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 ‘최고영웅 소방관’ 류영철 청송소방서 소방위
상금 기부까지…동료와 시민 향한 소명의식 빛나

거센 물살이 집어삼킬 듯 몰아치는 하천, 사방이 불길로 뒤덮인 산등성이. 모두가 뒷걸음질 칠 때, 그 불확실한 위험 속으로 기꺼이 몸을 던지는 이들이 있다. 지난 16년간 청송의 안전을 지켜온 류영철 소방위는 지난달 11일, 에쓰오일(S-OIL)과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선정한 '2025년 최고영웅 소방관'으로 우뚝 섰다.
전국 최고의 소방관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얻었지만,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그의 얼굴에선 '영웅'의 위용보다 '동료'를 향한 애틋함과 '시민'을 향한 책임감이 먼저 읽혔다. 상금의 일부를 아픈 동료들을 위해 기부하며 다시 한번 모두의 귀감이 된 그를 만나, 현장의 긴박했던 기록과 그가 가슴에 품고 사는 소명의 의미를 물었다.
-'2025년 최고영웅 소방관' 선정 소감이 남다르실 것 같은데.
△이 상은 제가 잘해서 받은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전국의 모든 소방관을 대신해 제가 운 좋게 대표로 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고영웅'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앞으로도 안전한 경북을 위해 동료들과 함께 발로 뛰겠습니다.
-소방관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처음엔 어머니께서 원하셨던 '안정적인 직업'을 고민하다가 활동적인 제 적성과 소방관이셨던 삼촌의 모습이 겹쳐 이 길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거창한 사명감을 안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죠. 하지만 현장에서 누군가에게 가장 절실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이 직업의 매력에 빠졌고, 16년이 지난 지금은 단 한 번도 이 선택을 후회해 본 적이 없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을 꼽는다면.
△고압전선에 걸린 경비행기 사고 현장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당시 팀장님께서 "내가 먼저 확인하고 올 테니, 너희는 그 후에 진입하라"며 앞장서셨던 뒷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 뒷모습을 보며 리더의 책임감이 무엇인지 배웠습니다.
또 대학 시절 청각장애인지원센터에서 봉사하며 배웠던 '마음의 대화'도 큰 힘이 됩니다. 현장에서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구조대상자들에게 말이 아닌 진심으로 안정을 드려야 할 때, 그때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되고 있죠.

-하천에서 모녀를 구조한 사건이 큰 화제였다. 당시 상황은.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살이 정말 무서웠습니다. 1분 1초가 생명과 직결된 긴박한 상황이었죠. 하지만 구조는 결코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뒤에서 로프를 단단히 잡아준 팀원들, 현장을 지원해 준 동료들이 있었기에 모녀를 무사히 품에 안을 수 있었습니다. 구조 후 느껴지는 안도감은 제가 소방관으로 계속 살아가는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수상 상금 일부를 투병 중인 동료들을 위해 기부했는데.
△현장에서 다치거나 병마와 싸우는 동료들을 볼 때마다 늘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작은 보탬이지만 '소방가족 희망나눔'을 통해 그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었을 뿐입니다. 저희 소방관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생명줄입니다. 동료의 아픔을 외면하고서 '영웅'이라 불릴 수는 없으니까요.
- 후배들에게 한마디.
△'혼자 짐을 지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소방은 팀워크입니다. 두려움을 나누는 것은 나약함이 아니라 강함의 시작입니다. 현장에서 만나는 분들을 내 가족이라 생각하면 진정한 답이 보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