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영화 가교 역 이수원 전남대 교수 별세…향년 54세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비아시아권 영화를 담당한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며 유럽 영화를 국내에 소개해 온 이수원 전남대 불어불문학과 교수가 27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54세.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선일여고와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학부 시절 프랑스문화원의 예술영화관을 드나들며 프랑스 영화에 매료됐고, 파리3대학에서 ‘1942년부터 1948년까지 자크 투르뇌르 작품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가시성’이라는 논문으로 영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2006년 BIFF 선정위원회에 합류해 월드영화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며 칸·베를린·베니스 등 유럽 주요 영화제 수상작을 BIFF에 소개했다.
쥘리에트 비노슈, 잔 모로, 이자벨 위페르, 소피 마르소 등 세계적 배우들의 BIFF 방문에는 그의 역할이 컸다. 2012년에는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를 BIFF 심사위원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2015~2016년에는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행사에서 영화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 영화를 프랑스에 소개했다. 프로그래머 활동과 함께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기대학교 등에서 강의했으며 2019년부터는 전남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저서로는 <하루의 로맨스가 영원이 된 도시: 영화로 떠나는 지중해 기행>, <영화로 배우는 프랑스어> 등이 있고, <발라시네: 르 클레지오, 영화를 꿈꾸다>, <에리크 로메르: 아마추어리즘의 가능성> 등을 번역했다.
동료들은 그를 유럽 영화에 조예가 깊고, 덜 알려졌지만 뛰어난 작품을 발굴해온 열정적인 프로그래머로 기억한다. 김동호 BIFF 명예집행위원장과 정성일 평론가 역시 그의 영화적 통찰과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유족으로는 언니 이채원씨와 동생 이기훈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7호실, 발인은 29일 오전 9시 30분이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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