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에 크리스토퍼 놀란까지…올 영화계 기대작은 풍년이오

정시우 객원기자 2025. 12. 3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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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개봉작 ‘양보다 질’

- 장항준 신작 ‘왕과 사는 남자’
- 韓영화 최초 조선 단종에 초점
- 나홍진의 SF 스릴러물 ‘호프’
- 황정민·조인성 등 호흡 주목

-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디세이’
- 609㎞ 필름 사용 스케일 압도
- 마블 ‘둠스데이’로 반등 촉각

‘영화 산업의 위기’라는 말이 1년 내내 공기처럼 떠다닌 2025년이었다. 개봉 영화 편수 자체가 줄어든 2026년 역시 상황이 그리 밝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우울해만 할 필요는 없다. 야구로 치면 4번 타자에 해당하는 스타 감독들이 컴백하기 때문이다. 잘 만하면 ‘양보다 질’이 무엇인지를 입증해 보이는 해가 될 수도 있다.

올해 개봉할 예정인 영화 가운데 관심을 널리 끄는 작품들이다. ‘왕과 사는 남자’ 한 장면.


관객을 가장 먼저 설레게 할 영화는 설 연휴에 출격하는 첩보 액션 ‘휴민트’다. 팬데믹 시기에도 ‘모가디슈’(2021)로 흥행 안타를 치고, 이후 ‘밀수’(2023)와 ‘베테랑2’(2024)까지 성공시킨 류승완 감독의 작품이다. 조인성의 출연도 설레는 요소지만, 최근 청룡영화상에서 화사와 축하 무대를 선보이며 수상자들보다 더 큰 화제를 모은 박정민이 영화에 대한 기대에 기름을 붓고 있다. 청룡이 촉발한 ‘박정민 인기 수혜’를 가장 먼저 누리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영화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국경에서 벌어지는 남북 비밀 요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설정 면에서 류승완 감독의 2013년 작 ‘베를린’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베를린2’를 내심 기다리고 있는 관객들에게 대리 만족을 줄지도 궁금하다.

‘프로젝트 Y’ 한 장면.


설날에는 장항준 감독과 박지훈 유해진이 함께한 ‘왕과 사는 남자’를 만날 수 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조선 제6대 왕 단종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전종서 한소희가 투톱을 이룬 ‘프로젝트 Y’(이환 감독)가 1월 21일로 개봉일을 확정한 가운데, 팬데믹으로 개봉이 장기간 연기됐던 최민식·박해일 주연의 ‘행복한 나라로’(감독 임상수)도 드디어 빛을 본다. 아직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1000만 영화 ‘국제시장’(2014)의 속편도 관객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윤제균 감독이 1편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가운데, 이성민과 강하늘이 부자지간으로 분해 황정민의 빈자리를 메운다. 비평에서는 사랑받지 못하지만 흥행에 있어서는 남다른 감각의 소유자임은 여러 작품을 통해 입증해 보인 연출자의 작품인 만큼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리고 드디어 나홍진이 돌아온다. ‘추격자’(2007) ‘황해’(2010) ‘곡성’(2016) 세 작품만으로 한국 영화의 대들보로 자리매김한 나홍진의 신작은 ‘호프’다. 비무장지대 호포항에 호랑이가 나타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SF 스릴러라는데, 줄거리만 들어서는 어떤 영화인지 ‘감’도 안 온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외에도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등도 출연한다고 하니 더욱 ‘감’이 안 온다. 그저 나홍진이 이번엔 어떤 매혹적인 미끼를 던질지 궁금할 따름. 이미, 그 미끼를 확 물어버린 셈이다.

왼쪽부터 ‘휴민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오디세이’ ‘어벤져스: 둠스데이’포스터.


해외 영화 라인업도 화려하다. 먼저, 국내에서도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이 ‘오디세이’를 통해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세계로 관객을 안내한다. 트로이 전쟁 후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10년의 여정을 그린 영화로, 이 작품을 위해 무려 609㎞의 필름을 사용했다고 하니 이번엔 또 어떤 압도적 스케일을 보여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인터스텔라’(2014) ‘오펜하이머’(2023)에서 놀란과 호흡한 바 있는 맷 데이먼이 오디세우스를 연기한다.

디즈니·픽사의 장난감 친구들, ‘토이스토리 5’와의 재회도 예정돼 있다. 애니메이션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그 흐름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 관객들이라면 이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에 거는 기대가 클 것이다. 무려 20년 만의 속편이다.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 에밀리 블런트, 스탠리 투치 등 주요 출연진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다는 사실 만으로도 볼 이유는 충분하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7월 31일로 개봉일을 예고한 가운데 마블의 ‘어벤져스: 둠스데이’도 12월 출격을 알렸다. 마블의 시대는 끝났다고 하지만, ‘어벤져스: 둠스데이’를 향한 분위기는 사뭇 비상하다. 왜? 원년 멤버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빌런 ‘닥터 둠’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상에나! 캡틴, 크리스 에반스도 돌아온다. 최근 유출된 예고편에서부터 모락모락 피어올랐던 그의 복귀 루머가 공식적으로 확인되며 팬덤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원년 멤버들을 불러 모아 꺼져가는 불을 다시 태우려는 마블의 전략은 과연 통할까.

정시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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