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서해랑길 1코스

장갑수 2026. 1. 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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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땅끝에서 강화도까지 대장정을 시작하다
송호해수욕장 앞바다에는 양도·어룡도와 서화도·어불도 같은 작은 섬들이 떠있어 운치가 더해진다.
서해랑길 걷기 대장정을 시작한다.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 땅끝탑에서 인천광역시 강화평화전망대까지 109개 코스(지선 6개 코스 포함) 1천800㎞에 이르는 머나먼 길이다. 해파랑길이 동해안을, 남파랑길이 남해안을 따라 걷는 길이라면 서해랑길은 서해안을 따라 걷는 길이다. 서쪽바다(서해)와 함께(랑) 걷는 길이라서 ‘서해랑길’이다.

땅끝탑 초입인 땅끝마을에 도착하자 바닷바람이 세차다. 땅끝마을에서 땅끝탑으로 향하는데, 발아래에서 푸른 바다가 출렁인다. 해안바위들은 거칠게 밀려오는 파도를 무심히 받아들인다. 땅끝마을에서 데크길을 따라 800m 정도를 걸으니 땅끝탑이 기다리고 있다.

땅끝탑은 북위 34도 17분 32초, 한반도 최남단에 세모꼴로 세워진 10m 높이의 기념탑이다. 땅끝은 한반도의 끝이면서 바다에서 한반도로 올라서는 시작점이다. 땅끝탑이 있는 이곳은 바다를 향해 뱃머리처럼 튀어나와 한반도의 끝을 이루는데, 여기가 서해와 남해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땅끝탑을 기준으로 남파랑길과 서해랑길이 갈린다.
한반도 최남단에 세모꼴로 세워진 10m 높이의 땅끝탑.

땅끝탑 앞에는 바다를 향해 길이 18m의 스카이워크가 설치돼 있다. 스카이워크에 올라서니 바다 위에 서 있는 것 같다. 앞으로는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남해바다에는 보길도·노화도·넙도·흑일도를 비롯한 여러 섬들이 다도해를 이루고, 서해바다에는 어룡도와 소장구도·대장구도 같은 작은 섬들이 점점이 떠있다. 땅끝탑 주변의 해안바위들은 아기자기한 풍경을 이뤘다.
땅끝탑에서 바라보면 보길도·노화도·넙도·흑일도를 비롯한 여러 섬들이 다도해를 이루고, 서해바다에는 어룡도와 소장구도·대장구도 같은 작은 섬들이 점점이 떠있다.

땅끝탑을 출발해 서쪽 데크길을 따라 서해랑길을 걷기 시작한다. 바닷가 데크길을 걷고 있으니 파도소리가 감미롭게 들려온다. 데크길 곳곳에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쉼터가 있다. 첫 번째로 만난 사자끝샘쉼터에서는 땅끝탑과 스카이워크가 가깝게 바라보인다.

두 번째로 만난 당할머니쉼터에 들어서니 꼬막껍질을 엎어놓은 것 같은 아주 작은 무인도가 가슴에 안겨오고, 그 뒤로 거리를 두고 어룡도가 길쭉하게 자리했다. 어룡도 주변에는 대장구도 소장구도, 대정원도 소정원도 같은 꼬마 섬들이 형제처럼 다정하게 자리했다.

해변 숲길을 따라 한 구비 돌아가자 데크 손잡이에 수많은 리본이 매달려있다. 자세히 보니 주변에 수령 50-60년생 때죽나무 두 그루의 가지가 맞붙은 연리지가 있다. 연리지 앞 데크에 리본함을 두어 연인 친구 부부 동료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담아 매달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연리지를 지나 사자포구쉼터에 도착하자 한반도의 마지막 봉우리 갈두산 사자봉에 세워진 횃불 모양의 땅끝전망대가 바라보인다. 사자봉 땅끝전망대에서는 동·남·서쪽 3면으로 펼쳐지는 다도해가 완도에서 진도에 이르기까지 병풍처럼 펼쳐진다. 땅끝전망대는 남해와 서해를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사자포구쉼터에서 해변 산비탈을 한 구비 돌아 갈산마을로 통하는 임도로 들어선다. 숲으로 둘러싸인 임도를 따라 걷고 있으니 양도라 불리는 작은 섬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갈산항 입구에서 도로를 따라 작은 언덕을 넘어서자 송호해변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현재는 썰물 때라 바닷물이 빠져있지만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으로 파도가 백사장 깊숙한 곳까지 밀려왔다 물러나곤 한다. 맑고 푸른 바닷물을 안고 있는 타원형 백사장은 소나무 숲으로 감싸여있다. 송호해수욕장은 해남의 대표적인 해변으로 백사장 길이가 1.5㎞에 이른다. 모래가 곱고 수심이 얕아 여름철 아이들과 함께 해수욕하기에 제격이다.
송호해수욕장은 해남의 대표적인 해변으로 백사장 길이가 1.5㎞에 이른다.

