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말의 해’ 병오년… 성공·출세·기상의 상징 '적토마'처럼 힘차게 질주
고난을 극복한 후 숨가쁜 변화가 이어졌던 2025년 을사년(乙巳年)이 저물고, 새로운 한 해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가 시작됐다.

◇붉은 말의 해, 2026 병오년=2026년 병오년은 '붉은 말의 해'다.
말이라는 동물은 전통적으로 움직임과 확장, 활력을 상징한다.
우리 문화에서 '말'은 예로부터 굉장히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기상과 삶의 중요한 부분을 함께 해온 동물이다.
말은 그 어떤 동물보다 빠르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말'은 보통 성공, 출세, 그리고 앞으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진취적인 기상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진다. 또한 '앞만 보고 달린다'는 말이 있을 만큼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달려가는 끈기와 노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말이 전쟁에서 승리를 가져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평시에도 교류와 번영을 이끄는 데 중요했으므로 이러한 상징성이 더욱 강하게 자리 잡았다.
또 말은 힘이 넘치고 강인한 생명력을 대표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지치지 않고 힘차게 달리는 모습에서 왕성한 활동력과 건강함을 떠올릴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 '붉은색'이 더해지면 그 의미는 더욱 강렬해진다. 우리 민족에게 '붉은색'은 단순히 색깔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데, 보통 강한 생명력과 열정, 정열, 그리고 행운을 상징한다. 또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의미도 있는데, 팥죽을 먹거나 붉은색 옷을 입는 등 붉은색이 악귀를 쫓는다는 믿음도 있다.
◇색깔 10개, 동물 12개 60간지=올해의 60간지 병오(丙午)는 60간지 중 43번째로 '붉은 말'을 의미한다. 지난해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해, 내년 2027년은 정미년(丁未年)으로 '붉은 양의 해'이다.
60간지는 10개 천간과 12개 지지를 순서대로 조합해 정해진다.
앞에 붙는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10개의 천간은 '색'을 의미하며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12개 지지는 동물을 의미한다.
매년 순서대로 천간과 지지를 조합하면 갑자(甲子)로 시작해 계해(癸亥)로 끝나는 60간지가 구성된다. 이렇게 한 바퀴의 60간지, 60년의 단위를 1갑자(甲子)로 부르며 또는 1갑자를 돌았다 해서 회갑(回甲), 환갑(還甲)으로 부른다. 60세 생일을 의미하는 회갑이나 환갑은 여기서 따온 것이다.
10개의 천간은 각각 의미와 색을 지니는데 ▶갑(甲)은 무성하게 솟아오른 나무의 청색 ▶을(乙)은 푸릇하게 대지를 덮고 있는 풀과 같은 청색 ▶병(丙)은 만물을 내려쬐는 태양과 같은 적색 ▶정(丁)은 작은 불씨부터 용광로까지 세상 모든 불과 같은 적색 ▶무(戊)는 대자연 광활한 대지의 황색 ▶기(己)는 인간의 손길이 닿은 경작지의 황색 ▶경(庚)은 거대한 암반이자 금속의 원형 같은 백색 ▶신(辛)은 보석과 제련된 금속과 같은 백색 ▶임(壬)은 거대한 강과 바다 등 큰 물과 같은 흑색 ▶계(癸)는 계곡과 연못 시냇물과 같은 작은물의 흑색 등을 의미한다.
또한 갑을은 청색, 병정은 적색, 무기는 황색, 경신은 백색, 임계는 흑색 등 연이은 천간이 각각 오행(나무, 불, 땅, 금속, 물 순으로)과 오행의 색을 상징한다.
이 같은 조합을 대입하면 올해 병오년은 더욱 강력한 활력과 에너지, 끊임없는 번영과 도약, 그리고 막힘없는 성공과 성취를 의미하는 한 해라 할 수 있다.
◇병오년에는 무슨 일이=우선 올해에는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향후 4년간 각 지역을 책임질 도지사와 도교육감, 시장·군수, 지방의원 등을 선출하는 선거로, 시민들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공직자를 뽑는 선거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새해 정초부터 지역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출마예정자들의 행보가 더욱 빨라지기 시작하는 가운데, 어떤 인물이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에는 스포츠 팬들을 설레게 하는 빅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올림픽과 함께 '전 세계인의 축제'라 불리는 FIFA 월드컵이 오는 6월 11일 개막한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중미 3개국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월드컵은 본선 참가 국가가 종전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고, 기존 32강 조별리그가 32강 토너먼트로 바뀌어 열린다.
가장 권위있는 야구 국가대항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도 오는 3월 시작된다. 미국과 일본, 푸에르토리코 등 3개국에서 경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병오년은 굵직한 사건은 많지 않았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전환점 또는 새로운 시작점으로 불릴만한 사건들이 일어났다.
1846년(헌종 12년)에는 조선 후기에 있었던 천주교에 대한 박해 사건 중 하나인 '병오박해'가 있었다. 병오박해는 다른 박해사건에 비해 순교자는 적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순교한 사건이다.
병오박해는 조선 정부의 강력한 천주교 탄압 의지를 보여주는 사건임과 동시에 천주교 신자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큰 희생을 감수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기록이다. 이 사건은 한국 천주교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김대건 신부는 이후 1984년에 '성인(聖人)'으로 시성돼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고 있다
1906년(대한제국 고종 43년)은 을사늑약(1905년)으로 국권을 빼앗긴 대한제국에 '한국통감부'가 설치되면서 본격적인 식민지화 정책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식민통치에 저항하는 민중들의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의병(義兵)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분연히 일어난 의병들은 일본군의 만행에 저항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무장 투쟁을 전개했으며, 이는 이후 독립운동의 큰 밑거름이 됐다.
해외에서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이 일어났던 해가 1906년 병오년이다. 4월 18일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 어긋나면서 리히터 규모 8.3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 강진으로 최소한 3천 명 이상이 사망했고, 피해액은 당시 가치로 2억 달러가 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진은 전세계에 지진 대비 내진 설계의 중요성이 인식됐으며, 소방 시스템 개선, 재난 대비 훈련의 필요성 등 안전의식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처럼 병오년은 위기 또는 혼란이라고 보일 수 있지만, 기존의 흐름을 바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는 일들이 일어나는 해이다.
한 해 동안 있을 변화에 대해 각자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차근차근 해 나간다면 더 좋은 내일이 기다리는 날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임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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