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 고객 위약금 면제…가입자 유치 전쟁 시작

이혜선 2025. 12. 3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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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1일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 시행
정보보안 TF 출범…향후 5년간 1조원 투자
김영섭(가운데) KT 사장이 지난 9월 11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옥에서 소액결제 피해에 대해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KT가 해킹 사고와 관련해 정부 조사 결과를 수용하는 차원에서 내년 1월 13일까지 전 고객 대상 위약금 면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통신3사간 뺏고 뺏기는 가입자 쟁탈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T는 30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브리핑을 열고 침해사고에 대한 사과와 함께 위약금 면제와 고객 보답 프로그램, 정보보호 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가 최종 조사 결과와 함께 전 이용자를 대상을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지 하루 만이다. 이날 브리핑에는 김영섭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진이 참석했다.

KT의 위약금 면제는 31일부터 시작된다. 내년 1월 13일까지 해지하는 가입자는 약정 잔여기간과 관계없이 위약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위약금 면제는 지난 9월 1일부터 이달 30일 사이 이미 해지한 고객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된다.

다만 9월 1일 이후 신규 가입자와 기기변경·재약정 고객, 알뜰폰, 사물인터넷(IoT) 회선, 직권해지 고객 등은 위약금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위약금 면제는 환급 신청 방식으로 운영되며, 내년 1월 14일부터 31일까지 KT 홈페이지와 고객센터, 전국 KT 매장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KT는 이달 31일부터 대상 여부와 예상 위약금을 확인할 수 있는 조회 페이지를 개설하고, 개별 문자 안내도 병행할 예정이다. 환급은 해지·신청일에 따라 내년 1월 22일과 2월 5, 19일 등에 걸쳐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위약금 면제와 함께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고객 보답 프로그램’도 시행한다. KT 이동통신서비스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2월부터 6개월간 매달 100기가바이트(GB) 데이터를 자동 제공한다. 이용정지, IoT, 선불폰 등은 제외된다. 다만 위약금 면제 종료일인 내년 1월 13일 기준으로 프로그램을 시행하기 때문에 일각에선 보상보다 가입자 이탈 방지에 초점을 맞췄다는 해석도 나온다.

해외 이용 고객을 위해 로밍 데이터도 50% 추가 제공한다. 현재 운영 중인 로밍 관련 프로그램은 6개월 연장해 내년 8월까지 운영한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2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6개월 이용권을 제공할 계획이다. 대상 서비스 등 세부 사항은 추후 안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커피, 영화,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등 생활 밀착형 제휴처를 중심으로 ‘인기 멤버십 할인’을 6개월간 운영하고, 휴대전화 피싱·해킹 피해와 인터넷 쇼핑몰·중고거래 사기 등을 보상하는 ‘안전·안심 보험’을 2년간 제공한다. 만 65세 이상 고객은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KT는 전담 상담센터를 운영해 위약금 면제와 고객 보답 프로그램 관련 문의에 대응할 방침이다.

KT는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전사 차원의 ‘정보보안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보안 관리 체계를 전면 강화한다. 네트워크와 통신 서비스 전반의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장비·서버·공급망을 통합 관리해 취약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개인정보 보호 조직도 강화해 개인정보를 다루는 모든 시스템을 정밀 점검한다.

아울러 정보보안 최고책임자(CISO)를 중심으로 한 책임 체계를 강화하고 경영진과 이사회 차원의 정기적인 보안 점검과 보고 체계를 고도화한다. 외부 전문기관과 협력한 정기 점검과 모의 해킹도 병행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향후 5년간 1조원 규모의 정보보안 투자를 통해 제로 트러스트 체계 확대·강화, 통합 보안 관제 고도화, 접근 권한 관리 강화, 암호화 확대 등 핵심 보안 역량을 단계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이번 사안으로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보다 안전하고 신뢰받는 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위약금 면제가 확정됨에 따라 향후 통신 시장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약금은 이용자의 번호이동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로 꼽힌다. 위약금이 사라지고 다른 통신사에서 보조금 경쟁을 펼칠 경우 이탈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 최근 통신사 간 가입자 경쟁이 비교적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던 상황에서 판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SK텔레콤에선 4월 유심 해킹 사고 이후 위약금 면제 기한 마감일까지 80만명이 넘는 가입자들이 다른 통신사로 이동했다. 해킹 직후 보안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한 해지 고객이 급증했다가 완화됐으나 7월 위약금 면제를 결정하면서 다시 이탈이 늘었다. 다만 공격적인 마케팅과 방어 전략을 방어하면서 순감 규모는 9만여명 수준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KT 역시 유사한 흐름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혜선 기자 hs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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