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원 순직’ 현장 중대장 “바둑판식 수색 지시, 수중 수색으로 이해했다”

김은경 기자 2026. 1. 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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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원 순직사건에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최진규 전 해병대1사단 포병여단 포11대대장(중령). /뉴스1

고(故) 채수근 상병이 사망할 당시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을 수행했던 중대장이 지침이 갈수록 공세적으로 변해 사실상 ‘수중 수색’ 지시가 내려졌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는 5일 채 상병 순직 사건 책임자로 지목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최진규 전 1사단 포병여단 포11대장(중령) 등 해병대 관계자들에 대한 네 번째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2023년 7월 채 상병이 수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사고가 벌어진 당시 해병대 1사단 포병여단 20중대장(대위)이었던 김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씨는 최 중령의 지시를 받아 현장에서 중대원들을 지휘했었다.

김씨는 “작전 초기 임무는 수해 복구 활동이었으나 7월 17일 밤 단체 대화방에 ‘실종자 수색’ 지침이 올라왔다”고 했다. 포병 출신인 김씨는 “실종자를 찾는다는 게 시체를 찾으란 건데, 전파받고 황당했던 기억이 난다”며 “비전문적 인력들이 찾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씨 증언에 따르면 수색은 이튿날 시작됐고 갈수록 공세적으로 바뀌었다. 7월 18일 오전에는 ‘물에 절대 들어가지 말고 육안 수색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점심 무렵 장화가 보급되자 ‘장화 높이까지는 들어가도 될 것 같다’는 지시가 내려왔다. 특검 측이 “장화 깊이 물에 들어가는 것도 수중 수색으로 이해했느냐”고 묻자 김씨는 “발목 높이도 수중 수색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18일 오후에는 ‘바둑판식으로 무릎 아래까지 들어가서 찔러 보며 탐색할 것’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김씨는 “물에 들어가 꼼꼼하게 확인하라는 지시로 이해했다”며 “발목 높이도 수중 수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인 19일 아침에는 ‘물살을 보고 현장 지휘관 판단하게 무릎 아래나 허리까지 들어가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김씨는 “압박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특히 “보병은 물에 들어가는데 포병 너희는 뭔데 안 들어가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임 전 사단장은 사고 당시 사실상 수중 수색 같은 무리한 지시를 내려 채 상병을 숨지게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에 이전돼 있는데도 바둑판식 수색 등 위험한 지시를 내렸다는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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