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동화처럼 아름다운? 동화처럼 슬픈!

영국 작가 위다(Ouida, 1839.1.1~1908.1.25)의 동화 ‘플랜더스의 개(A Dog of Flanders, 1872)‘는 벨기에 북부 플란데런의 소년 ‘네로(Nello)’가 가난과 편견 등 여러 사회적 부조리에 부대끼면서도 반려견 ‘파트라슈(Patrasche)’와 함께 노동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와 우정, 예술(그림)에의 열정을 좇는 낭만적이고 감동적인 작품이다. 1975년 일본 ‘닛폰 애니메이션’이 ‘세계명작극장’ TV 시리즈로 제작해 국내에도 76년 동양방송(TBC)과 81~82년 KBS가 잇달아 방영하면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본명은 마리 루이즈 드 라 라메(Mari Louise de la Ramee)지만, 유년기 자기 이름(Louise)을 제대로 발음 못해 부르던 이름 ‘위다’를 필명으로 삼았다는 작가는 40여 편의 소설과 수필, 동화를 쓴 인기 작가로 개를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빅토리아 시대 작가인 그는 밝고 행복하고 긍정적인 결말을 추구하는 현대 동화들과 달리 권선징악의 사회적 교훈 혹은 미덕을 사실적인 서사로 전달하고자 했던 고전 동화의 전통에 충실했다. 그림(Grimm) 형제의 여러 잔혹동화나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 등이 펼쳐 보인 잔인하리만치 먹먹한 서사들처럼, 할아버지를 잃고 더 가난해진 네로는 더 차가워진 공동체의 냉대에 내쳐진다. 작가는 목가적인 전원마을 소년의 가난이 ‘올리버 트위스트’의 아이들이 런던 뒷골목에서 겪던 바와 다르지 않았음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끝내 펼쳐보지 못한 네로는 어느 겨울 눈보라를 뚫고 앤트워프의 성모마리아 대성당에 들어, 그토록 갈망하던 피터 폴 루벤스의 그림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The Descent from the Cross)’와 마주 선다. 그 작품을 배경 삼아 작가는 추위와 굶주림에 기진한 네로와 파트라슈를 천사들이 맞이하는 장면으로 작품을 맺었고, 애니메이션은 그 장면의 배경에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를 깔았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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