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초과 누전차단기 설치"... 포스코이앤씨 감전사고 '인재'였다

지난해 8월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미얀마인 감전사고는 누전차단기 등 기본적인 안전 설비를 갖추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지난해 8월 4일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 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30대 미얀마인 근로자가 물웅덩이 속 양수기를 점검하다 감전으로 크게 다친 사고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협력업체인 LT 삼보 현장소장 A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원청업체인 포스코이앤씨 현장소장과 감리단 관계자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당시 현장에는 감전방지용 누전차단기가 아닌 산업용차단기가 설치돼 있어 관련 규정을 어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이 양수기 모터에서 단락흔(끊어진 흔적)이, 양수기 전원선 일부 전선에선 탄화흔(탄 흔적)이 각각 식별됐다고 회신한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이같이 결론 내렸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따르면 전기 기계나 기구에 설치된 누전차단기는 정격감도전류(누전차단기가 작동하는 전류)가 30㎃ 이하여야 하는데, 사고 현장에 설치된 누전차단기의 정격감도전류는 500㎃에 달했다. 정격감도전류가 30㎃ 이하인 경우는 인체 감전 보호를 주목적으로 하는 고감도형 누전차단기이다. 100㎃를 넘으면 누전으로 인한 화재를 방지하거나 설비를 보호하기 위한 중감도형 누전차단기다. 사고 현장에 설치된 누전차단기는 인체 감전사고를 막기 어렵다는 얘기다.
당시 현장에는 양수기 전원선 공중 가설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으며, 감전 방지를 위해 근로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절연보호구도 지급하지 않는 등 총체적인 안전 부실 상황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를 당한 근로자는 인지나 거동 능력이 없는 상태로 6개월째 입원 치료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안전 부주의와 과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한 현장에서는 지난해 1월 경남 김해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4월 광명시 신안산선 건설현장과 대구시 주상복합 신축현장, 7월 경남 의령군 의령나들목 건설현장, 12월 서울 여의도역 신안산선 건설현장 등 사망 사고가 5차례 발생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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