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없이는 버틸 수 없다"…유통가, 2026년 생존 공식은 'AI 실행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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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병오년을 맞아 유통 대기업 총수들이 일제히 '인공지능(AI)'과 '실행력', '속도' 등을 경영의 핵심 화두로 꺼내 들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현상과 내수 침체, 글로벌 경기 둔화가 겹친 위기 국면에서 더 이상 준비와 계획에 머물 수 없다는 판단 아래, AI를 중심으로 한 경영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를 도입했다고 바로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를 중심으로 조직과 의사결정 구조 등을 바꿔가야 한다"며 "2026년 유통가는 AI 전략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 활용 수준에 따라 수익성과 조직 생산성에서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며 "저성장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유통업계가 AI를 더 이상 미래 투자 과제가 아닌 현재의 생존 조건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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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고환율 속 준비·계획보다 실행·성과 강조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2026년 병오년을 맞아 유통 대기업 총수들이 일제히 '인공지능(AI)'과 '실행력', '속도' 등을 경영의 핵심 화두로 꺼내 들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현상과 내수 침체, 글로벌 경기 둔화가 겹친 위기 국면에서 더 이상 준비와 계획에 머물 수 없다는 판단 아래, AI를 중심으로 한 경영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년사에서 국내 주요 유통기업 총수들은 AI를 경영 전반의 핵심 인프라로 삼아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실제 성과로 증명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2026년을 '다시 성장하는 해'로 규정하며, 지난 수년간 단행한 혁신은 도약을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모든 준비는 마쳤다"며 "1등 기업에 걸맞은 '톱(Top)의 본성'을 회복하고 시장의 룰을 새로 세우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혁신의 필요성은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왔지만,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2026년에는 계획과 실행 사이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AI를 '강력한 도구'로 규정하며, 이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재화해 변화를 선도하자고 주문했다.
현대백화점그룹과 CJ그룹도 AI를 실행력을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바라봤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업무 전반에 AI가 빠르게 접목되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AX(AI 전환) 인프라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사업 모든 영역에서 속도가 중요해지고, AI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기술이 국가와 기업의 최우선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고 진단하며 "사업 현장에 AI를 적극 도입해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를 앞당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신년사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된 핵심 키워드는 '속도'와 'AI'다. 업계는 시장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기업들이 AI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면서 실행력과 기술 내재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한다. 과거 중장기 투자 과제로 여겨졌던 AI가 이제는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신년사는 AI 도입을 선언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AI를 어떻게 실행하고 성과로 연결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경기 둔화 가운데 기업들은 AI를 통해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6년 유통산업 전망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은 최근 5년 전망치 중 가장 낮은 0.6%에 그칠 전망이다. 온라인 쇼핑만 3%대 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대형마트와 슈퍼마켓(SSM)은 나란히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고환율과 저성장 뉴노멀 시대에 유통기업들은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 AI를 통한 운영 효율화와 고객 경험(CX) 고도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로 AI 활용은 유통업계 현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동원그룹은 단순·반복 업무를 AI에 맡기고, 임직원은 전략적·창의적 영역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단순 업무는 AI에 맡기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일에 몰입하자"며 "임직원 여러분은 업무 전문성과 AI 역량 강화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BBQ는 AI와 데이터 기반 경영을 강조했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그룹 회장은 "AI는 선택이 아니라 BBQ 실행 인프라"라며 "검색·주문·조리·물류·조직 운영 전반을 데이터로 연결해 '제로 마찰' 구조를 구현하고, 감에 의존하던 운영에서 벗어나 수치와 결과로 성과를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임정배 대상 대표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규모보다 내실 있는 성장이 요구된다"며 "일상 업무에 AI를 적극 도입해 임직원들의 업무 효율 향상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커머스 분야에서는 쿠팡이 대표적이다. 쿠팡은 AI 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주문량을 사전에 분석하고, 지역별 물류센터에 상품을 선제 배치해 물류 비용을 줄였다. 이를 통해 로켓배송의 신속함을 높이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더불어 AI 고객센터 시스템 도입으로 상담 대기 시간을 줄이고 매일 24시간 상담을 가능하게 했다.
고객 쇼핑 전반에도 AI를 도입해 개인 맞춤형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다수의 고객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추천 정확도를 높였다. 동시에 자율운반로봇(AGV), 소팅봇, 로보틱 배거 등 첨단 설비를 도입하며 운영 효율과 생산성을 끌어올리고자 했다.
오프라인 유통의 경우 AI는 고객 경험 강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6월부터 AI 쇼핑 보조 서비스 '헤이디'를 운영 중이며, 롯데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잠실점에 AI 통역 서비스를 도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AI 퍼스널 쇼퍼 'S-마인드' 추천을 통해 구매 이력 외 매장 이용·앱 활동 데이터 등을 반영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포스 시스템에 AI를 도입해 점포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AI 기반 점포 어시스턴트 챗봇 'AI-FC(AI Field Coach: 인공지능 운영관리자)'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장에서는 AI 활용 후 효율적인 운영을 체감한다는 반응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 운영 방식 전체를 스마트하게 전환하는 대형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CU와 GS25는 AI 기반 수요 분석과 자동 발주 시스템뿐만 아니라 AI 바탕의 무인 매장 출점, 물류 작업장 내 휴머노이드 로봇 가동 등 AI 활용 범위를 현장 운영 전반으로 넓히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영상 중심 AI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을 강조했다. 고객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전환율이 높은 영상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모바일 라이브·숏폼 콘텐츠를 자동 생성하는 방식이다. CJ온스타일 측은 "AI 기반 제작 프로세스를 통해 기존 제작 대비 최소 7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유통업계에서도 나타난다. 6일 개막한 CES 2026 무대에 오른 글로벌 유통기업 CEO들의 화두 역시 AI였다. 해외 유통가에서는 이미 AI 도입을 본격화한 가운데, 아마존은 지난해 5월 촉각을 인식하는 AI 로봇 '벌컨'을 공개했다. 월마트는 AI 쇼핑 어시스턴트 '스파키' 서비스를 통해 개인 맞춤형 쇼핑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국내 유통업계는 쿠팡을 제외하면 아직 AI 내재화 수준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부 기업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고, 조직 전반의 업무 방식까지 바꾸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를 도입했다고 바로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를 중심으로 조직과 의사결정 구조 등을 바꿔가야 한다"며 "2026년 유통가는 AI 전략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 활용 수준에 따라 수익성과 조직 생산성에서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며 "저성장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유통업계가 AI를 더 이상 미래 투자 과제가 아닌 현재의 생존 조건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yeonpil@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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