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피지컬 AI는 한국 vs 중국 경쟁, 1위 도전해 볼 만” [김은지의 뉴스IN]

나경희 기자 2025. 12. 2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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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목요일 오후 5시, 〈시사IN〉 유튜브 라이브 ‘김은지의 뉴스IN’이 찾아갑니다. 한 발 더 깊이 있게, 뉴스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해당 녹취는 일부 내용으로 전체 내용을 확인하기 원하시는 분들은 방송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12월22일 방송 2부 ‘김은지의 IN터뷰’: 뜨거운 정치 현안, 그 분야 최고 선수를 모시고 제대로 짚어봅니다.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 수석

“12.3 계엄 이후 직업과 직장 바뀌어, 내 삶이 완전히 바뀐 시발점”

“소버린 AI 개발은 경제∙기술∙안보가 걸린 문제”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잘 활용하면 데이터센터 돌리기 위한 에너지 부족하지 않아”

“한국은 제조업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미국 피지컬 AI보다 경쟁력 있어”

“국가 성장을 이끄는 건 과학기술 인재, 아이들이 의사 아닌 과학자 꿈꾸는 세상 만들고 싶어”

■ 진행자 / 청와대 생활을 잘 즐기고 계신 것 같아요. 청와대 불자회 회장이셔서 단주를 하고 계신 거죠?

■ 하정우 / 맞습니다. 원래 불교에 가까운 무교였는데 어쩌다 보니까 이번에 청와대 불자회 회장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법명도 받았고요. 사람들이 ‘인공’ 아니냐는데(웃음), 조계종 총무원장이신 진우 스님께서 ‘혜우’라는 의미 있는 법명을 지어주셨습니다. ‘지혜가 있는 벗’이라는 의미인데 생각해보니 지혜를 인공지능이라고 생각하고 벗을 전달해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제가 해야 될 일과 얼추 비슷한 게 아닌가 생각해봤습니다.

■ 진행자 / 요즘 보통 하루 루틴이 어떠세요?

■ 하정우 / 새벽 5시30분 정도에 일어나는데 공돌이 생활을 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게 제일 힘듭니다. 보통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게 개발자들의 삶인데 바뀌었죠. 그리고 6시에 출근해서 사무실에 도착하면 6시40분 정도 됩니다. 8시부터 비서실장님 주재로 일일 현안 회의가 있는데 오전에 또 대통령님이 주재하는 회의를 진행합니다. 그렇게 하면 얼추 오전이 다 가고요. 내부 회의나 부처 회의, 외부 미팅을 하다 보면 한 7시가 됩니다. 그러면 저는 어지간하면 퇴근해요. 대부분의 수석님들은 좀 더 오래 계시죠. 근데 제가 해야 되는 일 상당수가 외부 자료들을 활용해야 하는데 대통령실은 아무래도 보안이 철저하다 보니까 사용하는 시스템이 조금 불편하긴 합니다. 그럴 바에는 집에 가서 일을 하겠다 하는 거고요. 아이도 아직 어려서 집에 가서 아이랑 좀 놀아주기도 하고 숙제도 같이 풀어주고 하면서 저녁 먹고 밤에는 일찍 자죠.

■ 진행자 / 아드님 이야기를 하셨는데 사실 고액 연봉을 포기하고 공직으로 간 계기에는 아들이 살게 될 세상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말씀해 주신 걸 인상 깊게 봤어요. 뿐만 아니라 지난 비상계엄 1년이 된 2025년 12월3일 페이스북에 쓰신 글을 보니까, 12∙3 비상계엄도 공직으로 옮기게 된 계기가 됐다고 밝혔죠. 그날 그 글을 올리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 하정우 / 불법 비상계엄이 빨리 해제돼서 다행이긴 했지만 사실 우리나라 국민들 모두에게 영향을 줬지 않습니까? 그게 시발이 되면서 탄핵되고 정권이 바뀌고 그러면서 저는 직업 혹은 직장이 바뀌게 되는 형태로 흘러오게 된 거죠.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제 삶이 완전히 바뀌게 된 시발점이 된 날이라 감개무량하여 포스팅을 한 거고요.

