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극초음속미사일 ‘화성-11마’ 2발 두달여만에 발사 추정…“南 대공망 무력화·주일미군기지 타격권”
日 방위성 “최고고도 50km, 비행거리 900, 950km 11분 간격으로 2발 발사”
권용수 “극초음속 ‘화성-11마형’ 추정”…지난해 10월22일 이후 74일만
KN-23(화성-11가)보다 최대 사거리 50% 이상 증가 1500㎞ 추정

북한이 4일 오전 동해상으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11마형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최소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최고고도 50㎞ 이하 저고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미사일을 전력화해 한·미연합사의 미사일방어망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반도 비핵화’ 등을 의제로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중국에 국빈 방문하는 날에 맞춰 이뤄진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반미성향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직후 이뤄진 발사로, ‘우리는 다르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는 것일 수도 있다.

합참은 “오늘 오전 7시 50경 북한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며 “포착된 북한의 미사일은 900여㎞ 비행했으며 정확한 제원은 한미가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명백한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면서 규탄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입장문’을 내고 “북한은 작년에 이은 지속적인 도발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대화 및 관계 정상화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 군은 강력한 능력과 태세를 기반으로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방위성은 4일 오전 8시경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동쪽으로 최소 2발 발사했으며,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쪽에 이미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小泉 進次郎) 일본 방위상은 이날 취재진에 “미사일은 모두 변칙 궤도로 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고 고도는 약 50㎞이고, 900∼950㎞를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일본), 지역,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국민 안전에 관한 중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방위성은 첫 번째 미사일은 7시 54분 쯤 발사 돼 최고 고도 약 50km, 비행 거리는 약 900km 정도였으며, 2번째 미사일은 11분 뒤인 8시 5분 쯤 발사 돼 최고 고도 50km로 950km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대사관을 통해 북한에 엄중히 항의하고 이번 행위를 강하게 규탄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배경과 관련해서는 “핵무기와 장거리 탄도미사일 보유를 통한 핵 억지력 획득, 무력 분쟁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 획득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은 이번 미사일이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화성-11가형) 계열로 판단하고 있다.
사거리와 비행 궤적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KN-23 발사체에 극초음속 활공체(HGV) 형상의 탄두를 장착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1마’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일본 방위성이 2발 모두 최고고도 50㎞ 정도라고 발표한 것을 볼 때 화성-11마형 극초음속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활공형 극초음속미사일인 화성-11마의 최대사거리는 KN-23(화성-11가)보다 50% 이상 증가된 약 1500㎞로 추정된다”며 “한반도 전역은 물론 오키나와(沖縄)를 포함하는 주일미군기지 대부분을 타격권에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올해 처음으로, 지난해 11월 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이재명 정부 들어선 이번이 세번째다. 북한이 지난해 10월22일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한 성-11마형 2발을 시험발사한 지 2달여 만에 똑같이 평양에서 동해를 향해 발사한 것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에 따라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 국빈 방문길에 오르는 날에 이뤄졌다.
5일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선 북한 비핵화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로 존재감을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반미 성향의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축출된 상황이 이번 발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베네수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적대적이지만,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베네수엘라와 달리 미국과 맞설 수 있는 군사력을 갖췄다는 점을 부각하려 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주한미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번 사건은 미군 인원이나 영토, 또는 우리의 동맹국들에게 즉각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은 자국 본토와 역내 동맹국들의 방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은 발사 동향에 대해 추적했고, 미일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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