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황금 함대' 올라탄 K조선…국내 건조가 '윈-윈'인 이유
![[필라델피아=뉴시스] 고범준 기자 = 26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조선소에 미국 해양청 발주 국가안보 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가 정박해 있다. 2025.08.27. bjko@newsis.co /사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25/moneytoday/20251225082206775gwpa.jpg)

트럼프 대통령이 K조선 기업 중 한화를 거론한 이유는 분명하다. 미국에 조선소를 보유한 유일한 한국 기업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번스-톨레프슨법 등에 기반해 해군 함정의 외국 건조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 조선소들은 연간 5척을 생산하기도 버거울 정도로 몰락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후 약 7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운 한화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별장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해군이 발표한 신예 프리깃함(호위함) 건조는 한국의 한화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2.23. /사진=민경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25/moneytoday/20251225082209346vezb.jpg)
정치·경제적 이유도 존재한다. 관세 정책에서 보듯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물건을 팔려면 미국에 투자해서 미국에서 만들어라"는 생각을 가진 인물이다. 미국의 조선업이 쇠퇴한 상황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황금 함대' 구축의 파트너로 K조선을 꼽았지만, "군함은 미국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할 수 있다. 막대한 일감에 따라 늘어난 일자리가 '표'로 이어질 것이란 계산도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기대감을 낮춰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미국 조선소에서 함정을 만들어야 하는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실익이 한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조선소를 확보했다고 해도 신형 함정 제작을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미국의 비싼 인건비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평가 역시 나온다. 국내 대비 미국 조선소 근로자들이 고임금을 받고 있기에 호위함을 제작한다고 해도 남는 이익이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도 '미국 건조'를 고집하는 건 리스크가 있다. 낙후된 미국 조선소를 고려할 때 함정 제작이 무한정 미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은 미국 편이 아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중국과 함정 격차는 2030년에 200대 이상으로 벌어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년, 15년 뒤가 아니라 당장 함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자리'와 '표'만 생각하다가는 미국이 아시아 해상 주도권을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미국이 번스-톨레프슨법의 완화를 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같이 함정의 한국 조선소 건조 허용은 미 해군과 K조선 모두에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미 의회의 경우 지역별, 정당별로 의견 대립이 첨예하게 존재하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법을 완화하는 방식이 보다 현실적이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소에서 블록을 만들고 미국에서 조립하는 형식만 가능해져도 속도감 있는 함정 건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전투함인 군수지원함 등부터 국내 조선소에서 제작이 가능해지는 프로세스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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