■ 진행자 / 또 그날 포스팅에서 2024년 12월3일에 있었던 일을 생생하게 써주셨더라고요. 네이버에 계셨을 때인데 당시 ‘네이버 서버가 터졌다’는 가짜 뉴스가 퍼지지 않았습니까?

■ 하정우 / 실제로 계엄 터지고 나서 임원들이 모여 있는 사내 메신저 방에 장애 메시지가 막 올라오는 거예요. 도대체 계엄이 뭐냐고 찾아보는 사람들도 많았을 거잖아요. 마지막 계엄이 1980년대이니까요. 많은 분들이 네이버를 찾아주시는 건 좋은데 그날 너무 많은 분들이 들어와서 댓글도 쓰고 검색도 하다 보니까 평소 인입되는 트래픽 양이 20배가 30배인가 넘었어요. 그럼 서버가 버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네이버가 점령을 당한 게 아니냐, 그런 소문이 돌았죠. 하지만 순수하게 트래픽으로 터진 겁니다. 그리고 댓글이 안 써지니까 ‘댓글 막은 거 아니냐’ 하시던데 그게 아니고 댓글이라도 막아야 서버가 사니까 그걸 막아서 정보라도 제공하기 위해 그렇게 조치가 된 겁니다.

■ 진행자 / 지난 6개월이 정신없이 지나갔을 것 같은데 가장 재밌는 일이 무엇이었나요?

■ 하정우 / 첫 번째는 APEC 때 엔비디아(NVIDIA) GPU 26만 장을 확보하는 게 확정되면서 일단 우리나라가 부족했던 GPU를 어느 정도 확보한 거고요, 어쩌면 그거보다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건 UAE에 가서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소위 말하는 피지컬 AI 기술로 각자의 프로젝트를 해보기로 한 것이 굉장히 재미있고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근데 요새 사람들이 가장 많이 관심 가지는 게 ‘AI 버블론’이 실체가 있냐 없냐인것 같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하정우 / 버블론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투자 자본이 많이 들어와 있지 않습니까? 기대치가 그만큼 높으니까 당연히 버블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문제는 이 버블이 그냥 아무것도 없이 터질 거냐, 아니면 이 버블을 통해서 산업이든 경제든 한 단계 크게 도약을 할 거냐는 거죠. 지금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것 같아요. 버블인 상태는 맞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이 버블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그 관점에서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기존에 있던 산업들이 AI로 경쟁력이 훨씬 더 좋아지고 생산성도 좋아질 수 있으니까 우리나라에 큰 기회가 되는 거죠. 메모리가 많이 필요하니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기업들 매출이 늘어날 수 있고 메모리 산업에 같이 연결되어 있는 소부장 산업들의 가치 생태계가 클 수 있죠. 에너지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나 원전, 전반적인 송∙배전 산업도 커질 수 있고 기존의 조선이나 자동차 산업 쪽에서 AI를 충분히 잘 활용하면 거기서도 투자가 일어날 거고요. 우리가 이런 것들을 잘 대비해서 도약을 할 수 있으면 지금까지 성장이 지체되었던 걸 극복할 수 있고 반대로 대응이 좀 잘못되면 순식간에 경쟁력이 쭉 밀리게 될 수도 있고요. 그래서 버블 자체는 나쁜 게 아니고 어떻게 대응하느냐, 이제 판은 벌어졌고 그 판에서 기회를 만드느냐 만들지 못하느냐 그런 관점에서 봐야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진행자 / 그런 차원에서 정부가 추경을 편성해서 내년 2월부터 산업계와 학계-연구계에 GPU 1만장을 먼저 풀겠다고 하는 거잖아요. 이 뉴스의 의미를 좀 더 해설해 주신다면요?

