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이지만 내 맘대로 안되는 미술작품…외부 전시 때는 허락받아야한다는데 [아트마켓 사용설명서]

송경은 기자(kyungeun@mk.co.kr) 2025. 12. 2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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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이 성숙할수록 컬렉터의 역할은 단순한 구매자를 넘어서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맘에 드는 그림을 집에 거는 것부터 시작하지만 점점 소장품이 늘어나게 되면 재판매, 대여 등 새로운 거래를 일으키거나 소장품을 활용한 전시를 열어 시장에 영향력을 미친다.

특히 단순히 작품을 집에 거는 것을 넘어 작품 이미지를 도록·웹사이트·SNS에 활용할 계획이 있거나 사무실·호텔·상업 공간 등 많은 사람이 오가는 장소에 상시 설치할 예정이거나 향후 대여·전시·출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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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컬렉터가 놓치기 쉬운
미술 작품의 저작권 문제
직접 구매해 소장하더라도
전시 등 2차 활용 권리는
작가에게 있어 유의해야
이용 가능 범위 확인 필수
챗GPT 생성 이미지
미술시장이 성숙할수록 컬렉터의 역할은 단순한 구매자를 넘어서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맘에 드는 그림을 집에 거는 것부터 시작하지만 점점 소장품이 늘어나게 되면 재판매, 대여 등 새로운 거래를 일으키거나 소장품을 활용한 전시를 열어 시장에 영향력을 미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작품을 샀다고 끝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술품의 경우 일반적인 다른 상품과 달리 저작권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작품을 구매해 소장하더라도 이미지 사용·전시 방식·복제·2차 활용에 대한 권리는 여전히 작가에게 남아 있다. 개인 소장품을 도록에 싣거나 상업 공간에 상설 전시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웹사이트에 이미지를 게시하는 행위 역시 저작권 이용에 해당할 수 있다.

초보 컬렉터들은 흔히 ‘내 소장품을 내가 전시하는 것은 괜찮다’고 오해한다. 실제로 오랜 기간 국내에서는 관행적으로 그렇게 해왔다. 이런 미술시장의 현실은 통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2023년 등록된 저작권 7만20건 가운데 미술저작물은 2만4342건(36.6%)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미술 분야 사용료 징수·분배액은 별도로 집계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박경신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전시 관련 저작권은 여전히 ‘공짜’라는 인식이 강한 반면, 상품 제작이나 출판으로 넘어가면 그제야 저작권이 논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법적으로 작품을 여러 사람에게 보여 주는 전시는 명백한 저작권 이용 행위다. 원칙적으로는 전시 공간이나 전시 방식, 기간 등 세부 사항에 대해 작가가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난해 6~7월 저작자 837명, 이용자 4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저작자와 이용자 모두 미술 저작권의 사용료 징수·분배가 저조한 가장 큰 원인으로 ‘사용료 기준 부재’를 꼽았다. 특히 저작자의 84.3%는 미술 저작권 신탁관리단체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이용자 역시 과반이 신탁관리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컬렉터가 직접 기획하거나 후원하는 전시, 기업 공간·호텔·복합문화공간에 작품을 설치하는 사례가 늘면서 저작권 계약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작품을 구매할 때 구매자가 저작권자가 아님을 명확히 하고 저작권의 이용 가능 범위를 설정하는 편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즉, 앞으로는 소유권과 저작권이 같지 않다는 점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오는 2027년 국내 도입 예정인 재판매청구권도 같은 맥락 가운데 있다. 재판매보상청구권은 미술품이 작가로부터 최초 판매된 이후 재판매될 때 작가가 재판매 금액의 일부를 보상받을 수 있는 권리다. 미술품이 여러 컬렉터에 의해 손바꿈되더라도 본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을 제도적으로 강조하는 셈이다.

따라서 작품을 구매할 때는 저작권 이용 가능 범위를 갤러리나 작가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단순히 작품을 집에 거는 것을 넘어 작품 이미지를 도록·웹사이트·SNS에 활용할 계획이 있거나 사무실·호텔·상업 공간 등 많은 사람이 오가는 장소에 상시 설치할 예정이거나 향후 대여·전시·출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필수적이다.

이 같은 저작권 문제는 컬렉터에게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자산의 가치를 높여 주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저작권이 명확히 정리된 작품은 전시·대여·공개 활용 과정에서 분쟁 가능성이 낮고, 장기적으로는 컬렉션의 안정성을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 관리 비용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신탁관리단체를 두고 이에 저작권 이용 관련 사항 일체를 맡긴 작품들이 흔하다. 작가가 사망한 경우에는 유가족이나 관련 문화재단 등이 저작권을 관리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미술품 저작권 이용료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이를 표준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국내외에서 아직까지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창작물은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미술 작품 가운데 AI의 도움을 받았거나 전적으로 AI로 만들어낸 작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로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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