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붉은 말(적토마)의 해…말띠 대구 시민들의 한 해 바람은?

구아영 기자 2026. 1. 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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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힝' 용맹, 기개, 전진 등 추진력과 기동력을 갖출 뿐 아닌 계획력을 겸비한 '말의 해'가 밝았다.

2026년 병오(丙午)년은 붉은 말을 상징하는 '적토마'의 해다. 적토마는 삼국지, 삼국지연의와 수호전 등 중국 고전에 나오는 전설적인 말로, 붉은빛이 도는 털에 하루 천리를 달리는 압도적인 속도를 자랑한다.

갖가지 색을 가진 말띠들의 새해 소망은 무엇일까. 각계각층 대구 시민들의 지난해 추억을 되돌아보고 올 한해 신나게 질주하고자 하는 바람을 들어봤다.
도현주 성주군가족센터 한국어강사

◆붉은 말, 도현주 성주군가족센터 한국어강사(60)

유난히 영특한 편은 아니었으나 언니가 학교 가는 걸 보고 나도 가고 싶다고 졸라 남들보다 일 년 빠르게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덕분에 친구들이 작년에 맞이한 환갑을 나는 2026년 새해에 맞게 됐다. 환갑이라고 특별한 느낌이 드는 건 아니지만 나이 앞자리 숫자가 6으로 바뀐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 같다. 몇 해 전부터 한국어 강사 일이 최근 나의 일상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새해에는 가족 센터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학교, 외국인 센터로 활동 범위를 넓혀 갈 생각이다.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한국어를 배우고 익히려는 그들에게 내가 도움이 돼주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이지 뿌듯하고 보람차다. 수업 중 가끔 강사인 나를 환히 웃게 만드는 그들의 사소한 실수 또한 사랑스럽고 귀엽다. 요즘 내 머릿속은 어떻게 하면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쉽고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새해에도 우리 학생들과 재미있고 유익한 한국어 수업을 이어 나가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환갑인 내게 멋진 선물 하나쯤 내 스스로 줘봐야지 생각해 본다. 그게 여행이든, 멋진 차이든! 60년 동안 열심히 살아왔으니까!
류병욱 북구청 공무원

◆황금 말, 류병욱 북구청 공무원(48)

2025년은 대학교 졸업 20년 만에 대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만난 친구들의 저마다 직업은 다양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내가 지나온 이 시간들도 잘 살아온 것 같아 보람찼다. 2025년은 유독 점점 나이가 드는 것을 느끼는 때다. 운동이나 술을 먹은 후 또는 늦게까지 일을 한 후에 회복이 더디다는 점이 아쉽다. 아직 구체적인 새해 계획을 세우지 못했지만, 건강을 위해 휘트니스나 필라테스를 등록해서 복부 핵심 근육도 강화하면서 더 늙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어머니가 새해 팔순인데 건강이 괜찮으시면 가까운 곳이라도 해외여행을 다녀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조희라 수성구청 공무원

◆황금 말, 조희라 수성구청 공무원(48)

2025년은 처음 문화관광과 업무를 맡으며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분야의 현장을 직접 경험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자료로만 보던 내용을 실제로 마주하면서 나에게는 큰 배움이자 새로운 자극이 됐다. 특히 주민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지켜보고 지역의 문화적 현장을 돌아보며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의 일상에 작은 즐거움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된 한 해였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늘 그렇듯 시간이 부족한 점이 가장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운동과 다이어트 같은 평소 다짐들도 '작심삼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2026년에는 같은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업무와 생활 모두에서 조금 더 체계적으로 시간을 관리하려고 한다. 말띠해를 앞두고, 말이 지닌 지구력과 앞으로 나아가려는 에너지를 떠올리게 된다. 문화·관광 분야의 일은 한순간에 성과가 드러나기보다는 오랜 준비와 축적을 거쳐 비로소 주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준비해 온 일들이 완성돼 새해에는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작은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제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말띠해의 기운을 빌려 올해보다 조금 더 건강하고 활기찬 한 해를 만들어보고 싶다.
조승열 수성푸르지오리버센트 아파트 회장

◆황금 말, 조승열 수성푸르지오리버센트 아파트 회장(48)

