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지하철 공사로 건물 무너질까 매일 불안"
지반 침하·외벽 곳곳 균열 심각
상인들 불안한데 원인 설명 부족
"완공 후 보상 얘기하자고" 토로
市 "감리단 통해 원인 검토 중"

"건물이 붕괴될까 봐 매일 두려움에 떠는데,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공사가 다 끝나면 그때 보상 논의하자고 하네요."
5일 광주광역시 서구 금호지구 광주도시철도 2호선 1단계 2공구 공사 현장 인근 건물 1층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55)씨는 남도일보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호소했다.

이날 취재진이 확인한 가게 내부는 심각했다. 입구 바닥은 중간에 단차가 생겨 갈라진 채 뚜렷하게 내려앉아 있었고, 외벽에는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균열이 3곳 이상 관찰됐다. 벽에 부착된 유리창 프레임도 뒤틀려 손으로 살짝만 밀어도 창 전체가 흔들릴 정도였다. 김씨는 "바닥 침하에도 시공사 측은 임시로 시멘트를 덧발라 높이만 맞출 뿐, 근본적인 안전 조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인근 상인들은 이번 피해가 지하철 공사 탓이라고 주장한다. 정거장 지하 공사를 위해 복공판을 걷어내고 땅을 파내는 과정에서, 건물 지반을 지탱하던 구조물이 손상돼 침하가 가속화됐다는 것이다. 현장에는 보조 지지대와 H빔 철골 구조물이 일부 철거된 흔적도 보였다.
같은 건물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B씨도 "바닥도 건물 내부도 하루가 다르게 내려앉는데 도로에 시멘트를 덧대는 '눈가림'식 조치만 반복되고 있다"며 "공사가 끝난 뒤엔 인과관계를 입증하라며 책임을 회피할까 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관할 지자체인 서구청을 향한 비판도 쏟아냈다. 수년간 상인들과 주민들이 큰 불편을 이어지고 있지만 '소극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호동 주민 박 모(69) 씨는 "아무리 시청 공사라도 관할 지역 주민이 고통받고 있으면 구에서라도 나서줘야 하지 않냐"며 "다른 지자체는 안전진단까지 이끌어내는 등 선제적 행정에 나서는데 여긴 너무 무관심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해당 건물주와 만나 우선 긴급 안전 조치를 취했고, 감리단을 통해 침하와 균열 원인을 분석 중"이라며 "공사로 인한 피해가 종료됐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보험사 손해사정인을 통해 보상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사와 침하 간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영향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정확한 판단은 기술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