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신춘문예] 동화 심사평
- 예비 동화작가들 우리말·글 보듬어야
240여 편의 응모작을 두 사람이 나누어 읽었다. 생활 동화가 주류였고, 학교 이야기, 옛이야기 재화(再話·다시 쓰기), 이혼 가정 등과 비교하면 다문화 가정은 거의 사라졌다. 시류에 따라 SF, 가상현실 세계를 다룬 동화가 고개를 들었다.

예심 과정에서 주의를 끈 것은, “아름다운 우리말과 글은 어디로 갔을까?”였다. 한글을 입힌 외국어 남발이 작품 속에서는 물론 제목에까지 여지없이 드러났다. 피드 피드 드롭 피드, 오! 마이 갓, 화이트 시크릿, 베리 베리, 드림 렌즈, 포니 제리 등 열거할 수 없을 정도였다. 아동문학은 주 독자인 우리 어린이들이 우리 언어로 된 문학작품을 향유하는 곳이다. 적어도 동화 작가를 꿈꾸는 예비 작가라면 우리말과 글을 보듬는 소명 의식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오드의 의미’는 SF 동화로, 오드는 우주 호텔에서 지구 여행객을 안내하는 인공지능 로봇이다. 인간이 만든 오드는 결국 인간을 위해 희생된다. 한갓 소모품으로 여겨져 아쉬웠다.
‘아이라는 이름의 북’은 여러 면에서 남달랐다. 조손 가정, 저출산, 중대재해 고위험군 현장 노동자의 삶이 작품 밑바탕에 깔려있으나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경상남도 의령군 유곡면 세곡리에 있는 느티나무, 현고수(懸鼓樹)이다.
독자는 임진왜란 때 활약한 의병장 곽재우를 떠올릴 것이다. 아니, 어린이 독자는 여기까지 가지 않아도 좋다. 어린 손주를 미래의 희망으로 돌보는 할머니와 작은 북을 두드리는 어린이만으로 충분하다.
글쓴이의 문학적 내공이 작품 곳곳에 녹아있고 정제된 문장과 시적 묘사가 돋보인다. 작가의 건필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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