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 넘은 담배꽁초, 지자체·정부가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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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가 인천 부평구 청천동과 산곡동에 걸쳐 있는 원적산공원을 찾았다. 특히 공원 내 체육시설 이용자의 흡연과 담배꽁초 무단 투기가 반복되면서 민원 신고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정작 관리 기관인 부평구보건소는 과태료 부과 등 실질적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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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가 인천 부평구 청천동과 산곡동에 걸쳐 있는 원적산공원을 찾았다. 일부 이용자의 상습적인 무단 흡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제보였다. 특히 공원 내 체육시설 이용자의 흡연과 담배꽁초 무단 투기가 반복되면서 민원 신고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정작 관리 기관인 부평구보건소는 과태료 부과 등 실질적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원적산공원 곳곳에는 공원 전체가 금연구역이며,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내용의 현수막과 표지판이 설치돼 있었지만 소용 없었다. 일부 외진 보행로와 인조잔디구장, 족구장, 농구장 등 체육시설 주변 바닥에도 수십 개의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는 모습이었는데 이런 담배꽁초가 하수구를 막고 끝내는 다른 재앙으로 귀결되는 모습을 우리는 수도 없이 목격해 왔다.
이렇게 인천뿐 아니라 곳곳을 덮는 흰색 쓰레기의 정체가 담배꽁초라는 사실은 더 이상 새삼스럽지 않다. 그러나 최근의 현장은 상황이 악화 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거리 청소 인력이 볼멘소리를 내고, 빗물받이 상판을 들어 올려 쌓여 있는 꽁초를 일일이 손으로 치우는 장면은 이제 흔한 광경이 됐다. 미관 훼손은 그중 가장 가벼운 문제에 불과하다. 문제의 본질은 담배꽁초가 도시 인프라 전체를 교란시키는 데 있다. 빗물받이를 막은 담배꽁초는 집중호우 때 침수 피해를 키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후변화로 강수량의 변동성이 커진 우리나라에서는 이는 단순한 쓰레기 문제가 아니라 재난관리의 핵심 과제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배수구가 담배꽁초나 비닐류로 막힐 경우 침수 피해는 3배 이상 커진다. 최근 당진에서 발생한 폭우 피해 역시 배수로 폐색이 결정적 요인이었다. 결국 버려진 꽁초 하나가 지역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것이다. 환경 오염 측면에서도 피해는 심각하다. 대부분의 필터는 플라스틱 소재로 구성돼 빗물을 타고 강과 바다로 유입되면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발암물질·중금속이 잔류하는 필터는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다시 인간에게 되돌아온다. 이처럼 담배꽁초는 도시, 환경, 재난 모든 분야에서 '작지만 치명적인' 쓰레기다.
무단투기를 막는 실효적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현재의 단속은 지역마다 편차가 크고, 인력 부담 탓에 지속성이 떨어진다. 벌금 강화, 흡연 부스의 실질적 확대, 휴대용 재떨이 보급 등 정책의 정교함이 필요하다. 담배회사에 필터 재질 개선이나 생산자책임제 확대를 요구하는 것도 더는 미룰 수 없다. 매일 1억 개비가 넘는 담배꽁초가 배출되는 현실에서, 개인의 양심만을 기대하기에는 문제의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마다 빗물받이 청소 예산은 증가추세다. 지방정부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 담배꽁초 문제는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대응을 넘어 국가 차원의 기후·환경 정책으로 다뤄야 할 사안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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