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말(馬)이야] 말띠가 말의 해를 맞이하는 방법 | 전원생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 기사는 전원의 꿈 일구는 생활정보지 월간 '전원생활' 1월호 기사입니다.
말띠 기자가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말을 보고, 느끼고, 즐기러 제주로 떠났다. 말띠로 살아온 사람에게 12년 만에 돌아온 말띠 해는 특별하다.
제주의 말 이야기 제주가 말로 유명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전원의 꿈 일구는 생활정보지 월간 ‘전원생활’ 1월호 기사입니다.

제주에는 말을 볼 수 있는 목장이나 방목지가 여럿이다. ‘성이시돌 목장’도 그중 하나로,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이 목장에는 특별한 말들이 있다. 은퇴한 경주마인 ‘이스트제트’ ‘모르피스’ ‘쏜살’이다. 성이시돌 목장은 한국마사회의 ‘명예 경주마 휴양 사업’에 참여 중이다. 이 사업은 뛰어난 성적을 냈거나 독특한 이야기가 있는 은퇴한 경주마를 ‘명예 경주마’로 선정해 휴양 목장에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도록 하는 것이다.
성이시돌 목장에 가장 먼저 온 명예 경주마는 이스트제트다. 제주에서 태어난 이스트제트는 육지로 건너가 경주마로 활동하며 대단한 기량을 보여줬다. 거둬들인 상금만 8억 원이 넘는다. 2024년에 은퇴 후 명예 경주마로 선정됐고, 고향인 제주로 돌아왔다. 빠른 속도로 경마장 트랙을 뛰며 관중들에게 환호받았던 경주마들은 이제 제주의 푸른 초원을 자유롭게 거닐고 있다.

공연자들이 북을 치며 공연이 시작된다. 공연자들의 발놀림이 경쾌하다. 웅장한 북소리가 잦아들자 말들이 등장한다. 말을 다루는 공연자들의 손길이 능숙하다. 말들이 종횡무진 공연장을 누비며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공연자들은 말 위에서 자유자재로 몸을 움직이며 묘기를 부리고, 심지어 활을 쏘거나 줄넘기까지 한다. 공연자와 말 사이에 단단한 교감이 느껴진다. 50분간의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온다.
말을 봤으니 이제 타볼 차례다. 다양한 승마 체험장 중 드넓은 초원에서 한라산을 감상하며 말을 타는 ‘삼다수승마목장’을 선택했다. 이번에 호흡을 맞출 말은 ‘사랑이’다. 전문가가 말을 타고 앞서가면, 뒤에서 사랑이를 타고 따라간다. 초원을 배경으로 말을 타니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어느 정도 말타기에 적응하자 속도를 올린다. 속도가 조금 빨라졌을 뿐인데 엉덩이가 아프다. 사진 기자의 발소리에 사랑이가 깜짝 놀란다. 말이 예민한 동물이라는데, 그래서 말띠인 나도 예민한 걸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스친다.
김만일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의 후손들이 나라에 말을 바쳤는데, 그 숫자가 2만여 마리로 추정된다. 김만일의 생가 주변에 지어진 기념관은 그의 생애 외에도 제주의 목축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유물과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말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말가면 쓰고 사진 찍기’ ‘추억의 말 달리기 경주 놀이’도 준비돼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에 있는 ‘갑마장길’은 조선시대 때 최고 등급 말인 갑마(甲馬)를 기르던 갑마장 터를 중심으로 조성된 도보 코스다. 갑마장길 중 일부 구간인 ‘쫄븐갑마장길’을 걷는다. ‘쫄븐’은 ‘짧은’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쫄븐갑마장길은 원점 회귀 코스로, 길이 10㎞에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따라비오름·큰사슴이오름(대록산)·유채꽃프라자 등이 코스에 포함돼 있다.
따라비오름은 일출 명소로 알려져 있다. 정상에 오르면 시야를 가리는 곳이 없어 떠오르는 해를 보기에 제격이다. 단, 이정표를 잘 따라가야 한다. 새벽녘 어두울 때 길을 잘못 들면 가파른 길로 올라야 한다. 정상까지 고생은 잠깐이고, 고요하고 잔잔하게 떠오르는 해를 마주하자 벅찬 감정이 차오른다.

‘이호테우해변’은 제주에 막 도착했거나 떠나기 전에 들르기 좋은 장소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이곳을 찾는 이유에는 조랑말 모양 등대 지분이 크다. 하얀색과 빨간색 조랑말 모양 등대가 나란히 있어 사진 명소로 통한다. 손바닥 각도를 잘 맞추면, 말 등대를 손에 올린 것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일몰 시각에 오면 말 등대 뒤로 해가 저물어가는 아름다운 광경이 눈에 담긴다. 이호테우해변의 일몰을 끝으로 여행을 마친다. 여행에서 만난 가지각색의 말들을 기억하며 올해를 잘 살아내보고 싶다.
글 허연선 기자 | 사진 임승수(사진가)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