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삼성 부스 아닌가요”…베끼기 넘어 한 발 더 나간 中가전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도 중국 TV·가전업체들의 공세는 여전히 거셌다. 중국 업체들은 올해도 삼성전자, LG전자 제품과 유사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대거 선보이면서 라인업을 더 확장하거나, 초대형화 전략에 나서는 등 ‘한 발 더 나간’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삼성·LG전자의 기술력이 중국에 비해 여전히 앞선다는 평이지만, 공세를 막지 못할 경우 ‘모창 가수’에 뺏긴 ‘원곡 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6일(현지시간) 개막한 CES 2026에서 TCL은 ‘TV를 위한 인공지능(AI)’(AI for TV)를 내걸고 전시 부스를 꾸렸다.
특히 163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이번 CES에서 공개한 130인치 마이크로 RGB TV보다 33인치나 크다. 또 ‘SQD 미니 LED’ 제품을 공개했는데, SQD는 ‘슈퍼퀀텀닷’으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라인인 네오 QNED가 경쟁 모델로 꼽힌다.

하이센스는 116인치 RGB 미니 LED TV를 선보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긴 RGB 미니 LED TV’라고 홍보했다. 또 150인치 레이저 TV도 별도 공간을 만들어 소개했다.
창홍도 부스 전면에 100인치 RGB 미니 LED TV를 내세웠다.
중국 업체들이 주력으로 하는 마이크로 LED, 미니 LED는 삼성전자가 이번에 출시한 마이크로 RGB에 비해 화질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백라이트 크기와 제어 정밀 등에서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삼성·LG전자와 비교해 부족한 기술 격차를 초대형 전략으로 메꾼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RGB TV와 함께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9㎜대 두께에 불과한 OLED TV인 ‘LG 올레드 에보 W6’를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다만 올레드 에보 W6는 77·83인치로, 대형화 측면에서는 마이크로 RGB와 QNED로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은 삼성·LG가 떠오르는 ‘모방 제품’도 이번 CES에서 다시 한 번 선보였다. 차이가 있다면 확장성을 더해 ‘역전 포석’까지 마련한 점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삼성전자가 2017년 처음 선보인 아트 TV다. 이는 TV를 갤러리처럼 활용하는 개념으로, 삼성전자는 ‘더 프레임’으로 시작을 알렸다.

‘캔버스 TV’로 아트 TV 공략에 나선 하이센스는 이번 전시에서 라인업 ‘투 트랙’ 전략을 내세웠다. 기존의 캔버스 TV 라인업은 RGB 미니 LED로 대형화 전략을 꾀하면서, ‘데코 TV’ 라인은 Hi-QLED 제품으로 인테리어 요소를 더했다.
TCL 역시 자사의 아트 TV인 ‘A300’을 이번 전시에서도 선보였다. TCL은 지난 2024년 9월 독일 IFA에서 이 제품을 ‘NXT프레임’(NXTFRAME)으로 첫 공개했다가 삼성전자와 상표권 소송이 붙은 후 패소해 제품명을 A300으로 바꾼 바 있다.

하이센스는 또 ‘팔로우 미’로 명명한 이동식 스크린을 전시했는데, LG전자의 ‘스탠바이미’가 떠올랐다. 스탠바이미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샤오미 등 중국산 브랜드들이 모방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하이센스는 이 외에도 다양한 라인업의 세탁·건조기를 전시하면서 핵심 기술을 눈으로 볼 수 있는 모형을 전시해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서 로봇청소기로 잘 알려진 드리미는 이번 전시에서 TV를 비롯해 세탁·건조기, 주방가전 등의 다양한 제품을 홍보했고, 특히 로봇청소기의 경우 물 속에서도 작동이 가능한 ‘수영장용’(Pool cleaner) 제품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중국 업체들은 매년 CES에서 적극적인 공세를 단행해 왔으며 올해도 이런 기조가 한층 강화됐다. 특히 삼성전자가 LVCC를 떠나면서 남은 빈자리를 TCL이 채웠고 기존 TCL 자리는 하이센스, 하이센스 자리는 창홍이 물려받아 중심을 장악했다.
가전 브랜드가 주를 이룬 센트럴홀 외벽에는 중앙 ‘CES’ 간판 바로 옆에 TCL이 자사의 앰블럼을 내걸며 이번 행사의 주인공임을 자처했다. 하이센스도 곳곳에 배너를 잔뜩 걸어놔 활발히 옥외 마케팅을 벌였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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