2025년은 아파트 회장으로 출발해 입주민 숙원사업이었던 아파트 펜스를 수성구 최초로, 합법적으로 승인받아 설치 했던 일, 주차시스템 도입으로 입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했던 것이 기억이 남는다. 이를 토대로 중동의 주변 아파트와 연합해 중동 전체의 발전을 위한 중동아파트협의회를 창설해 발대식을 가졌으며 중동 전체 아파트 주민들의 목소리를 한곳에 모을 수 있는 의미 있는 단체를 만든 것이 제일 인상 깊었다. 다만 본업과 공적인 일을 맡다 보니 아무래도 가정에 좀 소홀해져서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지 못하고 신경을 써주지 못한 점이 아쉬움이 남는다. 새해에는 임기 마지막 해로서 아직 해결하지 못한 사업을 잘 마무리 지었으면 좋겠고, 중동아파트협의회가 회원 수 모집이 조금 부족해 아직 법인등록을 하지 못했는데 연초에 빠르게 비영리단체 법인등록을 하여 정식기구로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단체로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 또 병행해 가족들과도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박동인 사무직 회사원

◆하얀 말, 박동인 사무직 회사원(36)

서른 중반을 넘기면서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덕분에 20대 못지않은 체력이 생겼고, 몸도 확실히 달라졌다. 식단 챙기며 운동하느라 가끔 힘들 때도 있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아본 적 있었나 싶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던 시간이 2025년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 뜻하지 않게 만났던 연인과 헤어지면서 생각보다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는 점도 뜻깊다. 아무리 노력해 봐도 마음 한편이 자꾸 쫓기고, 여유가 없어 새로운 인연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 과정이 생각보다 더 오래, 무겁게 남았던 것 같다. 지금은 그 상처 덕분인지 오히려 마음의 여유를 되찾으려고 부단히 노력 중이다. 새해에는 뭔가 새로운 설렘이 있었으면 한다. 새해가 되면 살짝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인연을 기다려보고 싶다. 연말쯤엔 지금보다 더 편안하고, 서로의 미래를 조용히 이야기해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있다면 참 좋겠다.
이승현 삼성라이온즈 야구선수

◆검은 말, 이승현 삼성라이온즈 야구선수(24)

2025년을 돌아보면 지난 7월 LG와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날 개인 한 경기 최다인 8⅓이닝을 던졌고, 노히트 노런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노히트 기록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흔한 경험은 아니라서 더 강렬하게 남아 있는 것 같다. 사실 예전에는 '나는 이 정도까지'라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경기를 통해 선수로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고, 앞으로 나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쉬움도 분명히 있었다. 선발투수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시즌 초반 흐름이 좋지 않아 퀄리티 스타트 투구를 많이 보여주지 못한 점은 꼭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호주리그에 다녀오면서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스프링캠프 전까지는 힘을 키우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동시에 감각과 기술을 유지하기 위해 공도 놓지 않으려 한다. 새해를 맞아 마음가짐도 새롭게 다지고 있다. 이제는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 결과로 보여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에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마운드에 서서 끝까지 버티는 투수가 되고 싶다.
차윤지 원단회사 해외영업팀

◆검은 말, 차윤지 원단회사 해외영업팀(24)

2025년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친언니와 롯데월드를 갔던 날이다. 첫 직장을 다니면서 초반엔 육체적, 정서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그러던 와중 언니가 지내는 서울까지 찾아 같이 신나게 놀았다. 당일 롯데월드 오픈런을 뛰면서까지 놀고 정말 많이 웃고 놀아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다. 새해 목표는 '이직 성공하기'다. 지금 회사에서 담당하는 업무가 저의 꿈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 새해에는 새로운 시작을 하려고 한다. 고등학생 때부터 원했던 분야로 취직하기 위해 각종 필수 요건에 맞추도록 공부할 것이고, 요건이 다 충족이 됐을 땐 1일 1원서 내기를 목표로 한 해를 보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골프를 배워 부모님과 같이 골프 필드장에 나가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다.
김지호 관문초등학교 5학년

◆푸른 말, 김지호 관문초등학교 5학년(12)

2025년은 하고 싶었던 것들이 많이 이뤄진 아주 특별한 한 해였다. 지난 겨울 처음으로 전교학생회 부회장에 출마했을 때 아쉽게 떨어졌는데, 2025년 다시 한번 도전해서 부회장으로 당선돼 정말 행복했다. 그리고 드디어 태권도 3품을 따게 된 것도 아주 기쁜 일이다. 심사에 나가서 처음으로 모르는 친구와 겨루기도 했는데, 떨렸지만 잘 해낸 거 같아 뿌듯했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에 학교 방송반에 지원해서 아나운서 뽑힌 것도 정말 기억에 남는다. 아쉬운 점은 5학년부터는 핸드폰 게임을 줄이고 책을 많이 읽기로 부모님과 약속했는데 그걸 잘 지키지 못한 거 같다. 핸드폰 게임을 줄이는 건 많이 힘든 일이지만 새해 말의 해를 맞이해서 약속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내가 태어난 2014년은 푸른 말의 해였고, 2026년은 붉은 말의 해라고 엄마가 말해줬다. 말의 해인 내년엔 우리 가족 그리고 제가 아는 모든 사람에게 행복한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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