를 건네야 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공개적으로는 미국의 군사작전을 "국제법을 위반한 잔혹 행위"라고 비난하며 마두로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 정부와 물밑에서 협력하며 정권의 안정을 꾀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인권 상황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나 코리나 마차도가 이끄는 야권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범 석방 문제에 관해 "아직 거기까지 가지는 않았다"며 "지금 우리가 원하는 건 석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인권보다 석유 확보가 우선임을 분명히 했다.
마두로 정권 핵심 인사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베네수엘라 내무장관은 마두로 석방을 요구하는 관제 시위를 이끌고 있으며, 마두로의 아들 게라는 내부 배신자를 암시하며 추가 숙청 가능성을 내비쳤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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