■ 하정우 / GPT 3가 나오고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꽤 빨리 잘 대응을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있었던 네이버나 LG, 카카오 등이 거대 언어 모델 혹은 생성형 AI를 ‘굉장히 중요한 기술이다’고 꽤 빠르게 판단하고 나름 준비해서 따라가고 있는데 결국 시간이 가면 갈수록 투자 규모가 역량을 결정하게 되잖아요. GPU를 얼마나 많이 확보해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얼마나 크고 강력한 모델을 만드는지 그런 싸움으로 흘러가는데 우리나라는 정부 지원이 사실상 거의 없었어요.

■ 진행자 / 왜 정부 지원이 없었을까요?

■ 하정우 / 그때 정부는 GPU나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보다 그냥 활용을 잘하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AI는 모든 산업, 경제, 문화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건 국가 안보 관점에서 봐야 되는데 그런 시각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생각하고요.

■ 진행자 / 엔비디아가 예전 같지 않은 게 아니냐는 말도 있던데 어떻게 보세요?

■ 하정우 / 1등 회사는 항상 괴롭습니다. 1월에 딥시크가 나왔을 때 엔비디아 주가가 한번 출렁였습니다. 딥시크가 GPU도 거의 없이 만들어졌다 했는데 그거 다 오해였고 다시 주가가 올라왔죠. 최근에 영향을 준 게 구글에서 제미나이 3를 발표하면서 TPU로 만들었다 해서 엔비디아 시대는 가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여전히 엔비디아가 가지고 있는 하드웨어 역량 그리고 ‘쿠다’라고 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역량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보면 제가 볼 때는 아직까지는 경쟁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다만 이제 AI 수요를 생각을 해보면 지금은 90% 이상을 엔비디아가 거의 독점 공급을 하고 있었는데 이게 오히려 AI 산업이나 경제 발전에 병목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GPU가 없으면 AI 모델을 만들기도 어렵고 모델이 있다고 해도 운영하기도 어렵고요. 엔비디아 혼자 만들다 보니까 가격도 비싼 부분도 있었는데 TPU가 됐든 다른 NPU AI 반도체가 됐든 성능적으로는 부족하지만 가격적으로 혹은 전기 사용량 관점에서 어느 정도 경쟁을 할 수 있는 보완재들이 나오면 AI 시장이 100이 될 게 1000이 될 수 있어요.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점유율이 90%에서 60%로 줄어도 상관없는 거예요. 100에서 90%면 90밖에 안 되지만 1만에서 60%면 6000이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저는 훨씬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11월27일 ‘AI 강국 도약을 위한 GPU 워킹그룹 발족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유경상 SK텔레콤 AI CIC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류제명 과기부 제2차관, 정소영 엔비디아코리아 대표, 진은숙 현대자동차 부사장, 이호준 삼성SDS 부사장. ⓒ연합뉴스

■ 진행자 / NPU 같은 경우도 우리 정부가 여러 개발을 하고 있는데 특히 소버린 AI는 하정우 수석이 민간에 계실 때 부터 굉장히 강조하셨던 어젠다더라고요. 근데 정작 국내 AI는 국내 기업들의 활용도라든지 발전도가 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 않습니까?

