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진단·맞춤 치료 가능한 '자궁내막 칩' 개발

국내 연구팀이 환자의 자궁 조직을 칩 위에 정밀하게 재현해 난임을 진단하고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하는 '환자 유래 자궁내막 온 어 칩(EoC)'을 개발했다. 자궁내막은 수정된 배아가 자라는 공간이다. 자궁내막이 특정 시기에 최적의 상태가 돼야 산모가 건강하게 임신할 수 있다.
성균관대는 안중호 생명물리학과 교수팀이 강윤정 차의과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환자의 자궁 내부 환경을 모방한 미세 칩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자궁내막이 특정 시기에 배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최적의 상태를 ‘자궁내막 수용성’이라 한다. 자궁내막 수용성은 난임 치료 과정에서 파악해야 하는 핵심 정보다. 기존 자궁내막 수용성 진단 방식은 자궁내막의 두께를 확인하거나 혈류를 측정하는 등 제한된 정보에만 의존해왔다. 환자마다 각기 다른 신체적 특성을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고 실제 착상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진단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환자에게서 얻은 세포를 3차원으로 쌓아 올려 실제 자궁내막과 유사한 환경을 가진 미세 칩을 제작했다. 개발한 칩 EoC는 환자의 자궁 내부 환경을 정밀하게 모방해 배아가 얼마나 잘 붙을 수 있는지를 점수화(ERS2)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의료진은 환자가 현재 임신에 적합한 상태인지, 어떤 부분의 보완이 필요한지 정량적 수치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oC는 단순한 진단을 넘어 환자에게 가장 잘 맞는 치료제를 찾아내는 ‘맞춤형 치료 예측’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연구팀은 EoC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치료 약물의 반응을 비교한 결과 자궁유착 환자에게 특정 약물(CXCL12)이 혈관 생성과 수용성 회복에 가장 효과적임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실제 환자의 치료 과정을 칩 위에서 추적한 결과 치료 전후 착상 성공 점수가 크게 상승하는 것을 확인하며 시스템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자의 실제 조직을 칩 위에서 정밀하게 재현함으로써 개인별 착상 가능성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첨단 장기 칩 기술을 연구실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 치료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모델로 구현한 첫 사례로 난임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해 11월 25일 게재됐다.
<참고자료>
- doi.org/10.1038/s41467-025-65406-7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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