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은행 점포 급감…비대면 확산 속 오프라인 금융망 축소 가속
고령층 현금 이용 불편 커져…디지털 전환의 그늘 드러나

대구·경북에서 은행 영업점과 출장소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가운데, 이러한 흐름은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비대면 금융 확산과 점포 운영 효율화가 맞물리면서 오프라인 금융 인프라 전반이 축소되는 양상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6월과 2025년 9월을 비교한 전국 주요 시중은행 영업점 수는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은 902곳에서 620곳으로 줄었고, 신한은행은 737곳에서 537곳으로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766곳에서 558곳으로, 하나은행은 689곳에서 533곳으로 각각 축소됐다.
이 같은 전국적 흐름은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6월 대비 2025년 9월 기준 대구지역에서 국민은행은 지점 수가 40곳에서 21곳으로 줄었고, 신한은행은 21곳에서 16곳, 우리은행은 22곳에서 17곳으로 감소했다. 하나은행 역시 같은 기간 26곳에서 21곳으로 축소됐다.
경상도(경북 포함) 지역에서도 국민은행은 59곳에서 33곳으로, 신한은행은 29곳에서 20곳으로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감소 추세가 확인됐다.
지방은행의 변화도 뚜렷하다. 경상도 지역에서 경남은행은 2018년 111곳에서 2025년 79곳으로 줄었고, 부산은행도 같은 기간 25곳에서 16곳으로 감소했다. 반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대구·경북을 포함해 오프라인 영업점을 두지 않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영업점 축소와 함께 ATM 감소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ATM 수는 2020년 3만2천707대에서 올해 7월 말 2만5천987대로 줄었다. 5대 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의 감소 폭이 가장 컸으며, 점포 통폐합 과정에서 영업점 내·외 ATM이 함께 철수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금융 이용 행태 변화와 맞물린 결과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ATM(CD 포함)을 통한 입출금 거래 비중은 9.2%로, 2021년 말 16.0%에서 크게 낮아졌다. 반면 인터넷뱅킹 거래 비중은 같은 기간 74.7%에서 86.4%로 확대되며 비대면 금융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은행권은 디지털 전환과 비용 효율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ATM 한 대당 월 유지·관리 비용은 최소 50만 원 이상으로, 이용 감소에 따라 수수료 수익이 줄면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낮은 ATM과 영업점을 유지할 유인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고령층 등 현금 거래 의존도가 높은 주민들에게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주에 거주하는 70대 이모 씨는 "집 근처에 있던 은행과 ATM이 거의 사라졌다"며 "현금을 찾기 위해 다른 동네까지 이동해야 하고, 인터넷뱅킹은 익숙하지 않아 여전히 은행을 직접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