■ 하정우 / 미국의 AI 기업들, 오픈 AI라든가 구글은 엄청 잘하죠. 중국 같은 경우는 딥시크나 알리바바에서 만든 큐원, 미니맥스 등 몇 가지가 좀 있습니다. 그들에 비하면 기술적으로 약간 격차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만 전 세계의 나라가 세 나라만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유럽의 많은 나라들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생성형 AI 기술 경쟁력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최근 프랑스의 미스트랄이 새롭게 발표한 모델은 국가 단위로 치면 3위권으로 올라오긴 했는데 한국 기업들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미국과 중국을 빼면 나머지 국가들 중에서는 한국이 가장 잘하는 편이지만 ‘1∙2등이 너무 잘해서 3등이 의미가 없는 게 아니냐’ 하실 수도 있는데 AI 기술이 완전히 종속되면 그냥 전기를 통째로 다른 나라에 다 맡긴 것과 같은 셈이 되는 거예요. 다른 나라에서 전기 끊으면 어떡할 거냐 이런 우려가 생기는 거죠. 미국의 AI가 100점이라고 했을 때 90~95점짜리 AI를 스스로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은 항상 보유해야 되는 거고요. 그 걱정을 우리만 하는 게 아닙니다. 일본은 좀 뒤처져 있거든요. 오늘(12월22일)도 기사를 보니까 일본에서 정부와 소프트뱅크 같은 기업들이 모여가지고 20조 정도 되는 합자 회사를 만들어서 한번 따라잡아 보겠다 하는 거예요. 사실상 힘 좀 쓰는 모든 나라들은 자체 소버린 AI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 진행자 / 프랑스 같은 나라는 상대적으로 언어적 강점이 있는 반면 한국어는 그 정도의 범용성이 없어서 좀 경쟁력이 약한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하정우 /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한국 내부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 한국어 데이터만 가지고 학습하는 게 아니고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 영어나 다른 언어 데이터들도 엄청 사용하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한국어 데이터를 훨씬 더 많이 학습시킵니다. 그렇게 해서 한국에 대한, 한국 사회의 가치관에 대한 이해도가 좀 더 높은 거예요. 그러니까 중국 AI 모델한테 천안문 사태를 물어보면은 반응이 좀 그런 거고요. 전 세계가 특정한 문화와 가치관으로 통일될 리가 없으니까요. 각 나라들은 경제∙산업 종속도 무섭지만 특히 문화 종속이 되는 걸 굉장히 두려워하기 때문에 가급적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 가치관을 잘 이해하는 AI를 만들고 싶어해요. 혼자서는 만들기 힘드니까 파트너가 필요할 텐데 이걸 만들어 본 나라랑 파트너를 맺고 싶을 거잖아요. 미국 같은 경우는 ‘그냥 우리 거 사다 써, 어차피 너네 나라 언어로 글 되게 잘 써’ 하는데 글은 잘 쓰겠죠. 하지만 그 글이나 콘텐츠의 기저에 깔려 있는 가치관이 미국 가치관이면 위험성을 느낄 수 있어요. 보통 아세안 국가들이나 중동, 아프리카에 있는 국가들 입장에서 보면 미국과 중국은 무섭죠. 워낙 힘이 세기도 하고 종속을 많이 당해봤으니까요. 근데 한국은 그런 이미지는 아니거든요. ‘쟤들은 미국이나 중국처럼 우리를 해치지는 않을 거야’,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쟤들은 상대적으로 만만한데 AI도 가지고 있는 것 같고 우리를 잘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걸 도와주는 게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거거든요.

■ 진행자 / 우리가 AI 패권 경쟁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는 생긴 것 같아요. 다만 전력 소비가 너무 크고 또 기후 위기 이슈가 있다 보니까 어디까지 할 수 있느냐에 대한 걱정도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세요?

