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만화 강세라고? 초통령의 선택은 ‘흔한남매’ [.txt]

좀처럼 웃을 일이 없는 세상이다. 어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아이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4세 고시’ 또는 ‘7세 고시’와 같은 폭력적인 단어가 아무렇지 않게 쓰이고, 학업 및 관계 스트레스로 인한 각종 정신질환까지 늘어나면서 아이들이 병들고 있다. 각박한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책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학습 만화’는 대한민국 아동서를 대표하는 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 ‘와이(Why)’ 시리즈, 그리고 ‘마법천자문’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교양이나 지식 정보 습득을 목표로 한 시리즈들이 천만부 넘게 팔리면서, 초등학생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며 ‘케이(K)-학습 만화’ 열풍을 일으켰다. 여전히 주요 서점 아동서 매대 위에는 수학, 과학, 역사, 논술 등, 각종 학습 만화 시리즈들이 치열한 자리다툼을 하고 있다.
‘학습’을 목표로 한 만화 시리즈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웃음’과 ‘재미’를 목표로 한 만화 시리즈 ‘흔한남매’의 성공은 주목할 만하다. ‘초통령’(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가 있는 캐릭터)의 자리를 꿰찬 ‘흔한남매’는 3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흔한남매’의 일상을 재구성해 만든 만화 시리즈다. 2019년 6월 1권이 출간된 이후 6년 만에 누적 판매 1천만 부를 돌파했고, 캐릭터 기반 아이피(IP)의 엄청난 확장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중학생 오빠 ‘으뜸’과 초등학생 동생 ‘에이미’가 티격태격하는 일상을 코믹하게 그려낸 ‘흔한남매’ 시리즈는 기존 학습 만화와는 차별되게 ‘현실적인 공감’과 ‘순수한 재미’를 전면에 내세웠다. 교육적 가치를 강조하던 기존 아동 도서와 달리, ‘그냥 웃긴 책’을 만들어보자는 출판사의 기획력이 먹혀들었고, 어린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났다. 숨은그림찾기, 미로 찾기, 퀴즈 등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놀이 요소를 추가한 점도 시리즈의 또 다른 성공 비결이었다.
올해 내내 ‘흔한남매’ 시리즈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4월 출간된 19권, 9월 출간된 20권, 12월에 출간된 21권까지, 출간과 동시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압도적 인기를 자랑했다. ‘도서관 정보나루’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초등학생들이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 1위부터 29위가 모두 ‘흔한남매’ 시리즈였다. ‘오리지널 코믹북’으로 시작한 시리즈는 ‘안 흔한 일기’, ‘흔한남매 과학 탐험대’ 등, 학습 요소를 추가한 확장판을 출시하면서 학부모들이 지갑을 열어야 할 합당한 이유를 만들어줬다.
‘검증된 콘텐츠’와 ‘강력한 팬덤’ 그리고 ‘유튜브 시너지’까지, ‘흔한남매’의 성공 비결을 물으면 나올 법한 모범 답안들이다. 하지만 정작 ‘흔한남매’를 읽는 어린이들에게 비슷한 질문을 하면 어떤 답이 나올까. “재미있어요!” 또는 “웃겨요!” 아닐까. 엄지와 검지로 브이(V)자를 만들어 턱 밑에 대는 특유의 포즈를 취하며 ‘냐하’라고 인사하는 아이들, 그리고 책장을 넘기며 키득키득 웃는 아이들은 ‘흔한남매’가 만들어낸 정겨운 모습이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단독] 국책 연구기관 “중국 반도체 경쟁력, 한국 따라잡았다”
- ‘1억 공천헌금’ 강선우 전격 제명…김병기엔 징계심판 요청
- 위성락 “한·중 정상회담때 한반도 비핵화 실질적 논의”
- “‘흑백요리사2’ 딸깍 훔쳐 돈 번다”…유튜브서 활개 ‘불펌 쇼츠’
- “아이큐가 한 자리야?”…이혜훈 갑질 의혹에 국힘 총공세
- [단독] “김병기 쪽에 2천만원·1천만원 줘…새우깡 쇼핑백에 돌려받아”
- 한강 소설은 아직이지만 성해나, 김기태 신작 기대하세요 [.txt]
- 70대인데 갈수록 팔팔…사망도 늦추는 ‘역노화 기술’ 2가지 [건강한겨레]
- 우리가 더 타격? 국힘 먼저 제안한 ‘통일교 특검’, 지지층 절반 “반대”
- 호주 이어 프랑스도 15살 미만 SNS 금지 추진…9월 새 학기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