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만든 ‘K’의 재발견 이어질까…영화계는 여전히 ‘찬바람’
넷플릭스 지난해 31개 콘텐츠 공개 ‘독주’
토종 OTT, 차별 콘텐츠·해외 진출 반격
‘천만 영화’ 사라지고 독립영화는 대약진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지난해 대중문화계에서 최고 화제작이었다. ‘케데헌’의 신드롬적 인기는 국경을 초월한 신(新)한류 시대 도래에 불을 지폈다. [넷플릭스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02/ned/20260102130106981auss.jpg)
지난해 대중문화계에서 최고 화제작은 단연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였다. 역대 넷플릭스 흥행 1위에 이어 이제는 아카데미까지 넘보는 ‘케데헌’의 신드롬적 인기는 국경을 초월한 신(新)한류 시대 도래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K-콘텐츠’를 글로벌 주류로 끌어올린 ‘오징어 게임’이 마지막 시즌으로 4년 간의 여정을 마무리했고 ‘폭싹 속았수다’, ‘폭군의 셰프’ 등 한국적인 감성과 소재를 다룬 작품들도 동반 흥행하며 새로운 ‘K’ 열풍에 힘을 보탰다.
다만 한국 진출 10주년을 맞은 넷플릭스의 독주는 여전했고,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고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천만 영화’가 사라진 영화계 역시 이렇다 할 텐트폴(고예산 영화) 작품을 찾아볼 수 없어 시름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최초·최고 기록 모두 휩쓴 ‘케데헌’=악귀를 물리치고 세상을 구하는 K-팝 걸그룹의 이야기는 역대급, 최고, 최초의 기록을 모두 휩쓸며 ‘K-컬처’ 확산의 새 이정표가 됐다.
지난해 6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데헌’은 누적 3억뷰를 돌파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세계는 ‘K-팝’이란 저력 있는 한국의 소프트 파워와 오컬트의 만남, 여기에 한양도성, 호랑이와 까치, 한의원 등 ‘케데헌’ 속 한국적인 요소에 열광했다. 북미 1100여개 상영관에서 진행된 ‘케데헌’ 싱어롱 상영은 티켓을 모두 매진시키며, 해당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타이틀곡 ‘골든’(Golden)은 지난해 K-팝 장르 최초로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1위를 모두 석권했다. 내년 2월 열리는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송 오브 더 이어’ 등 5개 부문 후보에도 올랐다.
오스카 레이스도 순항 중이다. ‘케데헌’은 오는 3월 예정된 제9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 자격을 갖춘 35개 작품 명단에 포함됐다. 주요 외신들은 디즈니가 9년 만에 내놓은 ‘주토피아 2’와 2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한다.
김숙영 미국 UCLA 연극영화과 교수는 “올해는 미국 내 한류 확산에 있어서 획기적인 해”라면서 “‘케데헌’은 한류를 단발적인 영향에서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정착시키는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넷플릭스 ‘독주’ 속 토종 OTT의 고전=‘케데헌’의 기록적 흥행에 날개를 단 넷플릭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OTT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시리즈 피날레인 ‘오징어 게임 3’과 ‘중증외상센터’, ‘약한 영웅 2’ 등 지난해에만 31개의 콘텐츠를 공개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예능에서도 ‘피지컬: 100’과 ‘흑백요리사’와 같은 넷플릭스 흥행 프랜차이즈들의 속편이 공개되며 화제성을 이어갔다. 신규 예능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는 포화 상태의 연애 프로그램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넷플릭스는 새해에도 데이팅 예능 ‘솔로지옥5’, ‘미스터리 수사단2’,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시즌 2 등 예능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디즈니+는 스타 캐스팅을 앞세운 대작으로 넷플릭스의 아성에 도전했다. 야심작이었던 ‘북극성’의 흥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1970년대 인간군상의 모습을 담은 ‘파인’과 연쇄살인의 진실을 쫓는 ‘나인퍼즐’, 영화 ‘조작된 도시’(2017)의 리메이크 시리즈인 ‘조각도시’ 등이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이같이 글로벌 OTT가 선전하면서 토종 OTT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토종 OTT의 결합으로 주목받았던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연내 마침표를 찍지 못한 채 해를 넘겼다. ‘1세대 토종 OTT’ 왓챠는 지난 5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다만 토종 OTT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분위기 반전을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티빙은 HBO 맥스(Max), 디즈니+ 재팬과 손잡고 글로벌 진출의 첫발을 내디뎠다. 티빙이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과 동시에 선보인 오리지널 드라마 ‘친애하는 X’는 공개 3주 차에 일본 디즈니+ 1위를 차지했고, 아태지역 HBO Max 서비스 국가들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5편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인 웨이브는 올해 역시 5편의 라인업을 공개했다. 예능에서는 피의 게임’ 시리즈가 ‘피의 게임X’로 돌아오고, ‘너의 연애’ 등 웨이브만의 독창적 영역으로 주목받았던 ‘퀴어 유니버스’는 올해 더 확장된다.
▶‘천만 영화’ 사라진 영화계, 독립영화 약진은 ‘위안’=국내 영화계는 지난해 그야말로 깊은 절망 속에서 헤맸다. 4년 만에 ‘천만 영화’는 사라졌고, 투자가 얼어붙으면서 텐트폴도 자취를 감췄다. 연말 성수기 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일본 애니메이션이 점령한 극장을 목도해야만 했다.
실제로 지난해 영화 관객 수는 1억 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을 간신히 넘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2억2667만명)과 비교할 때 절반도 못 미친다. 전년 대비로도 16%가량 줄었다.
그나마 극장을 찾았던 관객들은 한국 영화보다 외산 애니메이션이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찾았다. 지난해 최고 흥행작은 연말 극장가를 휩쓴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 이 작품은 개봉 30일 만에 700만명을 넘어섰다. 흥행 2위는 568만 관객을 동원한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다. 그나마 조정석 주연의 ‘좀비딸’이 563만명을 동원하며 3위에 안착, 한국 영화의 체면을 지켰다.
이런 상황에서 독립영화의 약진은 빛났다. 탄탄한 서사와 연출, 남다른 아이디어로 뭉친 반짝이는 작품들이 상업 영화의 빈자리를 채웠다. 업계의 이목을 주목시킨 흥행작도 등장했다.
어두운 시기에 희망의 불을 밝힌 것은 윤가은 감독의 영화 ‘세계의 주인’이다. 지난 10월 말 개봉해 12월 말 현재 18만 관객을 넘었다. 관객의 입소문에 힘입어 손익분기점(8만명)을 일찍이 넘겼고, 지난 2019년 독립영화 인기를 견인한 ‘벌새’(15만)의 스코어도 제쳤다. 독립영화를 기준으로 보면 ‘블록버스터급 흥행’이다.
지난해 영화계가 이처럼 긴 침체의 터널을 지나왔는데도 출구는 없는 듯 보인다. 올해 전망 역시 ‘그리 밝지 않다’는 게 영화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무엇보다 개봉작이 없다. 팬데믹 당시 쌓였던 창고 영화는 소진돼 올해 중·대형 영화 개봉작은 30편대에 그칠 전망이다.
길종철 한양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지금은 한국 영화의 재정비 시대”라며 “위기를 기회 삼아 초심으로 돌아가 관객과 만나고 소통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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