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신뢰 불면...‘평화·공동성장’ 훈풍 솔솔 [2026 신년특집]
‘파주 장단반도’ 남북협력·신재생에너지 산업 상징 본격화
에너지고속도로, 민통선 조정땐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평화경제특구, ‘특별개발구역’ 선정, 남북 경협 거점 전환
평화에너지·기후테크 클러스터·美 공여지 등 기회의 땅
道 3대 평화경제전략… 남북 경제·문화 중심축 우뚝
중복 규제·인식 개선… “대북 정책 현장실행플랫폼 돼야”


■ 장기간 단절에 긴장감만... ‘평화공존’ 더는 미룰 수 없다
2025년 11월19일, 국회 여야 의원 10명이 경기 북부 에너지고속도로 건설 현장을 시찰하기 위해 파주시 장단반도를 찾았다. 국회의원들이 대규모로 접경지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앞서 10일에는 통일부가 차관을 중심으로 경기도 관계자 및 전문가 등과 함께 파주 민통선 북쪽 마을을 방문했다. 이들은 캠프 그리브스에서 접경지역 평화공감대 확산사업 관련 주민 간담회를 열고 접경지역 평화와 주민들의 분단고통 치유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경청했다.
여야 의원들과 통일부가 접경지역을 연이어 방문하자 경기 북부의 접경지역은 정부의 남북교류 정책 실현의 새로운 시험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이 파주 장단반도를 남북협력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상징으로 만들기 위한 ‘접경지 균형발전 로드맵’을 국정과제로 삼아 이러한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린다.
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 정부는 대결·적대 종식을 통해 남북이 평화공존, 공동성장으로 나아가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대북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이전 윤석열 정부의 군사적인 대북 강경책에서 교류를 통한 신뢰 회복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는 군사분계선 일대의 긴장과 충돌 가능성을 낮추고, 남북 대화 채널을 복구해 수년간 중단된 소통을 되살린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경기 북부를 남북교류의 토대가 될 곳으로 생각하고 ‘에너지고속도로 구축’과 ‘평화경제특구 조성’ 등의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은 민간인통제선 조정으로 확보될 수 있는 부지를 활용해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아이디어다. 평화경제특구 조성은 긴 세월 통제와 제약에 묶여 있던 접경지역을 특별개발구역으로 선정해 남북 경제협력의 거점으로 전환시키는 사업이다.
또 반환공여지·군 유휴지 개발을 위해 법 개정, 임대·상환기간 완화, 국방부 주도 위탁개발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군사시설보호구역·민통선 제도도 전향적으로 정비하고 경기 북부를 첨단 방위산업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 ‘기회의 땅’ 경기 북부... 접경지역 활성화 최우선
경기 북부 접경지역은 남북교류의 새로운 길을 열 ‘기회의 땅’이지만 그만큼 남북관계 악화가 장기화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연천 민간인통제선 인근 지역은 과거부터 북한에서 날아오는 포탄·총탄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를 겪어 왔다. 동두천 비무장지대(DMZ) 지역도 공습 대비 등 안전에 대한 부담이 크며 미군 철수 이후 상권도 크게 쇠퇴해 주민들의 생업이 어려운 상태다. 특히 파주 민북마을 민통선지역은 모든 마을이 해체 위기에 놓여 있다.
김동구 대성동마을 이장은 경기일보에 “우리는 그 어떤 제재도 없이 편안히 사는 걸 바라는데 남북 관계가 어긋날 때마다 주민들의 안정적 생활이 흔들린다”고 털어놨다. 박경호 파주 통일촌 청년회장 또한 “주민들의 가장 기본적인 생활조차 힘든 상황”이라며 “경제적·문화적·교육적 여건이 다방면으로 갖춰져 살기 좋은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경기도에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경기 북부 접경지역을 다시 활성화시켜 이러한 고충을 완화하는 것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025년 ‘경기도 3대 평화경제전략’을 발표해 그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3대 평화경제전략은 △평화에너지 프로젝트 △경기 북부 평화경제특구 내 기후테크 클러스터 구축 △도내 미군 반환공여구역 개발 등을 골자로 한다. 접경지역을 둔 경기 북부 지자체별로도 지역 활성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포천은 한탄강 생태관광 자원과 첨단 농업기술 등을 융합한 ‘포천형 특구모델’을 공개하며 평화경제특구 유치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파주는 민통선 내 유휴농지를 활용한 재생에너지 생산 기반 확대 등의 구상을 통해 에너지고속도로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의정부와 동두천, 양주, 연천, 가평 등도 반환공여지 및 주변 지역의 개발제한구역에 산업·일자리·주거·문화가 어우러진 복합공간을 조성해 지역경제 성장 거점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남북교류의 ‘중심축’, 경기도에 남은 과제는
경기도는 접경지역을 가진 지역 중 인프라 마련에 대한 움직임이 가장 활발해 평화통일 기반으로서의 성장이 가장 기대되는 지자체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도가 갖는 지정학·사회학적 가치를 살려 남북 평화공존·공동성장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는 발전 과제를 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민조 국토연구원 센터장은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접경지역은 남북 간 신뢰를 구축을 위한 정부의 사업을 실행할 수 있는 ‘실험의 장’이자 정치·경제·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교류 협력을 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특히 경기도는 보건의료 방역 협력이나 기후위기 대응 등의 협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경기도는 접경지역을 가진 다른 지역(강원도, 인천 등)보다 인구가 많고 교통이 편리하다는 강점이 있으므로 신안보·경제·문화 분야의 전략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며 “일전에 경기도가 성공적으로 주도했던 ‘말라리아 남북 공동 방역 사업’ 같은 협력을 계속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접경지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타파하고 과도한 규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오호영 전문연구원은 “접경지역은 그동안 군사적 대치 장소로만 인식돼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고 수도권 규제, 자연환경 규제, 군사시설 보호 등 중복 규제가 걸려 있다”며 “이 같은 문제가 해결돼 경기 북부의 접경지역은 남북의 평화적 교류가 가능한 지역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경기도가 중앙정부의 대북 정책 방침과 맥을 같이하는 ‘현장 실행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미지 기자 unknown@kyeonggi.com
부석우 기자 bo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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