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 바닥 찍어 … 고품질 아트페어만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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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계를 뜨겁게 달구는 30대 컬렉터가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One and Only)이라는 뜻의 아트페어 아트오앤오(Art OnO)를 창립한 노재명 대표(36)다.
노 대표나 RM처럼 한국 미술시장에서 MZ세대 컬렉터 부상은 도드라진다.
"실제 유럽은 새로 유입되는 컬렉터층이 계속 줄어들고 있어요. 대륙으로 봤을 때 아시아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고, 그중 한국은 젊은 세대 비중이 특히 높죠.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미술품 구매가 부유층만의 취미라는 공식이 깨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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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서경배·RM과 함께
한국미술 파워 20인에 선정
제3회 아트오앤오 4월 2일 개막
아프리카 토종 갤러리 첫 참가
흑인·여성미술 등 다양성 확대

한국 미술계를 뜨겁게 달구는 30대 컬렉터가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One and Only)이라는 뜻의 아트페어 아트오앤오(Art OnO)를 창립한 노재명 대표(36)다. 1990년생 말띠인 그는 단 두 차례 개최만으로 아트오앤오를 국내 상반기 최고의 아트페어로 키웠다. 그 덕에 지난해 말 파라다이스문화재단과 서울대 경영연구소가 선정한 '한국 미술시장 파워 20인'에도 이름을 올리며 홍라희 삼성 리움 미술 명예관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방탄소년단(BTS) 리더 RM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0여 년에 걸친 컬렉션을 모아 놓은 서울 신촌의 수장고에서 만난 그는 쑥스럽다는 듯 말문을 열었다. "명단이 나오고 나서야 알았어요. 아트페어 효과가 컸던 것 같습니다. 아트오앤오를 좋게 봐 주신 분들 덕분에 인정받은 느낌이에요."
같은 30대로 명단에 오른 RM은 올해 10월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SFMOMA)에서 자신의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SFMOMA는 워낙 좋은 미술관이라 놀랐어요. 그 정도 미술관에서 개인 컬렉션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지 않으니까. 그만큼 BTS나 K컬처 파워가 크다고 느꼈어요."
노 대표나 RM처럼 한국 미술시장에서 MZ세대 컬렉터 부상은 도드라진다. 미술관에 2030 관람객이 몰리는 것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 유럽은 새로 유입되는 컬렉터층이 계속 줄어들고 있어요. 대륙으로 봤을 때 아시아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고, 그중 한국은 젊은 세대 비중이 특히 높죠.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미술품 구매가 부유층만의 취미라는 공식이 깨진 것 같아요."
극 I(내향형) 성향인 그를 아트의 세계로 이끈 것은 '수집병'이었다. "10대부터 농구화, 우표, 동전 수집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아트로 이어졌어요. 작품을 수집하기 전에는 피규어를 열심히 모았죠." 그는 "대부분 컬렉터에게 수집 행위 자체가 예술품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며 "다른 수집품은 끝이 있지만 아트는 끝이 없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운동광인 그는 원래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미국 대학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전공했지만, 한국과 미국의 산업 규모 차이를 실감하고 결혼 후 한국에 정착하며 미술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렸다. 연중 전 세계를 돌며 아트페어를 참관하고 작품을 구매한다. 1년 중 해외에서 지내는 시간만 4개월에 달한다. "기존 아트페어는 세일즈 관점이 너무 강해요. 이익을 많이 내는 데만 집중하는 느낌입니다. 저도 참여 갤러리 수를 늘리려면 할 수 있지만, 단순한 판매장이 되고 싶지 않아요. 새로운 작가와 갤러리를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올해 4월 2~5일 열리는 제3회 아트오앤오에는 엄선된 국내외 40여 개 화랑에만 참가 티켓이 주어진다. "너무 큰 페어는 오히려 혼란스러워요. 뭘 봐야 할지 모르죠. 아트오앤오에서 중요한 것은 딱 두 가지, 좋은 퀄리티와 다양성입니다."
아프리카 토종 갤러리가 처음 참가하는 것도 큰 변화다. "지금은 흑인, 여성, 퀴어 아티스트의 시대예요. 미술계에 우스갯소리로 '지금 가장 불이익 받는 집단이 백인 남성'이라고 할 정도로 오랜 시간 주목받던 시장이 뒤집히고 있어요. 미술관이 움직이면 시장이 따라가죠." 그의 비전은 이머징(신진)과 블루칩(유명) 작가의 절묘한 조화다. 2021년 큰 호황을 누린 한국 미술시장은 언제쯤 기지개를 활짝 켤까.
"2차 시장(경매)은 이미 반등 신호를 보이고 있어요. 바닥은 찍은 것 같습니다. 1차 시장도 좋아질 것 같아요. 오히려 지금이 구매자에게 유리한 정상적인 시장이에요. 다만 환율이 큰 변수죠. 국내 미술품 거래는 큰 세금이 없는데, 단기간에 10~15% 비용이 추가된 셈이니까요." 그의 도전은 처음엔 무모해 보였다. 그 역시 '내가 안 하면 아무도 안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작정 시작했다.
"지금 돈을 벌고 있는 상황은 아닌데, 돈을 더 많이 쓰고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제 통장 잔액을 제외하고는 모두 행복한 상황이지요. 금전적인 보상도 결국 따라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날이 머지않았다고 봅니다." 좀처럼 웃지 않는 그의 입가에 환한 웃음이 걸렸다.
[이향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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