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조선 봉쇄 압박에… 베네수엘라, 결국 원유 생산 중단 시작
오리노코 생산량 日25%↓ 목표
“마두로, 현실적 한계 인정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잇따라 유조선을 나포하며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 차단에 나선 가운데, “석유 수출에는 지장이 없다”고 주장해 온 베네수엘라가 결국 저장 시설 포화로 석유 생산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2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 두 명을 인용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가 저장 공간 부족과 재고 급증으로 인해 전날부터 오리노코 벨트 지역의 유정들을 순차적으로 폐쇄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오리노코 벨트는 베네수엘라 최대 유전 지대로, PDVSA는 이 지역 가운데서도 초중질유 생산 비중이 가장 높은 후닌 지구의 유정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상대적으로 가벼운 원유를 보유한 아야쿠초와 카라보보 지구로 생산 중단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를 통해 PDVSA는 오리노코 벨트의 원유 생산량을 하루 최소 25% 줄여 50만 배럴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베네수엘라 전체 원유 생산량인 하루 110만 배럴의 약 15%에 해당한다. PDVSA는 지난 23일 이 같은 감산 계획을 승인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유정 가동 중단은 재가동 시 운영상의 어려움과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석유가 베네수엘라의 핵심 수입원인 만큼, 이번 조치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이 입게 될 경제적 타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압박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원유 수출을 차단하겠다며 지난 10일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싣기 위해 베네수엘라로 향하던 유조선 ‘스키퍼 호’를 나포했다. 이어 20일에는 ‘센추리스 호’를 나포하고, 21일에는 ‘벨라 1호’를 나포하기 위한 추격전을 벌였다.
그동안 베네수엘라는 원유 수출을 지속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PDVSA는 지난 17일 “에너지 주권 수호와 합법적 무역 약속 이행, 해상 운영 보호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원유 수출 작업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유 저장 시설이 한계에 이르면서 결국 생산을 중단하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결정은 봉쇄 기간 내내 베네수엘라 경제의 핵심인 원유 수출을 유지하려 했던 마두로 대통령이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베네수엘라의 자금줄을 조여 온 트럼프 행정부는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공개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박들이 출발하는 대형 시설을 이틀 전에 제거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국가명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내 지상 목표물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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