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中에 휘둘리는 韓대학

"정확한 이유를 알고 싶은데 제대로 알려주지를 않아요."
중국 교육부 산하 유학서비스센터(CSCSE)가 해외 고등교육기관 인정 목록에서 한국 대학 15곳을 제외했다는 기사를 취재할 당시 목록에서 제외된 학교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주한중국대사관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전달받았지만 무슨 연유인지 설명이 석연치 않았다는 것이다. CSCSE의 인정 목록에 오른 대학들은 중국 유학생들이 본토에 돌아가 서류 작업만으로도 학위를 인정받을 수 있지만, 목록에서 탈락한 대학의 유학생은 까다로운 면접 절차를 거치는 등 학위를 인정받기 어려워진다.
중국의 이런 조치에 국내 대학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은 국내 대학이 처한 암울한 현실 때문이다. 최근 학령인구 급감 속에 학생들의 수도권 선호 현상으로 지방대학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상당하다. 5년 전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2042~2046년의 국내 대학 수를 190개로 예상할 만큼 국내 대학이 처한 현실은 비관적이다.
이런 가운데 캠퍼스 국제화라는 명분과 재정난 해소라는 실리까지 동시에 챙길 수 있는 해외 유학생 유치는 이들에게 '만고의 진리'처럼 여겨진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중국 유학생을 받기 어려워지는 것은 이들에게는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셈이다. 이번에 명단에서 제외된 학교 대다수는 지방대학이라 이들이 느끼는 충격은 더욱 클 것이다.
교육부에서는 "인정 목록에서 사라졌다고 해서 중국 유학생을 못 받는 것은 아니다"며 애써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시장 논리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셈법에 밝은 유학생들이 자국에서 학위를 인정받기 까다로운 학교에 돈을 써가며 공부하러 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논의만 무성한 대학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바쁜데 중국의 눈치까지 보게 됐으니 교육부의 고뇌도 클 것이다. 조속히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새 정부의 국내 대학 경쟁력 제고 방안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안병준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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