■ 하정우 / 우리 전력이 많이 부족한 게 아니냐 혹은 그래서 원전을 더 많이 지어야 되는 게 아니냐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에너지가 가장 큰 문제가 될 거라고 얘기를 합니다. 지금 정부는 이렇게 봅니다. 앞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2030년까지 굉장히 빠르게 늘어날 거예요. 당장 울산에서 만들겠다고 하는 AWS와 SK 데이터센터도 100메가와트부터 1기가와트까지 가요. 이번 GPU 26만 장도 각 기업들이 나눠 가져가겠지만 해남에 만들어지는 국가 AI 컴퓨팅센터라고 하는 것도 아마 수백 메가와트 정도가 필요할 거고요. 그러면 2~3년 혹은 5년 내로 바로 설치해서 바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첫 번째는 지금 원전들 중에 수면 연장을 하기 위해서 안전 점검하고 있는 원전들이 있습니다. 이 원전들은 안전성 문제가 없다면 계속 운전해야 돼요. 얘네들이 빠지면 한 기당 거의 1.4기가와트씩 빠지니까 데미지가 크거든요. 그리고 태양광을 최대한 빨리 늘려 나가야 해요. 다만 태양광은 사실 부품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위험성이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해상 풍력 같은 경우는 (날개를 돌리는) 터빈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경쟁력이 굉장히 높은 편이에요. 그래서 2030~2035년을 바라보며 재생에너지 비율을 늘려나가면서 원전도 좀 전향적으로 고려하는, 에너지 믹스 관점에서 전기 계획을 다시 세우고 있습니다. 추가 원전 그리고 SMR(소형모듈원전)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검토를 하고 재생에너지, LNG, 수소 이런 것들을 타임라인을 고려해서 에너지 공급원을 쫙 만들어가는 계획을 짜고 있고요. 그래서 지금 계획으로 따지면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비해서 전력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발전만 해서 되는 게 아니거든요. 송전을 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송전과 배전 문제를 풀기 위해 에너지 고속도로를 세웠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에너지를 공급 관점에서만 보는 게 아니고 에너지 자체가 산업이 되거든요. 지역의 재생에너지 같은 경우에는 해 뜨면 발전하고 해 지면 발전 안 하고, 바람 불면 발전하고 바람 안 불면 발전 안 하는, 간헐성이 있는데 이걸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 ESS라고 하는 에너지 저장 장치를 써요. 그리고 전반적으로 전체 에너지를 관리하기 위해 AI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하는데 그게 기후테크 산업들의 새로운 성장 분야가 되는 거예요. 이런 산업도 같이 키우는 전략을 수립해서 에너지 자체를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만들겠다는 전략도 함께 수립하고 있어요. 그래서 AI랑 에너지는 함께 고려해서 키우는 산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12월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AI 시대 K-반도체 비전과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참석해 발표를 듣고 있다. 왼쪽부터 최교진 교육부 장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재명 대통령,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연합뉴스

■ 진행자 / 특히 2030년을 이야기하셨는데 우리 정부는 승부처가 피지컬 AI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아요. 2030년까지 1등을 하겠다는 건데 그 1등의 기준이 뭔지 궁금하더라고요.

■ 하정우 / 지금 피지컬 AI 분야도 오히려 미국보다 중국이 훨씬 앞서 있거든요. ‘다크 팩토리’라고 해서 로봇들로만 돌아가는 공장이 있어요. 로봇이 모든 걸 다 해서 사람이 없으니까 불을 안 켜도 돼서 다크 팩토리라고 불러요. 그러면 과연 우리가 어떻게 1등을 할 거냐,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의 AI로부터 바로 도움을 받기 쉽지 않은 나라들이 있습니다. 가령 중동에 있는 나라들이 중국과 매우 친하게 지내면서 AI 도움을 받다가 미국이 ‘너네 그렇게 친하게 지내면 너네한테 GPU 안 줄 거야’ 이런 식으로 되다 보니 중국이 확산해 나가는 게 쉽지 않은데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EU에 비해서 제조업 공장들도 잘 되어 있고 각 공장들에 로봇도 잘 들어가 있는 상태거든요. 실제 공장 로봇에 AI를 탑재해서 피지컬 AI를 만들면 그 피지컬 AI를 전 세계로 확산해 나가는 게 중국보다 우리가 훨씬 더 쉬워요. 그러면 피지컬 AI나 로봇의 능력치 1위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다른 나라에서 누구의 피지컬 AI를 가져다 쓸 건지, 누구의 피지컬 AI 기반 공장을 설치할 건지 생각했을 때 우리에게 찬스가 있다는 얘기고요. 피지컬 AI의 글로벌 확산이나 영향력 기준으로 보면 미국이 자라기 되게 힘들거든요. 공장이 없잖아요. 제조업이 부실하니까. 물론 미국이 이번에 로봇으로 싹 바꿔가지고 한다는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우리가 영향력 측면에서 1위 하는 것도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고 봅니다.

