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에 얼어붙고 “거나비 골든” 흥얼… “학~씨~!” 엔 실소
▲ ‘오징어게임2’ 이정재
강렬한 외침 ‘얼~음~!’ 밈 생성
▲ ‘폭싹 속았수다’ 최대훈
‘학~씨!’ 대사로 밉지 않은 악역
▲ ‘땡큐’유노윤호
‘이건 첫번째 레슨’ 패러디 낳아
▲ ‘케데헌’ 헌트릭스
골든 가사 ‘거나비…’ 세계 돌풍
▲ ‘어쩔수가없다’
영화 제목 하나로 모든 것 설명

다매체 시대에 발맞춰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1인 1스마트폰’ 시대에는 TV 앞을 떠난 가족 구성원마다 챙겨보는 콘텐츠가 다르다지만, 2025년에도 어김없이 한 해를 관통하며 세대·성별을 초월해 두루 회자된 유행어가 다수 탄생했다.
◇“얼∼음∼!”(오징어게임2)
올해 초 최대 화제작은 단연 4년 만에 돌아온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속편이었다. 1편의 우승자인 기훈(이정재)이 다시 죽음의 게임에 뛰어든 시즌2의 이야기 속에서 ‘경력직 참가자’ 기훈의 활약은 돋보였다. 첫 게임은 시즌1과 마찬가지로 무차별 살육을 저지르는 거대한 영희 인형이 등장하는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였다. 이 게임의 규칙을 알고 있는 기훈이 움직이지 말라는 뜻으로 소매로 입을 가린 채 걸쭉하게 “얼∼음∼!”이라고 외치는 장면은 다양한 밈(meme)으로 가공됐다. 또한 그를 스파이로 의심하는 참가자들을 향해 기훈이 “난 이 게임을 해봤어요”라고 울부짖는 장면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학∼씨∼!”(폭싹 속았수다)
1960∼2020년을 아우르며 3대에 걸친 가족애를 그린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는 숱한 이들을 눈물깨나 쏟게 만들었다. 당찬 애순(아이유·문소리)과 그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우직한 관식(박보검·박해준)의 이야기 못지않게 주목받은 이는 그들이 사는 도동리의 부자(富者) 부상길(최대훈)이다. 하지만 부상길은 본명보다 ‘학씨 아저씨’라 불렸다. 폭언·폭행을 대수롭지 않게 일삼는 그는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생길 때마다 “학∼씨∼”라고 내뱉었다. 또한 그가 남을 깔보듯이 “너 뭐 돼?”라며 빈정대는 대사도 대중의 입에서 입으로 전파됐다. 이 작품으로 40대 중반 스타덤에 오른 최대훈은 지난 5월 열린 ‘제6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자조연상을 받은 후 “힘들고 각박한 세상 속에 한 번씩 외치세요 ‘학∼씨∼’”라고 소감을 밝혀 박수를 받았다.

◇“이건 첫 번째 레슨” (유노윤호)
그룹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는 4년 전 발표한 두 번째 솔로 미니앨범 ‘누아르’의 타이틀곡인 ‘땡큐’로 ‘역주행’ 인기를 누렸다. “이건 첫 번째 레슨”이라는 가사와 함께 ‘좋은 것은 너만 갖기’ ‘슬픈 것도 너만 갖기’ ‘일희일비하지 않기’라고 조언하는 이 노래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서 ‘유노윤호의 레슨 강좌’라는 제목과 함께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동료와 후배 가수들이 이를 패러디했고, 관련 콘텐츠의 누적 조회 수는 수천만 회를 기록하며 유노윤호의 2025년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거나비 거나비 골든” (케이팝 데몬 헌터스 ‘골든’)
2025년,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최고의 히트 상품은 단연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였다. K-팝과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오징어게임’을 넘어 역대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은 시청 수를 기록한 작품으로 등극했다. 특히 OST ‘골든’(Golden)은 신드롬이라 불릴 만한 성과를 냈다. 전체 가사는 몰라도 누구나 “거나비 거나비 골든”(Gonna be gonna be golden)은 따라 한다. 또한 전 세계 10∼20대들이 이 노래를 떼창하며 한국어 가사인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이라는 가사를 또박또박 발음하는 장면은 글로벌 콘텐츠 시장 내 한국의 위상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대목이었다.
◇“어쩔수가없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은 정리해고된 후 재취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장의 정서를 ‘어쩔수가없다’는 제목 한 줄에 담았다. 띄어쓰기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박 감독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쩔 수가 없다’를 하나의 단어나 감탄사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지금의 표기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를 본 약 300만 명의 관객은 이렇게 말한다. “이 문장을 제목으로 정한 건 어쩔수가없다.”
올해의 유행어는 대부분 넷플릭스 콘텐츠에서 배출됐다. 콘텐츠 시장의 변두리로 밀려난 TV는 더 이상 유행어의 산실이 아니다. 아울러 침체기에 빠진 충무로 역시 유행어를 낳을 여력이 없다. 이처럼 한 해를 대표하는 유행어가 넷플릭스 콘텐츠에 편중됐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트렌드가 넷플릭스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안진용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세기의 이혼’ 최태원·노소영 이혼 파기환송심, 내달 9일 시작
- [속보]20대 남성, 평택 지하철 선로서 ‘쾅’…유서 발견
- [속보]남편 ‘자살 암시’ 신고에 출동한 경찰, 자택서 아내 ‘시신’ 발견
- 오늘부터 얼굴 찍어야 폰 개통… “유출되면 회복 불능” 논란 확산
- [속보]첫 상업발사체 ‘한빛-나노’ 발사 직후 화염 휩싸여…폭발 가능성
- 경찰, ‘전현무 차량 내 링거’ 조사 착수…소속사는 진료기록부 사본 공개
- ‘12억 투자 90% 손실’…경찰 ‘차명주식거래’ 與이춘석 송치
- [속보]신한카드, 가맹점 대표 휴대전화번호 등 19만 건 유출
- 연세·고려 ‘의대’ 수시 붙은 수험생 중 절반 ‘안간다’ 미등록…왜?
- 이준석, ‘여론조사 대납의혹’ 불송치에 “아무리 장난쳐도 결과는 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