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제발 놓아주세요!' 

방민준 2025. 12. 3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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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용과 관련 없는 참고 사진입니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Release me'는 1967년에 발매된 영국의 잉글버트 험퍼딩크(89·Engelbert Humperdinck)의 대표적인 발라드로,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담고 있는 이 노래는 발매 당시 영국 차트에서 1위에 올랐고 많은 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다. 



 



- Please release me let me go (제발 떠나도록 나를 놓아 주세요)
  For I don't love you anymore (나는 당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기에)
  To waste our lives would be a sin (우리의 삶을 낭비하는 것은 죄일 거에요)
  Release me and let me love again (다시 사랑하게 나를 놓아 주세요)
  I have found a new love dear (나는 새로운 사랑을 찾았어요)
  And I will always want her near (그리고 나는 그녀를 항상 내 곁에 두고 싶어요)
  Her lips are warm while yours are cold (당신의 입술은 싸늘하지만 그녀는 따뜻했어요)
  Release me my darling let me go (그대여 나를 떠나도록 놓아 주세요)
   



  Please release me let me go (제발 떠나도록 나를 놓아 주세요)
  For I don't love you anymore (나는 당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기에)
  To waste our lives would be a sin (우리의 삶을 낭비하는 것은 죄일 거에요)
  So release me and let me love again (그러니 다시 사랑하게 나를 놓아 주세요)
  Please release me can't you see(제발 나를 놓아줘요 당신을 볼 수가 없어요)
  You'd be a fool to cling to me(나에게 집착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에요)
  To live a lie would bring us pain(거짓된 삶을 사는 건 우리에게 고통만 줄 뿐이니)
  Release me and let me love again(다시 사랑하게 나를 놓아 주세요)
 



이 노래의 핵심 정서는 '붙잡고 있던 것을 놓아주며 새로운 길로 나아가려는 마음'이다. 이를 골프에 비유하면 우리가 라운드에서 겪는 집착의 굴레를 벗어나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잉글버트 험퍼딩크의 노래 'Release Me'를 골프 버전으로 바꾸면 결국 "붙잡지 말라. 떠나보낼 때 비로소 더 나은 길이 열린다."가 된다. 



 



골퍼들에게 릴리스는 스윙에서 가장 큰 화두다. 샷의 모든 문제는 클럽이 가야 할 곳으로 놓아주지 못하고 움켜쥐면서 비롯된다, 이 밖에도 골퍼들은 지난 홀의 실수, 미스샷의 충격, 어제 연습장에서의 나쁜 감각 등도 놓아주어야 할 것들이다. 



골프의 시간은 오직 '지금 여기'서만 흐른다. 과거의 스윙을 끌어안고서는 현재의 샷이 숨을 쉴 수 없다. 



"Release me. Let me go."는 바로 미스샷을 벗어나려는 골퍼의 간절한 호소다. 



"떠나가라. 나는 이제 새로운 샷을 사랑해야 한다."  



이 말을 내뱉는 순간, 공은 비로소 자유로워지고 골퍼도 그 공을 보내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골프는 잘 치는 기술 이전에 놓아주는 예술을 배우는 일이다. 한 샷을 보내야 다음 샷이 오고, 한 라운드를 놓아야 다음 계절의 골프가 성큼 다가온다. 



잉글버트가 노래 속에서 말하는 해방은 사실 골퍼들이 홀마다 겪어야 하는 작은 해방과 너무나 닮았다. 움켜쥐던 스윙을 내려놓고, 결과의 집착을 놓아주고, 흐르는 바람과 지금의 리듬만을 믿는 것. 그때 골프는 비로소 골퍼의 사랑에 화답한다. 



 



라운드의 어느 순간, 우리는 잉글버트 험퍼딩크의 그 속삭임을 떠올려보자. 



"Release me… let me go."
골프에서도 이 문장은 우리 가슴 깊은 곳에 가만히 내려앉는다. 



골퍼는 늘 무언가를 붙들고 있다. 움켜쥔 손에 쥐어진 골프채, 어긋난 타이밍, 멀어지는 핀, 뒤틀린 감정. 잘못된 샷이 우리를 붙잡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 샷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 



골프의 진실은 단순하다. 놓아야 다음이 열린다. 움켜쥐지 않아야 클럽이 던져진다. 한 번의 미스샷 앞에서 우리는 노래 속 주인공처럼 낮게 읊조리게 된다. '나를 놓아줘라, 나는 이제 다음 샷을 사랑해야 한다.'고
그 순간 마음의 무게가 풀리며 바람은 조금 더 자유롭게 불고 스윙은 한 겹 얇아진 구름처럼 가벼워질 수 있다. 



  



골프는 잘 치는 스포츠가 아니라 '비워내는 수행'에 가깝다. 집착을 풀어낼 때 비로소 몸이 제 길을 찾고 스윙은 본래의 리듬을 되찾는다. 



잉글버트가 연인을 놓아줄 때 또 다른 사랑이 시작된다고 노래하듯, 골퍼도 하나의 샷을 놓아줄 때 비로소 새로운 플레이를 맞이할 자격이 생긴다. 



결국 골프란 끝없이 이어지는 작은 해방의 연속이다. 한 홀을 떠나보내고, 한 실수를 떠나보내고, 때로는 자신조차 떠나보내야 하는 길이다. 



우리는 공에게 마지막으로 속삭이듯 말한다. 



"Release me. Let me go."
비로소 공은 이 말에 응답하듯 푸른 페어웨이를 가로질러 자기만의 궤적을 그릴 수 있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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