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파일’ 공개 시한 위반 논란…美 의회서 트럼프 행정부 상대로 소송론

정지연 기자 2025. 12. 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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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의 법률상 공개 시한을 위반하고 있다는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의회 일각에서 법적 조치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자료 공개 지연과 선별적 공개의 목적이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측과 엡스타인 피해자 단체도 잇따라 비판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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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법무부가 공개한 자료 사진 속 제프리 엡스타인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의 법률상 공개 시한을 위반하고 있다는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의회 일각에서 법적 조치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자료 공개 지연과 선별적 공개의 목적이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측과 엡스타인 피해자 단체도 잇따라 비판 성명을 냈다.

척 슈머 민주당 연방상원 원내대표는 22일(현지시간) 법무부의 법 위반을 문제 삼아 상원이 소송을 제기하거나 기존 소송에 합류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동료 상원의원들에게 법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투명성 대신 트럼프 행정부는 파일의 극히 일부만 공개했고, 그마저도 대폭 가림 처리됐다”며 “이는 노골적인 은폐”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번 결의안은 압박을 위한 상징적 조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원이 내년 1월 5일까지 휴회에 들어간 데다, 공화당의 지지가 없는 한 결의안 통과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공화당 소속 토머스 매시 연방하원의원은 22일 X에 “법무부는 부유하고 권력 있으며 정치적 연줄이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매시 의원은 민주당의 로 칸나 하원의원과 함께 엡스타인 관련 수사 문서 공개를 요구하는 초당적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 두 의원은 21일 MSNBC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다음 달 팸 본디 법무장관을 상대로 의회모독 혐의 고발안을 제출하고, 30일 유예 기간 이후에도 공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하루 최대 5천 달러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공보담당자 앙헬 우레냐는 22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팸 본디 법무장관에게 빌 클린턴이 언급되거나 그의 사진이 포함된 자료가 있다면 즉시 공개하도록 지시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의 공개 내용과 방식에서 분명한 점은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보호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 대상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보호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엡스타인 피해자 단체 역시 성명을 내고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는 “전체 파일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설명 없이 비정상적이고 과도한 가림 처리가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일부 피해자들의 신원은 오히려 가려지지 않아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피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파일 일부가 공개된 지 사흘 만인 22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화당의 엄청난 성공으로부터 주의를 돌리려는 수작”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나는 빌 클린턴을 좋아한다. 그의 사진이 공개되는 것도, 내 사진이 공개되는 것도 원치 않는다”며 “모든 사람이 그 사람(엡스타인)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평판이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파일 공개 지연과 선별 공개 논란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통신은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에서 새로운 사실은 거의 드러나지 않았으며, FBI 피해자 인터뷰나 기소 판단 과정이 담긴 내부 메모 등 핵심 기록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엡스타인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영국의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요크 공작 앤드루 왕자) 등 유력 인사들이 언급된 자료도 공개 대상에서 빠졌다고 덧붙였다.

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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