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기본소득은 무차별적 복지···필요한 건 디딤돌소득”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정부 국정철학인 기본사회와 맞닿은 개념인 기본소득을 무차별적 복지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2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5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에서 “최근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서는 기본소득이 하나의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면서 “모든 국민에게 같은 액수를 나누어 주는 기본소득은 정책의 우선순위를 포기한 ‘무차별적 복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재정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책의 우선순위와 재정의 책임성이 중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의존을 키우는 복지’가 아니라,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는 복지’, 바로 ‘디딤돌소득’이다”고 말했다.
기본소득은 모든 국민에게 조건 없이 일정 금액의 현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제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본소득이 국민의 경제적 기본권을 실현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보고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도입을 주장했다. 실제 성남 청년배당,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농민기본소득 등으로 일부 구현됐다.
디딤돌소득은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기준중위소득 대비 부족한 가계소득 일정분을 채워주는 서울시의 소득 보장 실험이다. 기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달리 수급자의 노동 의욕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보편성을 띤 기본소득과 달리 저소득층에게 국한된 선별 복지라고 할 수 있다.
이날 포럼은 서울시가 2022년 시범 도입해 올해 3년차를 맞은 디딤돌 소득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이다. 성과 연구 결과에 따르면 2년차 대비 3년차의 수급가구 탈수급률은 1.1%포인트 높아졌고, 수급가구 중 근로소득이 증가한 가구의 비율도 2.8%포인트 상승했다. 필수재 소비 지출이 늘고 영양 상태도 1.3% 개선됐다.
수급 가구주의 평균 노동 공급은 10.4%포인트 감소했지만, 이는 교육과 돌봄, 건강관리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활용한 결과로 풀이됐다.
이날 포럼 기조연설을 맡은 202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제임스 A. 로빈슨 미국 시카고대학교 교수는 “자산 배분과 사회적 이동성 회복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며 “서울시의 디딤돌소득이 현대 사회의 새로운 사회계약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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