■ 진행자 / 그런데 국내 정치적인 맥락에서 고민해보면, 피지컬 AI가 늘어나게 될 경우 ‘내 일자리를 잃어버리는 게 아닌가’ 이런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 하정우 / 인공지능으로 줄어드는 일자리가 틀림없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일자리는 일을 하는 방법이 바뀌거나 해당하는 업의 형태나 정의가 바뀌는 방식으로 흘러가게 될 것 같아요. 통역하시는 분들도 보니까 처음에는 다 없어질 줄 알았는데 훨씬 고급스러운 내용으로 하는 것들 혹은 마지막에 조금 차별화되는 포인트를 만드는 것들은 충분히 여지가 있다고 얘기를 해요. 핵심은 일하는 방법이 바뀌게 될텐데 그 바뀐 일하는 방법에 얼마만큼 적극적으로 빠르게 적응할 것인가가 중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선도적으로 AI라는 분야를 빠르게 차지하신 게 결국 ‘덕업일치’라고 이야기하신 게 재미있었거든요. 그 당시 공부 잘하는 이공계 학생들은 의대를 갔는데 컴퓨터 게임을 좋아해서 공대에 가셨다고 하셨죠. 그 과정에서 후회하신 적은 없으셨어요?

■ 하정우 / 제가 97학번인데 그때도 물론 의대가 최상위권에 있긴 했지만 공대도 여전히 최상위권에 있었습니다. IMF 이전까지는 계속 그래왔던 것 같고요. IMF 이후에 직업의 지속 가능성 때문에 많이 바뀌어버린 것 같아요. 저는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게임하는 걸 굉장히 좋아해서 컴퓨터공학과를 갔고 사실 그전에는 천문학을 하고 싶었어요. 초등학교 때 어지간한 유명한 별자리는 다 외웠어요. 우주가 너무 신기한 거예요. 그래서 천문학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더니 어머니께서 ‘굶어 죽는다’ 하셔서 쿨하게 포기하고 컴퓨터공학과를 갔는데 막상 들어가니까 수학 공부를 엄청 해야 되더라고요. 컴퓨터공학과를 선택한 또 한 가지 이유가 수학을 하기 싫었던 것도 있거든요. 다른 과목들에 비해서 수학을 잘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수학을 많이 할 줄 알았으면 안 했을 텐데, 아무튼 제가 어떤 청운의 꿈을 품고 비전을 가지고 인공지능을 고른 건 아니에요. 대학 졸업하고 나서 삼성 SDS라고 하는 회사를 한 2년을 다니면서, 이것보다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은데 내가 좀 부족해 보이니까 대학원을 가야겠다 싶어서 갔어요. 이제 전공을 골라야 되잖아요. 별 생각 없이 학부 지도 교수님께 상담하러 갔습니다. 근데 지도 교수님은 제가 그냥 연구실에 지원하신 줄 알고 ‘그래, 와라’ 해가지고 그렇게 우연히 AI를 하게 됐고요. 하다 보니까 상당히 의미도 있고 재밌는 거예요. 물론 그때는 인공지능 한다 하면 사기꾼 소리를 들었고 머신러닝 한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어야 했어요. 그만큼 주류 분야는 아니었습니다만, 그냥 열심히 하다 보니까 졸업하고 나자마자 바로 알파고가 나오고 AI 시대가 온 거죠. 그런 관점에서 보면 ‘미래에 뭐가 유망할 것 같으니까 그걸 열심히 해야지’라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미래는 예측하기 어려우니 본인에게 정말 재미있고 의미 있고 잘하고 있는 것들을 하는 것도 방법이 되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AI 버블론 등으로 12월15일 코스피가 떨어지는 모양새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진행자 / 다시 주가가 올라가고 있는 모양새이긴한데, 요즘 주식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 하정우 / 제가 원래 투자를 열심히 하는 사람은 아니었고요. 요즘 ETF 몇 개를 샀어요. 정부 기조에 맞춰서, 그리고 함께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요. 에너지, 반도체, AI ETF를 걸고 열심히 하면 오르겠죠. 최근에 보니까 3900후반과 4200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거기서 한 단계 더 도약을 하기 위한 티핑 포인트를 만드는 게 첨단 기술이라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 수석실 혹은 정책실 전체적으로 돌파구를 만들어내는 게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답 안 나오는 고민은 오래 해 봐야 가성비 안 나온다, 그런 주의여가지고요.

