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복원, 한국 외교의 전략 좌표를 다시 그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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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은 약 8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이런 구조적 전환기에 한중관계 복원은 한국이 외교적 자율성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지금 한중관계 복원은 미중 경쟁이라는 구조적 압력 속에서 한국이 자율성을 회복하고 외교의 지평을 확장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한중관계 복원은 경제 회복의 지렛대이자, 한반도 평화의 외교적 토대이며, 무엇보다 한국이 국제질서의 구조적 전환기에서 전략 좌표를 다시 설정하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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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덕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은 약 8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지난해 시진핑 주석의 방한 이후 다시 이어지는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이번 방문은 한중관계 복원의 중대한 전환점이다.
방중을 앞두고 이 대통령은 중국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한중 수교 당시 합의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며, 대만 문제에 대해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중국의 핵심 관심사에 대한 존중을 명확히 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하고 관계 복원의 제도적 출발선을 다시 그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중국과의 대립이나 충돌은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하여, 한미동맹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미중 경쟁 구도에서 한국이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하겠다고 선언했다.
지금 한국이 마주한 국제질서는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은 고립주의 성향을 강화하며 동맹국의 부담 분담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동북아에 외교·안보·경제 역량을 집중시키며 자국에 유리한 질서 재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중 경쟁의 중심축도 안보 경쟁보다 기술, 산업, 공급망을 둘러싼 구조적 경쟁으로 이동했다. 이런 구조적 전환기에 한중관계 복원은 한국이 외교적 자율성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한중관계 복원의 가장 직접적인 의미는 경제·기술 협력의 재설계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 최대의 교역 상대국이자, 생산·투자·공급망 측면에서 핵심 파트너다.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 디지털 플랫폼, 친환경 산업 등 미래 산업 전반에서 한중 간 관계는 경쟁이면서 동시에 상호의존 구조를 이룬다. 이번 방중에 대규모 경제 사절단이 동행한 것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다. 이는 단순한 무역 확대가 아니라, 기술 규칙과 산업 질서의 공동 설계자로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출발점이다.
그러나 한중관계 복원이 갖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회복이다. 중국은 북한과의 역사적·지리적·경제적 연계를 통해 한반도 문제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다. 최근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북핵 문제가 빠진 것은, 한반도 사안의 전략적 우선순위가 조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위험이면서 동시에 기회다. 한국이 보다 주도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관리할 수 있는 외교적 공간을 넓힐 수 있다.
이 시점에서 한중 간 신뢰와 협력이 회복된다면, 한국은 중국을 대북 정책의 중요한 외교적 파트너로 활용할 수 있다. 남북관계는 남한과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 강대국의 전략 환경 속에서 구조화된다. 한중관계 복원은 남북관계 복원의 매우 현실적인 외부 조건이다.
물론 한중 간에 여전히 민감한 현안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갈등의 존재가 아니라, 그것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외교 채널이 복원되었다는 사실이다. 대화와 협력이 재개되는 순간, 갈등은 관리 가능한 변수로 전환된다.
지금 한중관계 복원은 미중 경쟁이라는 구조적 압력 속에서 한국이 자율성을 회복하고 외교의 지평을 확장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한미동맹은 여전히 한국 안보의 핵심축이지만, 동맹은 종속의 틀이 아니라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되어야 한다. 중국과의 협력은 한미동맹의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동맹의 협상력과 한국의 외교 자율성을 함께 확장하는 선택이다.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방중은 한국 외교가 변화하는 미중경쟁과 동북아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출발점이다. 한중관계 복원은 경제 회복의 지렛대이자, 한반도 평화의 외교적 토대이며, 무엇보다 한국이 국제질서의 구조적 전환기에서 전략 좌표를 다시 설정하는 선택이다. 한국 외교의 자율성 확대는 다음 10년을 규정할 외교의 방향타를 다시 세우는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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