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들과 이번주 석유재건 논의… 트럼프 “증산하는데 1년 반도 안걸려”
에너지부 장관, 기업과 회의착수
베네수 美대사관 재개관 준비도
석유사 셰브론 주가 5.10% 상승
블룸버그는 “1000억 달러 도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의 석유 자원을 맡아 관리하겠다는 야욕을 숨김없이 드러낸 가운데 미국이 자국 석유기업의 베네수엘라 재진출을 독려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망가진 인프라를 복구하고 돈을 벌어들이겠다는 구상인데 미 현지 언론에선 이를 ‘도박’으로 평가하는 등 성공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국 석유 회사들이 베네수엘라에 진입해 석유 생산량을 늘리는 데 1년 반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베네수엘라 재건 프로젝트’ 이행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막대한 금액이 지출되지만 우리(정부)에게서 또는 (석유 생산) 수익을 통해 이를 보전받게 될 것”이라며 “석유 생산국인 베네수엘라를 갖는 것은 유가를 낮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신임 대통령 선출을 위한 보궐선거 여부에 대해서는 “당장 치를 수 없다”며 “우리는 그 나라를 다시 건강하게 회복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도 이번 주 석유회사 임원들과 만나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 재건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국무부도 베네수엘라에 미국 대사관을 재개관할 준비에 착수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 행정부 움직임에 간밤 뉴욕거래소에서 셰브론(5.10%)·코노코필립스(2.59%)·엑슨모빌(2.21%) 등 미 석유기업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석유시설에 대한 미국 석유기업의 재투자와 이를 통한 산업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석유 부활 계획은 1000억 달러 도박’이라는 보도를 통해 10년간 매년 약 100억 달러(약 14조5000억 원)씩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 정부 전략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베네수엘라에 진출해 있는 미국 석유 기업은 셰브론이 유일하다. 과거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벌였던 엑슨모빌, 코노코필립스 등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전임자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지난 2000년대 중후반 석유산업을 국영화하면서 자산을 몰수당한 ‘트라우마’가 상당하다. 이에 재투자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배럴당 60달러 선인 국제 유가도 미국 석유기업의 베네수엘라 진출에 부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석유업계 고위 관계자는 “미국 오일 메이저들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증산하겠다는 판단을 내리기에는 국제 유가가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추가 증산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금을 베네수엘라에 투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 채권 가격이 30% 가까이 치솟는 등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움직임도 거세졌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채무불이행 상태에 있는 베네수엘라 국채는 미국의 마두로 체포·압송 이전 액면가 대비 33센트에서 이후 42센트로 27.2% 뛰었다.
신병남·박준희·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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