■ 진행자 / MBTI가 어떻게 되세요?(웃음)

■ 하정우 / 검사를 할 때마다 좀 다르긴 한데 E는 고정입니다. 나머지 세 개는 그 경계선에 있어요. 아침에 측정할 때랑 저녁에 잴 때랑 달라요(웃음). 마지막으로 잰 게 ENTJ더라고요. 직업병형 혹은 생존형의 삶인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또 정부 관계자로서 아이들이 더 이상 의사가 아니라 과학자가 되고 싶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하셨는데 어떤 의미일까요?

■ 하정우 / 의사는 매우 고귀한 직업이고 중요한 직업이긴 합니다만 국가가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을 새롭게 만들어내고 성장 동력을 만드는 게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가장 크게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학기술 인재들입니다. 근데 IMF 이후로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인재들이 대부분 의대로 많이 갔죠. 직업 안정성 때문인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의 경쟁력에 큰 제약 요소가 되고 있다고 봤고요. 그 부분에 집중하면서 만들어낸 게 과학기술 연구 개발에 대한 혁신안이라든가 인재 양성안입니다. 당장도 중요하지만 5년 후, 10년 후에 우리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나라가 되는지를 결정하는 건 과학기술 인재들에 달려있다고 보는 거죠.

■ 진행자 / 그런 의미에서 하정우 수석이 생각하시는 좋은 사회가 뭔지 궁금하네요.

■ 하정우 / 첫 번째는 일단 기회, 특히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하는 사회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 성장하는 기회가 특정 소수에게만 편중되는 게 아니라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거죠. 요즘 느끼는 거는 ‘그래, 이거는 뭐 그럴 수 있지’ 하는 정도의 어떤 사회적 인식이 있는 시민들로 구성된 사회가 좋은 사회가 아닐까 싶어요. 왜냐하면 요즘 너무 양극화가 많이 돼 있잖아요. 경제적으로도 그렇지만 정치나 인식적으로도 양극화가 되어 있고 기존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이 너무 많이 생기고 있는데 아무리 성장 기회가 많더라도 이런 부분들은 좀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래, 나랑은 달라도 그럴 수는 있지’ 하는 인식을 하고 행동하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그런 게 사실 직업으로서 정치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정치할 생각 없냐는 제안은 안 받아보셨어요?

■ 하정우 / 사실 받았었죠. 그게 2023년이었고요. 2024년에 국회의원 선거를 했는데 그 당시 기준으로 저는 국회의원으로서 국가에 기여하는 것보다 회사에서 인공지능으로 중동에 진출해서 기회를 만들면 많은 스타트업들도 같이 진출할 수 있고 거기서 국부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 네이버에 남는 것으로 결정했었죠. 지금은 행정을 하고 있으니까 지금의 일을 또 열심히 하는 거죠.

*기사 인용 시 〈시사IN〉 ‘김은지의 뉴스IN’으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제작진

프로듀서: 최한솔·김세욱·이한울 PD, 윤서영 인턴PD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 하정우 AI미래기획 수석

나경희 기자 did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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