백사장을 둘러싼 소나무 숲이 울창하고 맑고 잔잔한 바다물결이 호수같다 해 송호(松湖)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앞바다에는 양도 어룡도와 서화도 어불도 같은 작은 섬들이 떠있어 운치가 더해진다. 송호해변 송림은 수령 100-200년 된 640여 그루의 해송 숲으로 길이가 1㎞에 달한다. 송호해변 안쪽에는 송호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송호항에서 바라본 어란진과 어불도.

송호해변을 걷다가 북쪽 언덕으로 올라선다. 밭길을 지나 숲길로 들어서니 해송 사스레피나무 소사나무 같은 따뜻한 남쪽해변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걷기 좋은 숲길을 지나자 독살(석방렴)이 눈에 띈다. 독살은 해안과 접한 얕은 바다에 돌담을 쌓아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여 물고기를 잡는 전통적인 어로방법이다. 독살 북쪽에 있는 송호항에는 작은 어선 수십 척이 정박돼 있다.

송호항 안쪽에 땅끝황토나라테마촌이 있다. 땅끝황토나라테마촌은 자연친화적인 문화시설로, 다양한 텐트사이트를 두루 갖춘 캠핑공간과 숙박 체험 교육을 할 수 있는 황토문화체험센터를 비롯해 생태수변공원 음악분수대 등 휴식공간으로 이뤄져있다. 땅끝황토나라테마촌 안에 서해랑쉼터가 있다.

땅끝황토나라테마촌 앞쪽에는 땅끝마을에서 해남으로 이어지는 77번국도가 지난다. 잠시 77번 국도 갓길을 따라 걷다가 해변 쪽으로 나가니 서해로 길쭉하게 뻗어 곶을 이룬 어란진과 어란진 앞바다에 떠있는 어불도가 다가온다. 이곳은 둥그런 만을 이루고 있어 김과 전복을 많이 양식한다.

바다를 등지고 송지저수지가 있는 골짜기로 들어선다. 산골짜기에 자리한 송지저수지 물은 상수원으로 사용된다. 길은 저수지 옆 1차선 도로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다. 도로 주변에서는 새소리와 바람소리만 들려올 뿐 한없이 고요하다.

송지저수지가 있는 골짜기를 지나 송지면 마봉리로 통하는 고개를 넘어가자 달마산 도솔암으로 통하는 도로에 닿는다. 작은 저수지 옆길을 지나 산자락 농로로 접어든다. 아기자기한 암봉을 이룬 달마산 능선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달마산을 등 뒤에 두고 걸으면서도 자꾸만 뒤돌아보게 된다. 그때마다 달마산은 조각전시장의 모습을 당당하게 보여준다. 달마산은 암릉구간만 8㎞에 이른다.
서해랑길 1코스 후반부는 아기자기한 암봉을 이룬 달마산이 함께 해준다. 암릉구간만 8㎞에 이르는 달마산은 조각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주변에는 달마산 서쪽의 낮은 산봉우리들과 넓은 농경지가 자리하고, 산자락에 마봉리를 비롯한 여러 마을이 둥지를 틀었다. 지난 가을 추수가 끝난 논밭은 텅 빈 채로 겨울을 나고 있다. 농로를 따라 걷다가 대죽마을을 만나고, 대죽마을 옆 구릉지 밭길을 걷기도 한다.

갈림길마다 서해랑길 이정표가 길안내를 해주고 표지리본도 곳곳에 걸려있다.

바다와 약간 떨어진 내륙 구릉지를 걷고 있지만 종종 서해바다가 모습을 드러내주곤 한다. 소죽마을 근처에서도 달마산과 넓은 마봉리 앞 들판이 평화롭게 다가온다. 소죽마을에서 구릉지 언덕을 넘어가자 송지면소재지가 지척이다. 서해랑길은 송지면사무소로 이어진다.
<장갑수·여행작가>

※여행쪽지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 땅끝탑에서 인천광역시 강화평화전망대를 연결하는 109개 코스, 1천800㎞에 달하는 우리나라 최장거리 걷기여행길이다. 그중 서해랑길 1코스는 땅끝해안과 송호해수욕장 등 아름다운 해변과 조각전시장 같은 달마산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코스 : 땅끝탑→송호해변→황토나라테마촌(서해랑쉼터)→송지저수지→대죽마을→소죽마을→송지면사무소
※거리, 소요시간 : 14.9㎞, 5시간 소요
※출발지 내비게이션 주소 : 땅끝모노레일주차장(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1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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