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5만원 ‘농어촌 기본소득’, 닻은 올렸지만 ‘삐걱’

김창효 기자 2026. 1. 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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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장수 등 10곳 시범사업 개시···행정 절차 지연에 1월 지급 ‘불투명’
권역별 사용처 제한에 주민 불편 호소도···“상권 없는 면에서만 쓰라니”
전북 순창의 한 면사무소에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사업 신청 접수가 진행되고 있다. 전북도 제공

농어촌 인구 감소 및 지역 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사용처 제한규정으로 시행 초기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을 위한 정부의 행정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해당 지역들의 1월분 지급이 미뤄지고 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10개 군과의 최종 협의도 지연되면서 올해 첫 달 지급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1월분 지원금은 달을 넘기면 소급적용 없이 그대로 소멸한다. 적정성 검토결과가 확정되지 않아 소급지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2월분부터는 행정지연이 되더라도 소급지급을 받을 수 있다. 사실상 23개월짜리 사업인 셈이다.

사용처 제한 규정을 둘러싼 불만도 나온다. 면 소재지의 상권이 사실상 붕괴한 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조치라는 것이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기본소득 소비가 읍 지역으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거주지 중심 사용’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때문에 순창군과 장수군의 경우 읍에서 소비할 경우 금액을 5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1개의 읍과 10개의 면으로 구성된 순창군의 경우 북서부권역으로 묶인 쌍치·복흥면 주민은 해당 면 안에서만 기본소득 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 나머지 8개 면 주민은 면 권역에서 모두 사용하거나 월 5만원 한도에서 읍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

장수군 역시 장계·천천면 등 6개 면 주민은 면 지역으로 사용이 제한되고, 읍 사용 한도는 월 5만원으로 묶였다. 한 주민은 “면에서는 식당 몇 곳 외에는 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며 “병원과 마트, 상점이 읍에 집중된 농촌 현실을 조금만 고려했더라면 이런 범위 제한 기준은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들도 난감한 표정이다. 정예지 순창군 기본사회 태스크포스(TF) 팀장은 “농협 하나로마트 등 주민들이 실제로 이용하는 거점 시설의 사용 허용 여부를 놓고 농협 측과 협의 중”이라며 “군 실정에 맞는 사용처를 확보할 수 있도록 농식품부에 지침 완화와 제도 개선을 지속해서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인구소멸 위험 지역을 대상으로 2026년부터 2년간 시범 시행되는 사업이다. 농식품부는 심사를 거쳐 순창·연천·정선·청양·신안·영양·남해·옥천·장수·곡성군 등 10개 시범지역을 선정했다. 해당 지역 군민들은 1인당 월 15만원을 지원받는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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