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의 비서, 캠프 믿고 맡기는 ‘핵심 참모’ 되다 [AI가 만드는 新선거풍속도]
챗GPT 등 생성형 AI 도구 대중화
문안 초안·시각물 생산 확산 전망
외부제작 의존 줄어 ‘속도전’ 유리

인공지능(AI)이 풀뿌리 선거 실무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2022년 대선을 기점으로 생성형 AI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선거 홍보 전 과정에 AI가 보조 도구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산이 빠듯한 기초의원, 시·군 단위 캠프에서 문안 초안 작성과 시각물 제작을 AI가 처리하고 사람이 검수하는 방식이 확산될 전망이다.
작은 규모의 시·군 단위 기초의원·지자체장 선거에서 후보들은 선거·홍보 전문 보좌진이나 디자이너를 두기 쉽지 않은데 명함·카드뉴스·영상 등 SNS 홍보물 제작이 필수가 되면서 인력과 예산 부담이 커졌다.
하지만 Chat GPT 등 생성형 AI 도구가 무료거나 저렴한 형태로 대중화되자 반복적인 문안 작업과 기본 시각물 제작을 AI에 맡길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지난 추석, 경기도 내 시의원 출마를 준비하는 한 예비후보는 SNS에 올릴 명절 인사 영상을 AI로 제작해 인건비 등 비용과 시간을 줄였다.
AI 활용이 두드러지는 분야는 홍보물 제작이다. 후보 인사말 문구처럼 매번 동일한 구조를 갖는 작업은 언어형 AI가 초안을 만든 뒤 사람이 지역 맥락에 맞게 보정하는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이미지 카드와 명절 인사 같은 시각물도 템플릿을 기반으로 자동 생성돼 캠프 내부에서 빠르게 여러 버전을 확보할 수 있다. 짧은 홍보 영상은 자막·컷 구성·전환 효과가 자동으로 제안돼 전문 편집인력 없이도 일정 안내나 정책 소개용 숏폼을 부담 없이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흐름은 지방선거 홍보 전략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그래픽·영상 제작을 외주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후보자나 보좌진이 직접 AI 도구로 초안을 제작한 뒤 필요한 부분만 수정하는 방식이 일반화되는 추세다. 파일 교정이나 이미지 품질 개선 같은 세부 편집도 AI 보정 도구로 해결할 수 있어 캠프 내부에서 하루에도 여러 건의 홍보물을 동시에 생산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설명이다. 외부 제작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비용 부담도 줄어들고 일정이 촉박한 지방선거 특성상 ‘속도전’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다만 이제는 이전처럼 AI 후보가 선거 홍보에 전면적으로 활용될 수는 없다. 2023년 12월 공직선거법에 ‘딥페이크 영상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 항목이 추가되며 지난해 10월부로 선거일 90일 전부터는 딥페이크를 활용한 모든 형태의 선거운동이 금지됐다. 특정 후보가 말하지 않은 발언을 한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장면을 합성하는 방식은 모두 제한 대상이다.
윤왕희 성균관대 미래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전에 AI 기술이 도구적 형태로 단순하게 쓰였다면 이제 본질적인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이 현상은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AI가 유권자, 후보자들에게 도움이 되느냐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 생각한다. 법보다 현상이 앞서 있을 수밖에 없는데, 오는 선거가 어떻게 치러지느냐를 잘 지켜보고 국가 및 학계에서 취약점 등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평/장태복 기자 jk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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