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의 헤리티지와 디지털 혁신이 빚어낸 걸작…볼보 신형 XC90 B6 시승기

●시대를 관통하는 디자인의 깊이 신형 XC90의 외관을 마주하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의 정교한 눈매다. 전기 플래그십 EX90에서 차용한 슬림한 디자인은 자칫 투박해 보일 수 있는 대형 SUV의 인상을 날렵하고 지적인 이미지로 탈바꿈시켰다. 브랜드 최초로 적용된 사선의 메시 인서트 그릴은 정지해 있는 상태에서도 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역동적인 기운을 뿜어낸다. 시승 모델인 울트라 트림의 브라이트 테마는 크롬 소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과하지 않은 화려함을 자랑하며, 야간에 차량 도어를 열 때 펼쳐지는 라이트 시퀀스는 마치 차가 주인에게 인사를 건네는 듯한 감성적 만족감을 선사한다
실내는 단순히 ‘고급스럽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한 공간의 미학을 담고 있다.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나파 가죽의 은은한 향과 따뜻한 질감의 우드 데코는 운전자를 무장 해제시킨다. 수평형 대시보드 중앙에 자리 잡은 11.2인치 독립형 디스플레이는 단순한 크기의 확장을 넘어 픽셀 밀도를 21% 높여 눈의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주행 중에 조작해 본 터치 반응은 퀄컴의 차세대 스냅드래곤 콕핏 플랫폼 덕분에 막힘없이 매끄럽다 한국형 내비게이션의 대명사인 티맵(TMAP)은 물론,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를 통해 유튜브와 OTT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은 차를 온전한 휴식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특히 1410W급 바워스 앤 윌킨스(B&W) 사운드 시스템은 실내를 거대한 콘서트홀로 변화시키며, 감성적인 풍요로움을 더해준다.

특히 B6 울트라 트림에 기본 적용된 에어 서스펜션과 액티브 섀시의 조화는 일품이다. 초당 500회씩 도로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감쇠력을 조절하는 이 시스템은 노면의 불쾌한 진동을 세련되게 걸러낸다. 과속방지턱이나 거친 노면을 지날 때의 충격은 섀시 끝단에서 흩어지며 실내로는 기분 좋은 미동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고속 주행 시에는 차고를 낮춰 안정적인 접지력을 확보하고, 코너링 상황에서도 대형 SUV 특유의 롤링을 훌륭하게 억제하며 편안함과 신뢰감을 동시에 준다. 수입 대형 SUV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로 꼽히는 이유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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